저렴한 접사 링플래시 호르스벤누 FC-200 사용기, 이거 쓸만한데?

수년간 잘쓰던 외장 플래시의 낙하, 파손

얼마전 7년 넘게 사용하던 펜탁스 클론 DSLR, 삼성 GX-1S를 대신할 후속 기종으로 펜탁스의 미러리스 K-01을 영입했습니다.

요즘 인기있는 형태의 미러리스가 아닌 다소 투박한 K-01에 눈독을 들인 것은 기존에 사용하던 K 마운트 펜탁스 렌즈와 외장 플래시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펜탁스의 DNA를 이어받은 K-01, 며칠 써보니 제가 GX-1S를 쓰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쏙쏙 긁어주는 좋은 카메라더군요.

한동안 목표로 했던 캐논의 풀프레임 기종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이정도 성능이면 카메라 기변 욕심은 꽤 오랫동안 잠재워 둘 수 있을 듯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GX-1S K-01 펜탁스 삼성 Pentax Samsung삼성 GX-1S와 펜탁스 K-01, 7년의 세월은 카메라 세상에선 증조,고조 할아버지 뻘

 

그렇게 펜탁스 K-01에 적응해가던 어느날 저녁, 카메라를 집어들다가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TV 장 위에 올려두었다가 집어드는 과정에서 넥스트랩이 서랍 손잡이에 걸리면서 그대로 낙하한 것입니다.

 

다행이라면 TV장의 높이가 30~40cm 정도로 낮았다는 것이고, 불행이라면 K-01에 끼워져 있던 외장 플래시, 메츠 48AF-1의 슈(카메라와 결합부)가 망가져 버린 것입니다ㅠㅠ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메츠 Metz 48AF-1수 년간 잘 쓰다가 하필 첫 낙하에ㅠㅠ

잠시동안의 멘붕상태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행히 카메라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메츠 48AF-1도 망가진 슈외에는 이상없이 작동하는 상태였습니다.

다음날, 이 플래시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여기저기 알아봤고 다행히 부러진 부품을 구할 방법을 확인, 주문하고 현재는 부품이 바다를 건너 도착하길 기다리는 상태입니다(이 얘기는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간만의 내장 플래시, 적응 안되네

메츠 48AF-1의 수리를 위한 부품이 도착할 때까지는 꼼짝없이 K-01의 내장 플래시를 써야하는 상황입니다.

평소 내장 플래시는 무선 동조(외장 플래시를 카메라에서 분리하여 원하는 자리에 배치하고 원격으로 작동시키는 방법)를 할 때 외에는 써 본적이 없는데 간만에 내장 플래시만으로 사진을 찍으려니 여러모로 번거롭네요.

 

내장 플래시의 광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플래시를 직접 비춰 찍다보니 번들거리는 느낌이 그대로 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번거로운 것은 피사체를 가까이 놓고 사진을 찍을 때 이와 같이 렌즈 그림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메츠 Metz 48AF-1

 

렌즈 그림자는, 내장 플래시의 높이와 조사 방향에 카메라 렌즈가 놓이게 되어 그림자가 생기는 것인데요, 제가 쓰는 시그마 17-70mm 렌즈는 접사 모드로 설정할 경우 이렇게 렌즈 코가 튀어나오게 되고, 내장 플래시를 터뜨리게 되면 백발 백중 그림자가 생기고 맙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메츠 Metz 48AF-1 펜탁스 Pentax K-01

 

접사 사진까지는 아니지만 유난히 작은 물체를 가까이 놓고 찍을 일이 많은 터라 정말 불편합니다.

메츠 48AF-1의 수리 부품이 어서 도착했으면 싶지만 바다건너 오는 상황, 기다리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뭔가 방법이 없을까 알아보다가 접사용 링플래시에 눈길을 돌렸습니다.

 

사실 접사용 링플래시에 처음 눈을 돌린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된 접사용 링플래시는 비쌉니다.

