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을 위한 하이라이트 렌지 선택 과정
얼마전 장모님이 사용하실 전기렌지를 구입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 요금에 꽤 민감한터라, 전기 소비량이 많은 하이라이트 렌지나 인덕션 등의 전기렌지 제품들을 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최근 장모님의 건강이 좀 안좋아졌고, 이래저래 집안을 살피다보니 가스렌지가 눈에 밟히더군요.
환기를 자주 시키면서 가스렌지를 사용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겨울철에는 환기를 거의 시키지 않는 편이었고, 특히 처가집의 가스렌지는 좁고 구석진 장소에 있었기에 가스렌지로 인한 실내 공기 오염이 신경쓰였습니다.
전기렌지 사용으로 전기요금이 더 나오더라도 건강 회복에 문제가 될만한 것은 작은 것이라도 제거해야겠다 싶어 전기렌지 구입을 결심했습니다.
평소처럼 인터넷을 통해 전기렌지들을 검색해 했고, 일단 전기렌지 중 인덕션 렌지는 자석에 붙는 재질의 그릇밖에 쓸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선택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열선 이용해 가열하는 하이라이트 렌지를 알아봤는데, 3구 하이라이트 렌지의 가격대는 5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다양하더군요.
메이커에 따라, 화구 사이즈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었는데, 대부분의 하이라이트 렌지 업체들은 렌지 상판과 하이라이트 발열체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업체들의 제품 설명에 독일 쇼트 세란(SCHOTT CERAN) 세라믹 글래스 상판과 독일 EGO 하이라이트 발열체가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전기렌지 설명에서 볼 수 있는 쇼트 세란과 에고
메이커는 달라도 하이라이트 렌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상판과 발열체의 제조사가 거의 같은 업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50~70만원대의 하이라이트 렌지도 무리없겠다 싶었고 평소 신뢰하는 메이커인 보쉬의 하이라이트 렌지를 점찍었습니다.
하지만 설치가 필요한 가전 제품은 인터넷 구입시 배송 날짜며 설치비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아 좀 망설여졌습니다.
특히 인터넷 최저가를 형성하고 있는 하이라이트 렌지는 대부분 빌트인 제품(싱크대 상판을 타공하고 거치하는 방식)의 가격만 표기되어 있고 일반 가스렌지 형태로 쓸 때 필요한 스탠드 가격은 별도로 추가(10~15만원)되는 식인만큼 가격 비교를 할 때 설치비와 스탠드 가격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하이라이트 렌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보 수집을 마치고 마눌님의 직장 근처 백화점의 전기렌지 매장을 들러 직원 설명을 들었습니다.
오프라인 가전 매장을 들른 것은 정말 오랫만이었는데, 나름 공부를 했기에 매장 직원의 설명은 적당히 걸러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매장 직원의 설명을 통해 인터넷으로는 알지 못했던 두어 가지 차이점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세라믹 상판 테두리 부분이었는데, 테두리가 노출된 제품 보다는 금속 프레임으로 둘러진 제품이 사용 중 모서리 파손 위험이 적다는군요.
그리고 세라믹 상판에 엠보싱이 있는 제품이 청소에 유리하며 사용 중 흠집이 덜 생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여러 업체의 하이라이트 렌지들이 전시된 매장을 방문한 효과는 한 가지 더, 쇼트 세란 세라믹 상판의 시리얼 번호 표기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쇼트 세란 세라믹 상판이라도 같은게 아니다, 일련 번호가 찍혀 있고 Made in Germany와 같이 원산지 표기가 독일인 제품이 A급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품질이 떨어지는 B급 제품이라는 얘기가 많이 퍼져 있지만, 이런 얘기가 근거없는 낭설이란 주장도 보였습니다.
서로 각자 얘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 인터넷 검색으로는 A/B급 세라믹 상판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매장 직원에게는 굳이 질문하지 않고) 매장에 진열되어 있던 180~200만원대의 수입 전기렌지들의 상판들을 슬쩍 살펴봤더니 쇼트 세란 로고는 공통이었지만 시리얼 번호 표기 여부는 제각각이었습니다.
고가 제품들도 시리얼 번호 표기가 들쭉날쭉한 걸 보니 시리얼 번호와 A급 B급 얘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제가 구입하기로 한 제품에는 시리얼 번호가 찍혀 있어 내심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이라이트 렌지, 구입 후 설치 과정
백화점 매장에서 살펴본 제품은 인터넷으로 점찍었던 보쉬 제품보다 몇 만원 정도 비쌌지만 장모님의 퇴원날짜에 맞춰 즉시 설치가 가능하다기에 매장 방문 날 바로 구입을 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구입한 제품은 린나이 RBE-35H라는 모델이고 구입한 다음 날, 설치기사가 큼직한 하이라이트 렌지 박스를 싣고 도착했습니다.
