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꽃봉산 캠핑장. 가을 냄새를 만끽하고 돌아온 힐링캠핑!

가을 캠핑 가야하는데...가을 캠핑...가을캠핑...ㅠㅠ

봄부터 가을까지, 정확히 말하면 3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총 열 다섯번의 캠핑을 다녔습니다.

 

줄기차게 달리던 때는 한 달에 네 번(1주일에 한 번) 캠핑을 다녔고, 못해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캠핑을 다녔으니 정말 못말리는 열혈 캠퍼가 되어버렸네요.

 

요즘은 포털에 캠핑 관련 뉴스가 실리면 시끄럽고 빽빽하니 좁아터진데 땅바닥에 텐트치고 고기 구워먹는 짓을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달리곤 하지만, 저희는 평일에 캠핑을 다니다보니 한적한 분위기에서, 말그대로 캠핑장 전체를 전세내서 사용할 때도 많으니 자꾸 캠핑에 열을 올리게 되는군요.

 

하지만 9월 중순, 박달재 캠핑장을 다녀온 이후로, 이렇다 할 캠핑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간절기, 동계 캠핑을 위한 새로 지른 장비들(돔스크린, 꼬마 난로, 4계절용 침낭 등등)은 속속 집에 쌓이는데 정작 제대로 된 캠핑은 떠나지 못했고, 지난 주 안되는 스케줄을 억지로 짜맞춰 다녀온 한강 난지도 캠핑장은 그냥 밤에 잠만자고 아침에 짐챙겨서 후다닥 빠져나왔을 정도로 '개인적으론' 최악의 캠핑장이었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10월은 이렇게 캠핑다운 캠핑도 못하고 지나가는 것인가...아쉽던 차, 9월말에 개장했다는 경기도 연천의 꽃봉산 캠핑장에서 저희를 초대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경기도 연천은 제가 사는 동탄에서는 120km 정도, 평소 이 정도 거리는 1박2일 캠핑 코스로 별 부담없이 달린데다 같은 날 도봉산 근처에서 약속이 잡혀 큰 부담없이 다녀오게 됐습니다.

의정부, 동두천을 지나 연천으로 들어섰고 네비게이션에 찍은 '꽃봉산 가든' 근처에 오니(제가 사용하는 티맵 네비게이션에는 꽃봉산 캠핑장이 아직 등록되지 않았고, '꽃봉산 가든'과 함께 있다고 합니다) 새로 닦은 길이 드러나며 그 앞에는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는 산이 나타납니다.

 

역시 북쪽이라 그런지 울긋불긋한 단풍 사이로 녹색의 잎들이 남아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단풍사이로 녹색잎들이 섞인 것이 또 색다른 맛이 있네요.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아직 단풍과 녹색이 섞인 숲

 

꽃봉산 캠핑장은 휴전선과 불과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오는 길에 군 부대들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새로 닦은 길이 파손될 것을 염려한 것인지 군전차 및 군차량 출입 금지라고 적은 팻말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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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헬리콥터도 날아다니고 사격장에서 들리는 사격음도 간간히 들리는데, 산 한두개쯤 너머 들려오는 소리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고 단지 이 곳이 전방에 가깝구나...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캠핑장 초입입니다. 역시 '꽃봉산 가든'이라고 적힌 간판을 이정표 삼아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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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을 들어서면 전면에 꽃봉산 가든 건물이 눈에 띕니다.

캠핑장과 함께 운영되는 시설인데, 직접 기른 흑돼지를 잡아서 판매한다고 하네요.

고기를 비롯한 식자재를 모두 준비해간터라 흑돼지 맛을 못 본게 지금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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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봉산 캠핑장은 9월28일에 개장한 따끈따끈한 신생 캠핑장입니다.

사이트는 3층의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 있던 나무들과 새로 심은 나무들이 섞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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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층의 사이트에는 가로세로 240cm의 나무 데크가 깔려 있습니다.

주인장 말씀에 따르면 데크 아래에 스티로폼 단열 처리를 해놓아 바닥의 냉기가 올라오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는군요.

