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옆 소형 TV
처가집 장모님 방에는 오래된 14인치 TV가 있습니다.
'대우'라는 영문 표기가 새겨진, 14인치쯤 되는 오래된 브라운관 TV로 장모님의 침대 머리맡에 자리잡고 있는 녀석입니다.
90년대 후반의 TV 치고는 나름 볼만한 케이블 TV 방송을 보여주었지만, 거실의 LED TV로 풀HD 방송을 보다가 이 작고 볼록한 TV를 보면 화질 차이가 극심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가끔 TV를 바꿔 드리겠다 말을 꺼냈지만 화면 잘 나오니 굳이 그럴 필요 없다셔서 미뤄왔는데, 장모님의 퇴원 선물로 새 TV를 충동구매(?) 하여 바꿔드렸습니다.
장모님의 TV를 고른 조건은 두 가지, 풀HD를 지원하는 30인치 이하의 제품입니다.
더불어 LG나 삼성 등 국산 메이커였으면 싶었습니다.
저야 샤오미 스마트폰 덕에 중국산 가전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지만 나이 든 분은 여전히 삼성, LG와 같은 국산 가전 메이커 제품을 선호하는데다, 아무래도 선물하는 입장에서는 국산이 좀 더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LG나 삼성의 소형 TV를 구입하려고 오프라인 매장을 들러봤지만 TV 제품군에서는 32인치 이하의 제품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며, 굳이 필요하다면 20인치대의 PC 모니터중 TV 수신 기능을 갖춘 제품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PC모니터에 TV 기능이 들어간 제품이라도 화면만 괜찮으면 상관없겠는데, TV 기능을 갖춘 소형 모니터들은 대부분 시야각이 좁은 TN 패널 제품들이라 내키질 않았습니다.
16만원대 22인치 풀HD, 하이얼 LE22M10F
가끔 생필품을 사러 가는 코스트코에는 다양한 크기의 TV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50~60인치급 곡면형 UHD TV부터 40인치, 32인치 급 TV들까지 화면 크기도 메이커도 다양하지만 20인치 급 TV는 하이얼 한 가지라 눈여겨 본 제품입니다.
사실 '하이얼'이란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 품질에 확신이 서질 않았지만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가전 제품은 90일 이내에 묻지마 교환/환불이 가능하니 품질에 대한 부담없이 하이얼 LE22M10F, 22인치 풀HD TV를 16만9천원에 구입했습니다.
사실 온라인에서는 1만원 남짓 더 저렴하게 풀린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현재는 온라인 가격이나 코스트코의 가격이 큰 차이가 없었기에 바로 들고 왔습니다.
하이얼 LE22M10F 박스 겉면에는 제품의 기능과 함께 2011, 2012, 2013 글로벌 가전 브랜드 1위라는 홍보문구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유로모니터는 처음 듣는 단체지만 최근에 하이얼이 GE를 인수합병했다는 뉴스까지 들려오는 걸 보면 마냥 싸구려로 볼 업체도 아닌 듯 싶습니다.
하이얼 LE22M10F의 내용물, 스탠드 조립
하이얼 LE22M10F를 구입하기 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간혹 액정의 빛샘 현상 등 일명 '뽑기운'이 필요하다더군요.
패널 상태가 불량한 경우 하이얼에서 군말없이 교환 처리를 해준다는데, 저는 문제가 있으면 구입처에서 교환할 생각으로 전원을 켜서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이얼 LE22M10F의 종이 박스를 풀고 스티로폼 완충재에 실려있는 내용물을 꺼냈습니다.
모니터 패널은 비닐 봉지에 한 번 더 싸여 있으며, 특별히 패널면은 투명한 보호비닐로 다시 한 번 덮여 있었습니다.
제품 설명서와 리모컨, 건전지, 동축 케이블과 스탠드, 스탠드 고정 나사 등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이얼 LE22M10F는 HDMI 단자를 비롯한 다양한 입력단자가 있지만 TV 연결용 동축 케이블 외에는 영상 케이블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하이얼 LE22M10F의 스탠드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두 개의 스탠드 부품중에서 목 부품을 TV 하단의 홈에 밀어넣고 큰 나사로 고정합니다.