하이라이트 렌지의 설치는 기존 가스렌지를 철거하는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사실 가스렌지를 철거하는 작업을 위해 도시가스 업체에 연락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하이라이트 렌지 설치 기사가 가스 설비 자격증을 갖고 있어 가스 배관을 막는 작업까지 처리해 준다고 합니다.
가스렌지 철거 및 수거, 가스 배관 막는 작업에 1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오래된 가스렌지를 치웠습니다.
지은지 25년쯤 된 오래된 아파트라 하이라이트 렌지를 연결할 전기선을 찾는게 애매했는데, 가스렌지 위쪽 후드를 철거하고 후드를 연결했던 단독 전원선에 하이라이트 렌지를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가스렌지 철거와 가스 배관 마감 작업 후 하이라이트 렌지를 박스에서 꺼냈습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하이라이트 렌지에는 차단기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제가 구입한 린나이 RBE-35H의 소비전력은 최대 5.2kw이고 여기에 맞춰 30A 차단기를 준비해 오셨네요.
전원선을 길이에 맞춰 재단한 뒤 차단기를 연결했고
하이라이트 렌지 하단에 있는 전원선 연결부에 전선을 연결했습니다.
두 가닥의 전원선과 한 가닥의 접지선을 연결하는 작업인데, 옆에서 지켜보니 규격에 맞는 전선과 차단기만 준비하면 직접 설치하는 것도 크게 어렵진 않을 듯 싶었습니다.
기존의 가스렌지를 철거와 전기 배선 연결 작업 등 작업에 걸린 시간 등 30분 남짓한 작업 끝에 하이라이트 렌지의 설치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설치기사가 돌아간 후 마눌님이 요리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끓더군요.
하이라이트 렌지 화구를 켜자 붉은 불빛과 함께 열이 즉시 올라오는 것, 화구에 냄비를 올려놓으니 틈새로 새어나오는 열이 적은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깔끔한 하이라이트 렌지에 비해 낡은 싱크대가 어울리지 않지만 싱크대는 형님 댁에서 바꿔주기로 했으니 패스합니다ㅎㅎ
린나이 RBE-35H의 조작 스위치는 터치 방식입니다.
왼쪽 화구 버튼에서 사용할 화구를 선택한 뒤 +,- 버튼을 눌러 화력을 조절하는 방식이고 필요에 따라 타이머 설정, 일시 정지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군요.
사실 다이얼만 돌려 점화하고 화력을 조절하던 가스렌지에 비하면 몇 번의 터치가 필요한 과정이 좀 번거롭고, 타이머 설정 과정들을 추가로 조작하려니 좀 복잡하게 느껴졌습니다.
조작 버튼을 좀 더 직관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의외로 장인 장모님 모두 잠깐의 설명을 들은 뒤 어렵지 않게 조작하셨습니다.
그리고 기존 사용하던 가스렌지에 비해 깨끗하고 뜨거운 열이 적게 느껴져 좋다고 하시는군요.
마눌님은 전기렌지 설치 후 장모님의 잔기침이 줄어든 것 같다고 하는데, 설치한지 불과 며칠되지 않았으니 그건 기분 탓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이라이트 렌지의 소비전력과 전기 요금
포스팅 초반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전기렌지는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이라 전기 요금이 어느정도 일지 살짝 걱정되는게 사실입니다.
전기렌지 상판에 붙어 있는 에너지소비효율 표를 보면, 흔히 보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과도한 사용시 많은 전기요금이 부과됩니다'라는 경고문만 붙어 있습니다.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에너지 소비효윱 등급이 왜 표시되어 있지 않은지 검색해 봤더니 전기렌지의 경우 업체별, 제품별로 큰 차이 없이 전체적으로 소비전력이 높았기 때문에 별도의 등급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군요.
다만 에너지소비효율 스티커 하단을 보면 1년에 40만3천원이라 적혀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 비용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다시 검색해보니 하루 8시간, 최대 화력으로 1년을 사용했을 때 비용이는데, 이런 기준을 스티커에 적어놓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참고로 지난 여름에 설치했던 15평형 스탠드 에어컨은 하루 8시간 사용시 월 12000, 1년이면 14만4천원입니다.
위 에어컨의 정격 소비전력은 2080와트이고 전기렌지의 정격 소비전력은 5.2kW(5200와트)이니 전기 먹는 하마로 알려진 에어컨보다 전기렌지가 2.5배를 더 먹는 셈입니다.
물론 3개의 화구를 풀가동(5.20kW, 5200와트)하여 하루 8시간씩 1년을 썼을 때 기준이니 실제는 이보다 적겠지만 한국의 가정용 전기에는 '누진제'라고 하는 복병이 있어 평소 전기 사용량에 하이라이트 렌지의 전기 사용량이 더해지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궁금해집니다.
전기렌지의 소비전력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전기요금 걱정보다 장모님의 건강을 위해 구입한 제품인만큼 일단은 평소대로 써보시라 말씀드렸는데, 처가집의 다음달 전기 요금 명세서가 나오면 하이라이트 렌지의 실제 전기 요금에 대해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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