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3.0 메모리 리더 QPR-23의 단점들, 저렴한 가격의 한계?

메모리 카드에 흠집을 내는 메모리 리더, 신경쓰인다!

며칠 전 메모리 카드의 전송 속도를 높일 의도로 SanDisk Extreme Pro 메모리 카드와 USB 3.0 확장 카드, 그리고 USB 3.0 방식의 메모리 카드리더 QPR-23을 구매했습니다.

 

앞서 포스팅한 사용기에서 적은 것과 같이 USB 3.0과 고속의 메모리, SanDisk Extreme Pro 메모리 카드의 조합은 기존 USB 2.0과 Class 4 메모리의 조합에 비해 8~10배 가까운 속도 향상이 있어 무척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2013/10/03 - SanDisk Extreme Pro SD메모리, USB 3.0 메모리 리더 사용기

 

성능면에서는 무척 만족스러운 조합이지만 USB 3.0 지원 메모리 리더, QPR-23의 아쉬운 점은 메모리 카드 오른쪽 모퉁이에 흠집을 낸다는 것입니다.

메모리 카드에 손상을 입힐 정도로 깊은 흠집은 아니지만 몇 번 반복하니 살짝 패이는 느낌까지 나는 것이 꽤 신경쓰입니다.

특히 기존에 사용했던 메모리 리더 중 이렇게 깊은 자국을 내는 제품을 만나본 적이 없는 터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USB 3.0 메모리 카드 리더 분해

메모리 카드가 파손될 정도로 깊은 흠집은 아니라 그냥 쓸까 하다가 메모리 카드를 끼웠다 빼는 족족 흠집이 나는게 계속 신경쓰여 결국 메모리 카드리더를 열어 무엇때문에 저렇게 흠집이 나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QPR-23의 바닥 양쪽에 고무 덮개가 있는데 이것을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떼어냅니다.

고무 덮개는 양면테이프로 붙여져 있으므로 쉽게 떼어낼 수 있습니다.

 

십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숨어 있던 나사 두 개를 풀어냅니다.

 

나사 두 개만 풀면 윗 덮개를 쉽게 열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케이스 속에 담겨 있던 메모리 리더 기판은 별도의 고정 장치가 없으므로 탁탁 털어내듯 빼내면 됩니다.

열어 놓고 보니 GL3220 칩셋이 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칩셋은 USB 메모리 카드 리더의 전송 속도를 비롯한 여러가지 특성을 결정 짓는 핵심 부품입니다.

몇 년전만해도 메모리 카드 리더의 제품 설명에 사용된 칩셋에 대한 정보까지 꼼꼼히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메모리 카드 리더쪽은 그다지 큰 돈이 되지 않아서인지, 제품 설명에 칩셋을 언급한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네요.

다나와의 메모리 카드리더 섹션에서 제품 몇 가지를 클릭해 본 후에야 칩셋을 언급한 제품 한 가지를 겨우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뭐, 저 역시 예전에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제품의 상세 정보를 살펴 어떤 칩셋이 쓰였는지 꼼꼼히 확인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칩셋을 따로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업체 탓을 하긴 어렵겠네요. 그나마 가장 좋은 성능을 뽑아준다는 GL3220 칩셋이 쓰인 제품이 걸렸다는데 만족합니다 ㅎㅎ

메모리 카드에 흠집을 내는 원인, 메모리 카드 슬롯!

이 부품이 SD 메모리 카드를 꽂는 슬롯입니다.

모양을 보자마자 메모리 카드에 흠집이 나는 원인을 대충 알 것 같네요.

 

이 SD 메모리 카드 슬롯은 그림과 같이 금속 재질의 핀이 SD 메모리 카드를 아래로 눌러 반대쪽의 접점에 단단히 밀착되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의 금속 핀이 메모리 카드를 지나치게 누르고 있네요.

특히 메모리 카드를 끼울 때보다 뺄 때, 금속 핀 안쪽의 날카로운 면이 메모리 카드를 긁어 흠집이 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DIGIX 메모리 카드 리더의 SD 카드 슬롯을 보면 SD 메모리 카드를 고정하는 핀은 화살표로 표시한 세 개가 전부입니다.

이 정도의 고정 핀이라도 SD 메모리 카드의 접촉 불량 현상은 전혀 없었고, 무엇보다 메모리 카드에 깊은 흠집을 내지도 않았는데, QPR-23의 메모리 카드 슬롯은 유독 강한 힘으로 메모리 카드를 고정하려다보니 메모리 카드에 흠집을 내고 있네요.

 

해결책은, 일단 문제의 고정 핀을 잘라버리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사실 저 고정핀이 없더라도 옆의 고정핀이 누르는 압력이 상당하여 메모리 카드의 접촉 불량이 생길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뭔가 손상을 입히는 것보다는 살짝 압력을 낮춰주는게 낫겠다 싶어서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고정핀을 살살 들어올려 압력을 적당히 낮춰봤습니다.

 

두 어번의 실험을 반복한 끝에 메모리 카드에 손상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조절했습니다.

흠집이 생기지 않은 SD 메모리 카드를 끼웠다 뺐다 반복해봐도 흠집이 생기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금속 핀의 압력을 조절하는 것으로 미션 컴플릿!

 

QPR-23에서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 Micro SD 메모리 카드를 끼우면 왠만한 손톱 길이를 가진 사람도 빼기 힘들 정도로 깊숙히 장착되어 버리는 단점이 생각났습니다.

결국 생각한 해결책이란게 Micro SD 메모리 카드를 끼우는 슬롯의 플라스틱을 갈아내는 것이었는데요, 비록 완벽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입구를 넓히고 나니 저처럼 손톱이 짧은 사람도 Micro SD 카드를 조금 수월하게 빼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작업을 마친 후, QPR-23 메모리 카드 리더의 조립이 완료되었습니다.

Micro SD 카드 슬롯을 저렇게 넓히고 나니

'가만, Micro SD카드는 SD 카드 어댑터에 꽂아 쓰면서 왜 이런 짓을 했지?' 싶은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ㅡㅡㅋ

Micro SD 슬롯 입구를 넓힌 보람을 억지로 찾아보자면, 기존 메모리 카드 리더는 SD 카드 슬롯과 Micro SD 카드 슬롯에 동시에 메모리를 꽂아 쓸 수 없는 반면 QPR-23 메모리 카드 리더는 두 슬롯이 개별 채널로 작동, 동시에 메모리 카드를 꽂아도 각각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되겠습니다.^[각주:1]

사실 QPR-23 메모리 카드 리더가 SD 메모리 카드 표면에 흠집을 내는 문제나 Micro SD 카드를 제대로 뽑아내기 힘든 문제는 부품 선택과 설계 오류라 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역시 저렴한 가격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USB 3.0 메모리 카드 리더로 이 제품을 고를 때 빠른 속도와 저렴한 가격을 우선으로 선택했기에 개인적으론 그리 큰 단점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USB 3.0 메모리 카드 리더를 꼼꼼히 살펴보고 계신 분들께는 이런 단점도 있구나,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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