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플레이어 렌즈 크리너 제작 DIY. 오래된 CD/DVD 플레이어의 렌즈 청소 하기

오랫만에 켠 CD 플레이어

마지막으로 CD나 DVD를 구입했던게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20대 후반까지 음악CD와 DVD, 특히 음악 CD를 구입하는 나름 호사스러운 취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심심할 때면 세운상가의 CD 가게나 타워레코드, 교보문고 등의 음반 매장으로 나가 마음에 드는 음악 CD를 5장, 10장씩 구입하곤 했는데요 맘내키는대로 고른 CD에 담긴 음악들을 들을 생각에 집에 돌아오는 길이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300여장이 조금 안되는 CD와 DVD를 모았지만 이제는 CD 플레이어에 음악 CD를 넣어 듣는 것보다 음악 CD에서 리핑해 둔 MP3 파일을 듣는게 더 익숙해졌습니다.

 

거실의 DVD플레이어 역시 리시버에 연결해 두기만 했을 뿐 전원을 켜본지도 오래됐고, 간만에 CD 몇 장을 꺼내와 음악을 들어보자 싶었습니다.

오랫만에 CD 플레이어의 전원을 켜고 음악 CD를 넣은 뒤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음악 CD가 들어간 뒤 한참이 지나도 음악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지난 뒤 CD 플레이어에는 CANNOT PLAY라는 글씨만 흐르는데, CD가 들어간 뒤 끼릭끼릭 하는 소리만 반복되면서 음악 재생이 안되는군요.

오랫만에 음악 감상을 좀 해볼까 했는데, CD 플레이어가 도와주질 않는군요.

CD 플레이어 렌즈 청소

CD 플레이어에 다른 음악 CD들을 넣어보니 같은 증상이었는데, 또 어떤 음악 CD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음악 재생이 되더군요.

아무래도 CD 플레이어 내부의 렌즈에 먼지가 쌓이는 등 오염된 상태인 듯 합니다.

 

CD 플레이어의 렌즈 청소를 하기위해 CD장에서 CD 렌즈 크리너를 찾아봤지만 그것도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더군요ㅠㅠ

 

노트북의 DVD레코더와 같이 트레이에 렌즈 픽업이 딸려 나오는 방식이라면 면봉 등을 이용해 가볍게 청소할 수 있지만, 거실에 있는 CD 플레이어는 렌즈 픽업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방식이라 청소가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

면봉으로 쉽게 청소할 수 있는 노트북 DVD 레코더

 

(마지막으로 본게 언젠지 기억나지도 않는) CD 렌즈 클리너를 잠시 찾다가 포기하고, CD 플레이어를 분해하여 렌즈 청소를 해보자 싶었습니다.

CD 플레이어의 전원 코드를 빼고 뒷면과 옆면의 나사를 풀었고

 

5개의 나사만 푸는 것으로 금속 케이스를 쉽게 열었지만, CD 트레이 윗부분에 씌워진 커버때문에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중간의 커버에 덮여 렌즈가 드러나지 않는 형태였고, 커버를 분해하려면 나사를 풀고 필름 케이블을 떼어낸 뒤 CD 트레이 전체를 떼어내야겠더군요.

렌즈를 덮은 플라스틱 커버가 난관

가볍게 음악을 듣고 싶었을 뿐, CD 플레이어 내부 부품까지 분해하고 싶진 않았고, 나중에 CD 렌즈 크리너를 하나 사서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CD 렌즈 크리너 만들기

그러다가 CD 렌즈 크리너의 구조가 미니 CD 바닥면에 청소용 천이 붙어 있는 간단한 구조라는 것을 떠올렸고, 뭔가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유튜브에 CD 렌즈 크리너 DIY 영상들이 있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마침 집에 있는 재료들이라 CD 렌즈 크리너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준비물은 못 쓰는 CD 1장, 탈지면(솜)과 양면테이프입니다.

 

먼저 CD의 바닥면에 양면 테이프를 발랐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에는 딱풀을 이용했는데, 저는 손에 집히는 양면 테이프를 이용했습니다.

 

양면 테이프 위에 탈지면을 떼어 붙입니다.

 

양면 테이프에 두껍게 붙인 탈지면을 손으로 잡아 떼어 탈지면을 얇게 남깁니다.

CD의 다른 쪽에도 양면 테이프를 붙이고 탈지면을 붙였다가 손으로 슬슬 잡아 떼냅니다.

 

이렇게 CD 네 방형에 탈지면을 얇게 발랐고, 탈지면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떨어진 섬유 부스러기는 훅 불어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제 CD플레이어는 벌써 10살을 훌쩍 넘긴 구식 제품이고 안되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CD 렌즈 크리너를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하지만 탈지면에서 섬유 조각이 떨어져 내부에 떨어지는 등 오히려 CD 플레이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고가의 CD/DVD 플레이어라면 시중에 판매되는 CD 렌즈 크리닝 킷을 구입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CD 플레이어의 전원을 켜고 트레이를 연 뒤 만들어 둔 CD를 넣습니다.

 

CD 트레이가 열려 있는 상태에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CD 트레이가 닫히고, 얹어둔 CD가 회전합니다.

사실 CD 플레이어의 뚜껑을 연 상태로 전원을 넣어 작동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CD 플레이어의 뚜껑을 열어둔 상태였고, 자작 CD 클리너가 제대로 회전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뚜껑을 열어둔 상태에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행히 탈지면을 얇게 발라둔터라 CD 트레이의 CD는 잘 돌아가더군요.

 

다만 제가 넣은 CD는 음악 CD가 아닌 데이터 CD이고 솜까지 발라둔 탓에 잠시 돌아가다가 No Disc라는 메시지를 내고 멈추게 됩니다.

이 때 CD의 Eject 버튼을 눌러 트레이를 꺼냈다가 다시 재생버튼을 눌러 청소하는 과정을 3~4번 반복했습니다.

3~4번 Eject와 재생을 반복

자작 CD 렌즈 크리너로 청소해보니

자작 CD 렌즈 크리너로 3~4회 청소를 반복한 뒤 음악 CD를 넣고 재생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CD 렌즈 크리너의 청소솔에 비해 자작 CD 렌즈 크리너의 탈지면은 너무 얇아 렌즈 청소가 될까 싶었는데, 뜻밖에 효과가 있더군요.

 

음악 CD를 넣어도 버벅이다가 CANNOT PLAY라는 에러 메시지만 띄웠던 CD 플레이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 작동합니다.

 

몇 장의 CD를 재생한 뒤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고, 열어두었던 CD 플레이어의 뚜껑을 닫고 리시버에 연결했습니다.

 

이렇게 오랫만에 전원을 넣어본 CD 플레이어의 렌즈 청소를 비교적 간단하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워낙 간단한 작업이라 심심하기도 해서, 트레이가 닫힌 뒤 음악 CD가 재생되는 과정을 찍어봤습니다.

찍어놓은 동영상을 보니 CD를 인식하는 속도가 여전히, 좀 느린 듯 싶지만 그래도 에러 메시지 없이 재생되는게 다행인 듯 싶습니다.

이상 뜻밖에 효과가 좋았던 탈지면 CD 렌즈 크리너 DIY 였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고가의 CD/DVD 플레이어에는 시판되는 CD 렌즈 크리너를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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