'펜탁스'란 이름을 달고 있는 제품이 대개 비싸거나 구하기 힘들거나, 둘 다 겸하는 경우가 많지만, 링플래시는 원래 비싼 축에 속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제일 싼것이 20만원 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60~70만원대...이런 걸 질렀다가는 집에서 버티기 어려울 듯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메츠 Metz 48AF-1 펜탁스 Pentax K-01 링플래시

저렴한 LED 접사 링 플래시, FC-200

그러다가 3만원대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 링플래시들이 나타났습니다.

이게 뭔가, 살펴보니 헝그리한 카메라 소품들을 많이 내놓는 호르스벤누에서 내놓은 링플래시군요.

가격이 싸도 너무 싸다 싶어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광원이 LED입니다.

 

그럼 그렇지...하다가, 어차피 제가 접사 사진만 주구장창 찍는 것도 아니니, 한번 질러봐도 괜찮겠다 싶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결제를 마친 후였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는 FC-200도 캐논과 니콘 카메라용으로 나온 것들만 보여 펜탁스 마운트를 애타게 찾아헤맸는데, 문득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링플래시는 P-TTL(자동모드)를 지원하는게 아니라 수동 플래시 였기때문에 굳이 펜탁스 전용 마운트가 아닌 캐논과 니콘 모두 상관 없었던 것이죠.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3만 몇천원짜리 접사 링 플래시의 내용물은 링플래시 본체와 렌즈 어댑터, 설명서가 전부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도착하자마자 먼저 살펴본 것이 플래시의 마운트 접점입니다.

당연히 맞을꺼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싶어 K-01에 연결하니 잘 맞네요.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수동 플래시라 캐논 니콘 펜탁스 가리지 않는다

 

FC-200에는 4개의 AA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GX-1S나 메츠 48AF-1에서 쓰던 것과 같은 배터리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플래시 앞쪽에 LED가 촘촘히 박혀있습니다.

가격이 가격이니 만큼, LED의 품질이 그닥 좋을것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칩 LED를 사서 LED 교체 작업이나 해볼까 싶네요.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링플래시 뒷면에는 수동 플래시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버튼 배열이 보입니다.

특이한 점은 셔터를 누를 때 순간적으로 번쩍하는 플래시 모드 외에도 계속 불이 들어와 있는 지속광 모드도 지원한다는 것인데요, 카메라와 분리해도 자유롭게 작동할 수 있어 비상시에는 손전등으로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ㅎㅎ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링플래시의 장착은 무척 간단합니다.

카메라 렌즈 직경에 맞는 링플래시 어댑터를 렌즈 앞쪽에 돌려 끼우고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렌즈 지름에 맞는 어댑터를 끼우고

 

K-01의 슈 부분에 플래시 본체를 연결하여 찍으면 됩니다.

사진 방향때문인지 링플래시를 단 모습이 무슨 대포를 달아놓은 것 같군요.

실제로는 이렇게 거대하진 않습니다 ㅎㅎ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꽤 쓸만한 빛이 나온다

 

이 링플래시는 나름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지속광 모드 뿐 아니라 좌/우 반만 켜서 쓸 수 도 있네요.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그닥 쓸일은 없겠지만 반만 켤 수도 있다

 

렌즈 앞에 어댑터를 끼우는 방식이라, 35mm 이하 광각 모드에서는 이처럼 주변부에 비네팅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접사'용 링플래시고, 제 렌즈는 최대 망원으로 빼야 접사모드가 되는터라, 이런 비네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광각에서 비네팅이 생기지만 문제없다

저렴한 만큼 광량이 밝진 않지만, 쓸만하네

3만 몇천원짜리 헝그리 링플래시에 많은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나름 신경써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광량 역시 일반 외장 플래시에 비할바는 아니라서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떨어지면 플래시를 켜나 마나입니다.

하지만 '접사'용 링플래시인 만큼 가까이 들이대서 찍으면 나름 쓸만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

 

특히, 피사체에 렌즈를 가까이 들이대도 렌즈 그늘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이 헝그리한 접사 링플래시가 쓸만한 이유로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디지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외장 플래시 링플래시 FC-200볕에 탄 커피 나무 잎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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