사실 나무데크라 하더라도 별도의 전기장판이나 에어매트 등을 깔지 않으면 새벽에 한기를 느끼게 되는데, 아무래도 단열처리가 된 데크라면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오토캠핑장 이용 요금은 전기 사용 및 주차 요금 포함, 주중 2만5천원(일~목), 주말 3만원(금~토) 입니다.

꽃봉산 캠핑장은 전화예약(010-7146-4942)로 받으며 꽃봉산 캠핑장 블로그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상층 데크 한쪽으로는 이지 캠핑 텐트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지 캠핑은 텐트, 타프, 테이블, 의자, 식기류, 그릴, 전기장판 등 캠핑에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들이 준비되어 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캠핑이죠.

꽃봉산 캠핑장의 이지 캠핑 대여료는 주중 8만원, 주말 10만원이라고 합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가끔 주변에서 캠핑 시작하려면 뭐부터 준비해야 하느냐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일단 장비가 준비되어 있는 캠핑장에 몸만 가서 지내보고, 캠핑이라는 레저가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지 파악하는게 먼저고, 캠핑 장비 사는 것은 그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하곤 합니다.

 

설치되어 있는 텐트를 살짝 열어봤습니다.

역시 4인용 텐트 정도로 보였는데, 역시 신상 텐트라 그런지 깨끗하고 짱짱한게 느낌이 좋더군요 ㅎㅎ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물론 저희는 저희 장비를 가지고 다니는터라, 이지 캠핑장을 마주본 방향, 아랫단에 새로 산 돔스크린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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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사타프와 백패킹용 돔쉘터 조합으로 봄가을 내내 캠핑을 다녔는데, 동계 캠핑용으로 마련한 돔스크린은 내부가 넓직한게 또 색다른 느낌입니다.

마눌님은 돔쉘터 주변에 내놓아야 했던 살림살이들을 돔스크린 안쪽에 가지런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하더군요.

날씨가 추울때 쓸 용도로 구매한 돔스크린이지만 사방이 그물처리가 되어 있어 모든 계절에 편리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일요일 오후 늦게 도착한데다가 깊은 산속이다보니 해가 금방 넘어가고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노란 은행나무 잎이 바닥 곳곳에 떨어진 캠핑장에 장작불까지 피워놓으니 분위기가 근사합니다.

깊은 산속, 공기가 맑다고 느끼긴 했는데,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는 별들을 보니 정말 공기가 맑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세팅해서 별 사진이라도 좀 찍어볼까?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시원한 밤공기, 근사한 캠핑의 분위기를 더 즐기고 싶은 마음에 이 사진만 찍고 카메라를 텐트 안으로 넣어두었습니다ㅎㅎ)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다음 날 아침, 짹짹거리는 참새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캠핑장을 다니면서 여러가지 새소리를 많이 들어봤는데, 오히려 이렇게 참새가 많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또 색다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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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께서는 새로 구입한 가스레인지에 어묵 전골을 얼큰하게 끓여냈습니다.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어묵전골 국물 맛을 떠올리니 지금도 군침이 넘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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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봉산 캠핑장의 즐길 꺼리들

캠핑장 바로 넘어 콩밭이 있더군요.

시골에서는 콩깍지째 구워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어릴때 이런 것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기에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캠핑장 관리인에게 저 콩 조금만 구워먹어도 되느냐 물어봤더니 이 콩은 구워먹는 콩이 아니라면서 근처에 있는 콩밭에서 구워먹는 콩을 따왔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캠핑장 관리인께서 따온 서리태입니다.

조금 맛만 볼 정도만 예상했었는데, 이렇게 한무더기의 콩을 가져다주시는군요 ㅎㅎ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서리태

 

원래 콩은 바닥에 마른 가지와 잎을 쌓아두고 그 속에 넣어 구워먹는다지만 저희는 화로위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마눌님께서 집에서 가져온 밤에 칼집을 내어 주기에 함께 올려놨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서리태 밤

 

은근한 숯불위에 올린 콩은 피시식~ 소리가 내면서 껍질이 까맣게 구워집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서리태

 

이렇게 까맣게 탄 껍질속에서 콩을 쏙! 뽑아 먹으면 됩니다.

예전에는 입주변이며 손에 숯검댕을 잔뜩 묻혀가며 콩을 구워 먹었다던데 저는 캠핑장에서 처음 맛보는 재미입니다.

