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봉산 자연휴양림과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새해맞이 가평 가족여행!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우거진 숲속 언덕길에 자리잡은 숙소

얼마 전, 친가 부모님과 함께 가평으로 1박 2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생신이 다가왔고 그간 상대적으로 친가 부모님과 여행을 다닐 기회가 적어 겸사겸사 잡은 일정이었는데요, 역시 대부분의 여행 계획과 준비는 마눌님께서 전담했습니다.

 

가평에서 묵을 숙소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으로 정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탄에서 칼봉산 자연휴양림까지의 거리는 대략 110km 남짓, 저희는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가장 빠른 길인 경부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서울춘천고속도로-경춘로를 거쳐 칼봉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칼봉산 자연휴양림까지 오는 동안의 길은 전반적으로 순탄했지만 거의 도착할 무렵 길이 좁아지더니 목적지를 대략 1km를 남겨둔 지점부터는 비포장 도로로 이어지게 됩니다.

평일인데도 맞은편에서 차가 심심찮게 오는 걸 보면 주말이나 휴일에는 좁은 비포장도로가 꽤 복작거릴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칼봉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왼편의 언덕길을 올라가다보면 길 양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집들이 보입니다.

자동차로 올라가는 길도 꽤 가파른 편인데다 길 옆으로 보이는 집들도 꽤 가파른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분위기가 꽤 좋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자연휴양림의 숙박 시설은 대개 괜찮은 시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값싸고 시설 좋은 시설이다보니 예약하는게 쉽지 않죠. 지역에 따라서는 추첨까지 해야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숙소인게 문제이긴 하지만 마눌님의 꼼꼼한 스캔 능력 덕분에 딱 한 자리 남아 있던 칼봉산 자연휴양림의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네요.

 

칼봉산 자연휴양림의 예약 및 자세한 정보는 칼봉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칼봉산 자연휴양림 사무소(070-4060-0831)로 문의하면 됩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칼봉산 자연휴양림 숙박시설의 입장 가능 시간은 오후 2시부터라는데, 20분 정도 일찍 도착한 저희 가족은 자동차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예약했던 방은 목련 3호라고 이름붙여진, 14평 너비의 8인용 객실입니다.

8인용 객실의 이용요금은 성수기에는 하루 11만원,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0만원이지만 저희는 비수기 주중이라 7만5천원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냉장고, 전기 밥솥, 전자레인지 및 기본 취사 기구들이 준비되어 있는 거실 겸 주방입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주방 옆에 자리잡고 있는 1층의 안방(?)입니다.

사진은 꽤 좁아보이지만 4명이 함께 묵는데 별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옆으로 나무 계단이 있네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1층의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꼬마들의 로망, 다락방이 있습니다.

다락방이라고 하지만 높다란 천정과 벽에 난 창문이 근사한데다 바닥도 넓어 역시 4명 정도는 충분히 잘 수 있을 듯 싶네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본 광경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이 천장이 꽤 높은 집입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칼봉산 자연휴양림 산책로와 전망대

칼봉산 자연휴양림 입구의 관리사무소에는 주변 산책로가 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에는 잣나무와 꽃들이 만발한 길일 듯 싶은데 한겨울에 방문한 저희 가족은 따뜻한 실내에서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칼봉산 자연휴양림의 숙소들 중에서 저희가 이용한 목련 3호는 탁트인 전망이 좋더군요.

눈앞에 펼쳐진 칼봉산의 설경과 깨끗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실내에 머무는 것도 잠시, 산책을 좋아하는 마눌님께서는 기어이 저를 끌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칼봉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길, 내리막 길이 꽤 가파릅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마눌님의 목표물은 바로 이 데크 산책로였습니다.

경반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 산책로는 겨울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꽤 좋았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길, 봄여름가을에는 꽤 우거진 잣나무 숲의 기운을 받으며 산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데크길 옆으로 보이는 경반 계곡, 자동차를 타고 지날때와 달리 꽤 넓은 계곡입니다.

여름이면 물놀이 장소로 꽤 시끌벅적할 것 같네요 ㅎㅎ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물론 물놀이를 하기에는 조금 위험해 보이는 구역도 있네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나무 데크길을 거쳐 나오니 다시 칼봉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로 들어오는 큰 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다시 관리사무소 맞은편의 칼봉산 전망대로 올라가보자고 합니다.

그런데, 칼봉산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분위기가 왠지 심상치 않습니다. 나무 기둥으로 만들어진 계단은 곳곳이 무너져 있네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길은 좀 험하지만 10여분만 걸어올라가면 도착하는 칼봉산 전망대입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칼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저희 숙소입니다. 얼마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꽤 멀리 보이더군요.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비록 산책로는 무너져 내릴 망정 길 옆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에는 꽤 재미있는 숲속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나무들이 곤충이나 초식동물의 습격을 받으면 6m 거리의 나무에게 주의 신호를 보내고, 주의 신호를 받은 나무는 탄닌 성분의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방어한다고 합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역시 얼마 올라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겨울산은 바람이 쌀쌀하고 해도 짧더군요. 잠깐의 산책과 산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칼봉산 자연휴양림 숙소는 전기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데, 옛날 온돌이 생각날 정도로 절절 끓는 바닥, 부모님은 간만에 허리를 지진다며 좋아하셨습니다.