그리고 스탠드 바닥 부품을 목에 끼운 뒤 3개의 나사로 고정하면 스탠드 조립이 완료됩니다.
앞서 스탠드 부품의 바닥면이나 TV 뒷면 플라스틱을 보면 살짝 저렴한 느낌이 들지만 스탠드 윗면은 유광 처리가 되어 있는 등, 눈에 보이는 면의 마감상태는 꽤 괜찮습니다.
하이얼 LE22M10F에는 가로세로 100mm의 베사홀이 있어 스탠드 대신 모니터 암이나 벽면 브라켓 등을 이용해 고정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풍성한 입력 단자, 편리한 리모컨
하이얼 LE22M10F는 TV로 출시된 제품이지만 다양한 외부 입력 단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컴포넌트 비디오나 RCA 비디오 단자와 동축 케이블 연결 단자 등 TV용 외부 입력 단자 외에도 2개의 HDMI단자와 D-SUB 단자가 있습니다.
오디오 출력은 3.5파이 스테레오 단자외에도 Coaxial 디지털 오디오 단자도 준비되어 있으며 USB 단자 등, 초저가형 TV로는 과분하다 싶은 외부 입출력 단자가 인상적입니다.
하이얼 LE22M10F의 USB 단자는 사진과 MP3, 동영상 파일 등이 담긴 USB 메모리를 연결해 TV에서 재생할 수 있습니다.
USB 메뉴의 첫 화면에서 이미지, MP3, 동영상을 선택한 뒤 USB 메모리의 폴더를 탐색하는 방식입니다.
JPG, PNG 등의 이미지 파일과 MP3 음악 파일은 별다른 문제없이 잘 열어볼 수 있었고, 동영상 파일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이나 블랙박스 동영상 파일은 간단히 재생되더군요.
스마트폰/블랙박스 동영상은 원활하게 재생되는 반면 영화 파일은 재생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 정도 가격의 TV에서 USB 재생 기능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 만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간단히 재생해볼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게 좋을 듯 합니다.
표면을 오돌도돌하게 처리한 리모컨은 나름 고급스러웠으며 리모컨 상단에 외부 입력 단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버튼들이 배열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다양한 외부 입력단자를 갖춘 TV 리모컨에 [외부입력] 이라는 버튼만 있을 경우, 원하는 단자를 선택하려면 외부입력 단자를 반복해서 눌러야합니다.
하지만 하이얼 LE22M10F의 리모컨에는 PC, TV, 비디오, HDMI, 컴포넌트와 같이 개별 버튼으로 제작되어 리모컨 버튼 누르는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동축 케이블(TV 안테나) 단자가 모니터 케이스 모서리에 몰려 있어 동축 케이블 고정 작업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TV로 출시된 제품인 만큼 동축 케이블 단자를 외부 입력 중간에 배치하던가, 뒷면을 향하는 컴포넌트 단자 쪽으로 배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하이얼 LE22M10F의 옆면에는 별도의 조작 버튼이 달려 있어 리모컨 없이도 TV의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설정 메뉴
하이얼 LE22M10F에 TV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해 40인치 TV 앞에 올려놨더니 꽤 앙증맞아보입니다.
참고로 하이얼 LE22M10F의 패널은 대각선으로 55cm(21.7인치), 패널의 가로세로 길이는 각각 48cm, 27cm 입니다.
하이얼 LE22M10F에 동축 케이블(아파트 공청 케이블)을 연결한 뒤 전원을 켜고 채널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하이얼 LE22M10F의 리모컨이 현재 사용중인 삼성 파브 LCD TV와 호환되는지, 버튼을 누르자 두 대의 TV가 동시에 반응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아파트 공청 안테나의 채널 검색이 끝나고 방송화면이 떴습니다.
하이얼 LE22M10F를 처음 켜고 띄워본 방송 화면은 색감이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무광 패널의 영향과 더불어 초기 색상 설정 역시 좀 부드럽게 설정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동축 케이블에 연결했을 때 초기 음량이 꽤 큰데다 고음이 쨍쨍거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바로 볼륨을 낮추고 리모컨의 메뉴 버튼을 눌러 음향 모드 설정에 들어가 고음과 저음을 줄였습니다.
