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화가 잘 안되는 가스레인지의 건전지 교체 방법. 건전지를 낱개로 팔지 않는 이유는?

가스레인지 점화가 잘 안된다?

얼마 전부터인가 가스레인지의 점화가 늦다거나 잘 안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스레인지의 레버를 점화쪽으로 돌리면 딱딱딱~ 하는 전기 튀는 소리가 나면서 점화가 되는데 이 소리가 늦게 시작되고 딱~딱~딱~ 하는 간격도 꽤 늦어진 것입니다.

 

2009년에 구입해 사용하기 시작한 가스레인지의 점화용 배터리가 다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살림살이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릴 때 제발 지저분한 모습은 올리지 말라는 마눌님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에, 사진을 찍기 전에 가스레인지의 상판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이번 가스레인지 상판 청소에도 역시 베이킹 소다가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기름때로 얼룩진 가스레인지 상판에 베이킹 소다를 군데군데 툭툭 뿌리고,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뿌려 축축하게 만든 뒤에 10분 쯤 두었다가 꾹 짠 걸레를 이용해 쓱쓱 닦아내면 가스레인지 상판 위의 찌든 기름때가 깨끗이 닦여지고 광택이 반들반들 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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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의 점화를 담당하는 것은 사진에 표시한 압전 소자의 역할입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가스 난로는 스위치를 돌리는 압력을 이용해 한 번 스위치를 돌리면 불꽃이 한 번만 튀지만 가정용 가스레인지에는 건전지가 들어가 손잡이를 점화 모드로 옮기면 연속해서 '딱딱딱~'하며 불꽃이 계속 튑니다.

어쨌든 가정용 가스레인지의 스위치를 점화 모드로 돌렸을 때 '딱딱딱~'하는 소리가 늦게 시작되거나 '딱~딱~딱~' 소리의 간격이 늘어나는 것은 가스레인지의 건전지 수명이 다 되었고 건전지를 바꿔줄 시기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가스레인지의 건전지를 교체하려면 어떤 건전지가 쓰였는지 알아야 합니다.

저는 가전 제품을 비롯한 각종 제품들을 구입하면 매뉴얼을 하나의 박스에 모아두는터라, 가스레인지의 매뉴얼을 꺼내봤습니다.

저희는 린나이 3구 가스레인지를 사용중인데, 이 가스레인지에는 1.5볼트 R14(C형) 건전지가 쓰인다고 하는군요.

가스레인지 매뉴얼이 없다면, 가스레인지를 뒷면을 살펴 보고 끼워져 있는 건전지를 빼서 같은 크기의 건전지로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가스레인지의 점화용 건전지 교체하는 방법

일단 저희 집 가스레인지에는 C형 건전지가 쓰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마트에 들러 C형 건전지를 사왔습니다.

그런데 마트에서 판매되는 C형 건전지는 메이커를 막론하고 두 개 단위로만 판매가 되고 있네요.

 

저희 집에서 C형 건전지를 쓰는 기기는 이 가스레인지 하나 뿐인데, 나머지 하나는 어쩌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건전지를 5년만에 교체하는 상황, 남은 C형 건전지를 5년 동안 놔뒀다가 나중에 바꿔야하나? 싶은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어쨌든 가스레인지에 맞는 건전지를 사왔으니 바꾸기로 했습니다.

가스레인지 건전지 교체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가스 밸브부터 잠궜습니다.

일단 가스 밸브부터 잠그고 시작

 

그리고 가스레인지를 들어올려 뒷면이 보이도록 돌려놨습니다.

가스레인지 매뉴얼에 나와 있던것과 같이, 저희 집 가스레인지는 오른쪽 뒷면에 건전지 박스가 있었고 C형 건전지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R14, CM형이라고 써진 망간 건전지를 꺼냈습니다.

참고로 R14는 망간 건전지(Carbon Zinc)를 뜻하며 LR14는 알카라인 건전지를 뜻합니다.

 

새로 산 건전지로 바꿔 끼우기 전에 기존 건전지가 얼마나 남았는 테스터를 이용해 전압을 재 봤는데, 어라? 1.33볼트가 나옵니다.

5년 동안 썼지만 의외로 높은 건전지 전압

 

무선 마우스의 건전지 교체 램프가 켜질때까지 사용한, 쉽게 말해 수명이 정말 다한 AA형 건전지는 1볼트 남짓 나옵니다.

대개 1.5볼트 건전지의 전압이 1.3볼트 이상 나온다면 그래도 건전지 수명이 꽤 남아 있다는 얘기인데, 5년 남짓 가스레인지에서 열심히 불꽃을 튀겨준 건전지의 전압치고는 꽤 높게 나온다 싶었습니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의 전압은 1볼트 남짓

 

테스터로 C형 건전지의 가스레인지의 불꽃 튀는 소리의 간격이 늘어진 것은 건전지의 수명이 다해서 그런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건전지의 접점을 닦아내고

 

오랫동안 끼워두었던 가스레인지 배터리의 접점에 이물질이 끼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배터리의 접점 부위를 장갑으로 깨끗이 닦아준 뒤 다시 끼웠습니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의 불을 켜보니 1초에 한 번 정도의 간격으로 느리게 '딱~~딱~~~'하며 불꽃이 튀던 가스레인지가 1초에 두 번정도? 불꽃이 튀는 간격이 꽤 짧아진 느낌입니다!