게다가 천장에도 전기 난방 기구가 달려 있었고 덕분에 세찬 바람이 부는 한밤중에도 외풍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가평 칼봉산 자연휴양림

송어 잡으러 갔다 빈손으로 돌아온,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칼봉산 자연휴양림 숙소에서 따뜻한 밤을 보낸 다음 날 계획은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장으로 가 송어얼음낚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가평으로 들어서면서 송어얼음낚시 행사장들을 여럿 지나쳐 왔는데, 마눌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평군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벌써 5회 차인 가평 자라섬 씽씽 축제, 올해는 1월 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저희는 출발전 인터넷으로 4인 가족 낚시터를 50500원(500원은 온라인 예매 수수료)에 예약을 하고 왔기에 도착후 매표소로 가서 바로 입장권을 받아 와 입장했습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는 연령이나 인터넷/현장 매표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 자세한 요금이나 이용 시간은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가족 낚시터의 천막은 4명 정도가 들어가기 적당한 크기이며 입장할 때 1인당 의자 하나씩을 빌려줍니다.

천막속에 들어가니 나름 아늑한 분위기이긴 한데, 틀과 천막을 묶은 끈이 죄다 끊어져 바람이 불면 천막이 있으나마나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낚시는 생전 처음인 저는 빙판위로 올라서니 꽤나 짜릿한 기분이 들더군요.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천막안팎 곳곳에 뚫린 얼음 구멍으로 낚시줄을 들이우고 송어낚시 삼매경에 빠지게 됩니다.

수십년간 바다낚시를 즐겨온 아버지도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어머니도 송어 낚시 삼매경에 빠집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머리를 맞대고 송어 낚시에 여념이 없습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저기저기!! 송어! 송어!!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니 얼음 아래로는 1m 남짓한 개울 바닥이 보이더군요.

가끔 송어가 얼음 구멍으로 슬쩍 슬쩍 지나가는데, 두꺼운 얼음판 아래쪽의 송어를 잡는게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비교적 여유있게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던 아버지의 고개도 점점 더 바닥으로 깊이 향하고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저 역시 점점 더 얼음 구멍쪽을 향해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려 갑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세 시간 남짓, 송어를 잡기 위해 얼음 구멍에 낚시를 드리웠지만 아쉽게도 송어는 한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행사장을 들어설 때만 해도 1인당 3마리 한정이라는 수량이 너무 적다 싶었는데, 아쉽더군요.

생각만큼 송어가 만만한 녀석이 아니기도 했지만 가끔 얼음구멍 사이로 지나다니는 송어중에는 옆으로 누워 다니며 미끼를 물지 않는 녀석들이 더 많았습니다(그래! 저 녀석들은 맛없고 시기만 한 포도일꺼야!!)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송어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얼음판 위에서의 송어 낚시는 꽤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하지만 다음에 얼음 낚시 행사를 간다면 빙어 행사장으로 갈테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송어얼음낚시

직접 잡은 송어 대신 송어회 식당으로!

내 손으로 직접 잡은 송어회를 먹겠다는 야무진 꿈은 접고, 마눌님의 지인이 알려줬다는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송어회도 싱싱하고 반찬도 괜찮았고 경치도 좋다는 얘기에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장에서 20km 남짓한 거리를 달려 도착한 이곳은 서호식당이란 곳입니다.

넓직한 주차장, 도착하자 주인이 문을 열고 안내를 해주는군요.

서호식당 가평군 설악면

 

테이블 바로 옆으로 청평호가 펼쳐집니다. 듣던대로 경치가 참 좋습니다.

서호식당 가평군 설악면

 

오늘의 주인공 송어회가 나왔습니다. 싯가로 판매된다는 송어회 1kg의 이날 가격은 3만5천원이었습니다.

송어회

 

어머니가 드시고 싶다하여 시킨 도토리묵, 양념이 살짝 짠듯 싶었지만 찰진 도토리 묵 맛이 좋았습니다. 가격도 한 접시 만원으로 등산로 식당의 도토리묵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도토리묵

 

직접 기른 채소라고 합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꽤 맛깔난 것들이었습니다.

저야 평소 적당량의 조미료는 그리 개의치않는 저렴한 입맛(?)이지만 까다로운 부모님들의 입맛에 쏙 든다고 하니 만족스럽더군요.

쌈채소

 

생선회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터라 평소같으면 내 돈내고 사먹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마음껏 먹었습니다.

송어낚시터에 방생하는 송어와는 키우는 물이 다른 송어라고 하는 서호식당 주인장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회를 그닥 즐기지 않는 저도 꽤 찰진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송어회

 

송어회를 먹은 뒤 나온 얼큰한 매운탕, 추운 얼음판 위에서 두 세시간 동안 얼었던 몸을 녹일 수 있었습니다.

송어매운탕

 

 

서호식당에서의 늦은 점심식사를 끝으로 1박 2일의 짧은 가족 여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칼봉산 자연휴양림에서의 새해 맞이 여행, 차가운 겨울의 눈덮인 산을 구경하는 재미, 비록 송어는 한마리도 잡지 못했지만 가족끼리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며 웃고 떠들 수 있었던 자라섬 씽씽 겨울 축제, 기대하지 않고 찾았던 서호식당의 송어회맛 등 짧지만 알찬 2014년 1월의 가족 여행은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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