TV의 설정 메뉴에 들어온 김에 다른 메뉴들도 찬찬히 살펴봤는데, 메뉴의 한글화가 잘 되어 있었고 영상과 음성의 다양한 설정이 가능했습니다.
화면 모드 역시 선명한 화면, 스포츠 모드, 표준 모드 등 미리 설정 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색온도 설정 기능도 있었는데, 저는 약간의 노란색이 더해지는 따뜻함 모드가 적당해 보였습니다.
다만 제 취향대로 설정한 화면 색상은 장모님의 취향과는 좀 맞지 않았는지, 더 밝고 진한 색상 설정을 원하시더군요.
밝은 배경의 명암 표현, 그리고 밝은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피부톤 표현이 좀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어 여러 채널을 돌려가며 적당히 타협하며 조정해야 했습니다.
다양한 TV를 다뤄본 것은 아니라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저희 집이나 처가집 거실의 TV는 채널을 바꿔도 화면 밝기나 색감 차이가 그리 심하지 않은 반면
하이얼 LE22M10F는 특정 채널에 맞춰 화면을 설정해 놓으면 다른 채널에서 명암과 밝기가 부자연스러워 자꾸 영상 모드 값을 건드려보게 되더군요.
그나마 몇 개의 채널을 바꿔가며 명암, 밝기, 선명도와 색농도를 약간씩 올리고 내리는 설정을 통해 마음에 드는 화면을 볼 수 있었으니 다행입니다.
하이얼 LE22M10F의 발열은 상당히 적었는데, 2시간 남짓 TV를 켜놓은 상태에서 패널 상단 오른쪽의 온도가 36도로 가장 높았으며 다른 부분은 25~30도 정도였습니다.
아쉬운 시야각과 채널 전환 속도
하이얼 LE22M10F를 구입하기 전, 검색해 보니 채널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이 많더군요.
실제 TV 모드에서 채널 전환시간(리모컨 채널 버튼을 누르고 다음 채널 화면이 뜰 때 까지 시간)을 재보니 약 2초 정도 걸렸습니다.
현재 사용중인 삼성 파브TV의 채널 전환시간이 약 1.4~1.5초 정도 이니 하이얼 TV의 채널 전환이 느린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저희집은 IPTV를 사용하고 있기에 동축 케이블의 채널 전환 속도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는데, 공청 안테나 혹은 셋탑박스없는 케이블 TV 환경에서는 좀 불편할 듯 싶습니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시야각입니다.
다나와 상품설명에서 하이얼 LE22M10F의 시야각은 178도 광시야각이라고 적혀 있고 실제 옆, 혹은 위에서 봤을 때 색상 변화는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각도에서는 색상 변화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1~1.2m 남짓 떨어진 침대 옆 선반에 TV를 올려두고 30~35도 가량 올려다보니 화면 색상이 진하게 보이는 시야각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실 시야각 확인을 위해 위, 옆에서만 사진을 찍은 뒤 '이정도면 쾌적하다' 싶었는데, 위로 올려보는 각도에서는 쉽게 인지할 정도로 색상 변화가 있더군요.
아무래도 가까이 두고 보기 위해 구입한 TV인지라 찜찜함으로 남는군요.
장모님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하시지만 거실의 LED TV와 비교되는터라 TV 선반의 높이를 조절하는 등의 다른 수단을 강구해봐야 겠습니다.
하이얼 LE22M10F는 16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입력 단자와 자유로운 설정 메뉴를 갖추고 있는 가성비 좋은 TV입니다.
하지만 채널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명암 대비, 올려볼때 색상이 진해지는 시야각 문제 등 보급형 LED TV의 전형적인 단점도 안고 있는 제품입니다.
가격과 기능, 화질 등을 종합해 개인적으로 매겨보는 하이얼 LE22M10F TV의 점수는 80점 정도, 패널의 시야각에서 점수를 깎은 만큼, 가격 인상 요인이 되더라도 특히 TV인 만큼 시야각 문제를 해결한 패널을 채택한 제품도 출시되기를 바래봅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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