점화 불꽃의 속도가 한결 빨라진 느낌?

두 개 단위로만 판매하는 C형 건전지, 그 이유는?

사실 저는 1회용 건전지보다는 충전지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카메라의 플래시에 사용하는 건전지 역시 1회용 건전지 대신 에네루프 충전지를 반복 사용중입니다.

2013/12/13 - 에네루프 프로 충전지 사용기. 높아진 성능보다 더 높아진 가격의 아쉬움

 

다만 벽시계, 혹은 무선마우스와 같이 한 번 끼우면 수 개월, 혹은 1년 씩 사용하는 AA형 건전지는 충전지 대신 1회용 건전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듀라셀 건전지 12개 1팩은 언제 산 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썼지만 아직 4개가 남아 있네요.

그나마 최근 무선 마우스에서 2~3달에 하나씩 AA 건전지를 쓰다보니 이제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많이 쓰는 AA 배터리도 이렇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데, 언제 쓸지 기약도 없는 C형 건전지를 남겨두는게 영 찝찝하더군요.

 

일단 기존 가스레인지 배터리의 접점을 닦아주니 어느정도 점화 속도가 빨라진게 보여 당분간 기존 건전지를 더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마트에서 사온 C형 건전지는 뜯지않고 반품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C형 건전지를 쓰는 제품이 집에 또 있었더라면 전혀 고민하지 않고 포장을 뜯었을 텐데, C형 건전지를 쓰는 기기는 가스레인지가 유일했고 5년 동안 이 건전지를 보관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C형 건전지는 왜 낱개로 팔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모두 2개, 혹은 쌍으로 판매를 할 뿐 1개씩 판매를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을까 싶어 구입한 건전지의 포장 뒷면에 있는 에너자이저 소비자 상담실(080-080-8292)로 전화를 걸어 C형 건전지는 낱개로 팔지 않는지,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여느 다국적 기업 소비자 상담실과 마찬가지로 친절하고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에너자이저 본사의 정책상 C형 건전지는 낱개 포장이 되지 않는다
  (에너자이저 뿐 아니라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의 공통된 정책)
• C형 건전지를 쓰는 대부분의 기기가 건전지를 쌍으로 쓰도록 되어 있다.
• 대부분 2개 단위로 소비하는 C형 건전지의 소비 특성상 굳이 포장 비용만 늘어나게 될 낱개 단위의 포장을 하지 않는다.

에너자이저 소비자 상담실의 답변은 통계에 따른, 꽤 일리있는 답변이긴 했지만, 어쨌든 저희 집은 그러한 통계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농담반 진담반 에너자이저 C형 건전지 '가스레인지 버전'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하고 싶었지만, 상담원의 태도가 사못 진지하여 그런 농담은 실례가 될 것같더군요ㅎㅎ

C형 건전지, AA 건전지로 대신 사용해 보자

어쨌든 전화를 끊은 뒤, AA형 건전지와 C형 건전지의 높이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두 건전지의 사이즈가 어떻게 되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위키백과의 건전지 사이즈에 대한 정보에서 명쾌한 답변을 찾을 수 있었는데, AA 배터리의 길이는 49.2~50.5mm, C형 배터리의 길이는 50mm로 거의 흡사합니다.

가스레인지에 C형 대신 AA 건전지도 잘 작동한다!

C형 건전지와 AA형 건전지의 길이가 거의 같다는 것을 확인한 뒤, 가스레인지 뒷면에 AA형 건전지를 끼워봤습니다.

듀라셀 AA형 건전지는 조금 긴 편인지 가스레인지 뒷면의 건전지 케이스에 빡빡하다 싶을 정도로 꼭 맞아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의 점화를 시켜봤더니 1초에 다섯 번쯤, 엄청나게 빠르게 '딱딱딱딱딱~' 하며 훌륭하게 점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중에는 AA형 건전지를 C형 건전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어댑터(C to AA 홀더)도 판매되고 있더군요.

개당 500원 남짓하는 이 어댑터는 주로 AA형 충전지를 C형 배터리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쓰는 듯 싶습니다.

AA형 배터리가 C형 배터리보다 부피가 작으니 사용 시간이 짧을 것이란 문제가 남았는데, 앞서 링크한 위키백과의 건전지 사이즈에 대한 정보에서 건전지의 사이즈 별 용량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스레인지에 원래 끼워져 있었던 C형 망간 건전지의 최대 용량은 3800mAh, 반면 AA형 알카라인 건전지의 최대 용량은 2700mAh라는 군요

C형 망간 건전지로 5년 가까이 잘 사용했으니 단순 계산으로 AA형 건전지는 대략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제가 새로 사왔던 C형 알카라인 건전지(LR14)의 최대 용량은 8000mAh로 C형 망간건전지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니 건전지 포장을 뜯었더라면 홀로 남은 C형 알카라인 건전지는 10년 이상을 방치했어야 되는 상황이었네요.

 

C형 알카라인 배터리 2개의 가격, 3600원을 아꼈다는 것 보다는 홀로 남은 C형 배터리를 기약없이 보관하지 않아도 되어 한결 개운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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