생전 처음 맛보는 구운 콩 맛이 어떨까, 참 궁금했는데요 고소한 맛이네요. 맛보다 재털어내며 까먹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서리태

 

구운 콩을 까먹는 사이 군밤도 적당히 익었습니다. 군밤은 살짝 탄 껍질이 쏙 빠질 정도로 적당히 구워내는게 관건입니다.

얼마전 화로에 구울 때 고구마 구울때처럼 밤에 칼집을 내고 은박지를 감아 숯불속에 던져두었는데, 기대와 달리 속까지 까맣게 숯덩이가 되어버리더군요.

숯불속에 던져둬도 겉껍질만 타고 속은 노릇하게 익는 고구마와 달리 밤은 화로 그릴 위에서 두세번 뒤집어가며 굽는게 맛나는 군밤을 만드는 요령입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군밤뜨거운 군밤, 조심조심~!

 

시원 칼칼한 어묵 전골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구운 콩과 군밤으로 간식까지 즐기고 나서 천천히 산책을 나섰습니다.

주말에는 꽃봉산 캠핑장 주변에서 밤줍기 행사, 고기잡이 행사도 즐길 수 있다는데, 평일에 와서 캠핑장 전체를 전세 낸 저희는 찬찬히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을 하면서 주변 풍경만 둘러봐도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네요.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파릇파릇 새 잎을 보면서 시작했던 캠핑 생활, 어느덧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산이 붉게 물들어갈 때까지 즐기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함께 해봅니다.

 

화로불 앞에 앉아 있노라면 저희 텐트 앞에 서 있는 은행 나무에서 낙엽이 톡톡 떨어지는게, 느낌이 참 좋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하나둘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이 매력

꽃봉산 캠핑장 시설, 살짝 아쉬움이 남는 신생 캠핑장

꽃봉산 캠핑장의 개수대 시설입니다. 캠핑장 규모에 적당한 숫자의 개수대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꽃봉산 가든 뒷편으로 샤워 시설과 화장실 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샤워 시설과 화장실 가는 길에는 공사에 쓰인 자재들이 아직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어수선한 느낌이 듭니다.

앞서 개수대 사진 왼쪽 상단의 흙 무더기에서도 볼 수 있듯, 캠핑장 전체가 완전히 정돈된 모습은 아닌 점이 아쉽더군요.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컨테이너 샤워실 외부 입니다. 역시나 좀 어수선한 느낌인데요, 예쁜 그림이라도 그려 분위기를 좀 바꿔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살짝 듭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삭막한 느낌의 샤워실 바깥 풍경과 달리 샤워실 내부 시설은 참 깨끗하고 좋습니다.

온수도 잘 나오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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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함 대신 페트병을 임시로 씌워놓은 전기 콘센트는 신생 캠핑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라할까요?

9월말에 갓 오픈한 캠핑장인 만큼 이런 부분은 하나둘 보충해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연천 꽃봉산 캠핑장, 가을 분위기를 한껏 즐기다

지금까지 다녀본 캠핑은 대개 남쪽으로, 혹은 동쪽으로 다니기 마련이었는데 북쪽, 연천에 있는 캠핑장은 역시 깨끗한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2013년 10월 27일~28일. 연천 꽃봉산 캠핑장

 

연천 꽃봉산 캠핑장에서 제가 사는 동탄 신도시까지,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는 네비님 덕에 오후 3시 정도에는 철수하려고 했지만 밤과 콩을 구워먹고 산책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오후 5시가 가까워졌네요.

산이라 해가 빨리 넘어가는데, 구름 사이로 넘어가는 낮은 빛이 참 매력적입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지난 주 난지도 캠핑장에서 강바람에 날리는 흙먼지와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아침 일찍 쫓기듯 철수했던 것을 생각하면 꽃봉산 캠핑장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을 구경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되겠다 싶어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연천 꽃봉산캠핑장 가을단풍 오토캠핑 camping

캠핑장에 올 때와 달리 네비님은 산고개를 넘는 길로 안내하는 군요.

겨울에 눈이라도 내리면 왠만한 차는 다니기도 어려울 것 같은 높은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올라와 보니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또 한 번 발길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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