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캠핑, 희리산 자연 휴양림 캠핑장으로 떠나다
첫 번째 캠핑을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저와 마눌님의 관심사는 여전히 '캠핑'이었습니다.
마눌님은 다음 캠핑 장소를 열심히 물색했고, 저는 첫번째 캠핑의 경험을 토대로 소소한 캠핑 장비들을 열심히 질러대고 있었습니다.
역시 여러 차례의 결정과 번복 끝에 정한 캠핑장은 희리산 자연 휴양림이었습니다.
저희는 자연 휴양림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A 캠핑장에 짐을 풀고 텐트를 쳤습니다.
두 번째 설치하는 헥사타프, 첫번째 보다는 고생을 덜 했지만 여전히 탄탄한 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게 못내 아쉽네요. 다음 캠핑때는 교본에 나오는 것 처럼 팽팽한 헥사타프를 칠 것이라 다짐해 봅니다.
이날은 봄볕이 무척 따뜻한 날이었던 덕분인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두 개의 캠핑 텐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숲속에 나무 데크 시설이 된 B 캠핑장도 있었는데, 더운 여름철이라면 B 캠핑장도 썩 괜찮을 듯 싶었습니다.
A 캠핑장 편의 시설 건물입니다. 화장실, 샤워시설, 개수대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 관리가 잘되고 있는 개수대
희리산 자연 휴양림, 휴양림이란 이름에 걸맞게 나무도 많고 산책을 즐기기에 무척 좋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는 아니지만 키가 꽤나 큰 소나무 잣나무들이 즐비한 숲 길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보면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숲길을 거닐게 됩니다.
이곳은 사못 외국 여행지 같은 느낌마저 드는군요.
오후에는 이렇게 잔잔한 물결에 눈부시게 빛나는 호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풍광이 좋다보니 희리산 자연 휴양림을 찾는 등산객들도 꽤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오면 더 좋은 시설들
사실 이곳 희리산 자연 휴양림은 화로나 모닥불을 피우는게 무척 까다롭습니다.
특히 산불조심 강조 기간인 2월1일부터 5월 15일은 바베큐, 화로 등을 전혀 이용할 수 없도록 규칙이 정해져 있네요.
산불조심 강조기간이 아닐때라도 숯불 정도만 허용되며 캠프파이어 같은 활활타는 장작불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의 캠핑에서 화로불은 무척 비중이 큰 터라, 불을 피울 수 없는 캠핑장은 매력이 반감되는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희리산 자연 휴양림을 선택한 것은 숲속의 집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캠핑은 장인/장모님과 함께 오기로 정했고, 부모님이 머물 펜션 시설을 함께 갖춘 이곳은 캠핑도 즐기고 펜션도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장소였습니다.
숲속의 집은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삼나무, 해송, 층층나무, 참나무의 일곱가지 판재로 지어져 있으며 집 밖에는 어떤 나무로 지었는지 명찰이 붙어 있습니다. 실제로 방에 들어가면 나무 냄새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온수나 전기를 이용한 난방은 기본이고 TV, 냉장고, 취사 도구 등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숲속의 집 하루 이용료는 3만2천원으로 무척 저렴한 편입니다.
덕분에 이곳은 인기가 꽤 좋아 예약을 하지 않고는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숲속의 집은 호수를 마주하고 있어 창문만 열면 푸른 호수가 펼쳐지는 전경이 멋집니다.
희리산 자연 휴양림의 매력은 어르신들도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등산로가 아닐까 싶네요.
소문난 잔치에 볼것 없었던 서천 쭈꾸미 축제
부모님과 함께 온 덕분에 캠핑보다는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이 주가 되었습니다.
희리산 자연 휴양림에 베이스 캠프(^^;;)를 마련해 놓고 주변의 볼거리를 돌아봤는데요, 서천 동백꽃, 쭈꾸미 축제장이 유명하다기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서천화력 발전소, 태양광발전소 옆의 넓은 공터에 마련된 행사장이었는데요
쭈꾸미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 텐트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축제장 한켠에는 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이었는데, 쿵짝쿵짝 트로트가 울리는 축제장 분위기는 그닥 적응이 잘 안되더군요.
쭈꾸미 축제장 한켠에는 말린 해산물을 비롯한 여러가지를 판매하는 천막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분위기는 오히려 이곳이 더 북적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새끼 대구가 맛이 좋다며 한 봉지를 샀는데, 일단 장모님이 덤으로 한웅큼 더 달라고 요구합니다.
장모님의 한웅큼 뒤, 마눌님께서 또 한웅큼 집어듭니다.
충청도 사투리가 구수한 주인장은 '아놔, 난 뭐먹고 살라고'를 외치지만 장난끼가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에 모녀는 그다지 뻘쭘하지 않게 새끼 대구를 강탈해 올 수 있었습니다.
쭈꾸미가 어획량이 줄었다며 요리 1kg에 5만원, 생물 쭈꾸미 1kg에 3만 8천원에 판매되고 있더군요.
이렇게 비싼 쭈꾸미보단 어시장에서 회나 떠서 먹자는 쪽으로 얘기가 바뀌었고, 은근 회보다는 쭈꾸미에 기대를 하고 있던 저는 급 실망했습니다ㅡㅜ
어쨌든, 쭈꾸미 축제장은 그냥 곁다리로 돌아보는 정도면 모를까, 뭔가 큰 기대를 하고 올만한 곳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쭈꾸미 축제장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이 나옵니다.
사실 동백이 만개할 시기도 아닌데다 커다란 화력 발전소가 앞을 가로막고 있고, 입장료까지 내야하는게, 개인적으론 그닥 내키질 않더군요.
철은 아니라지만 빨간 동백꽃이 조금은 피어 있었고
계단길을 조금 올라가니 나름 전망이 좋은 동백정이 보여 가족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쭈꾸미대신 횟거리를 사러 근처 홍원항에 들렀습니다. 장인/장모님과 마눌님께서 회센터를 다녀온 사이 저는 포구를 둘러봤네요.
관광객이 많을 때는 이곳 주차장에 횟집 텐트가 즐비하다던데, 아직은 이른 봄철이라 그런지 손질을 위해 길게 늘어 놓은 그물들만 가득했습니다.
바닥에 색색깔로 늘어서 있는 그물이 참 예쁘더군요.
제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닻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이색적이었습니다.
홍원항에서 횟감을 사서 돌아온 오후, 1박 예정으로 설치했던 텐트를 걷어냈고
부모님은 하루를 더 묵고 갈 예정으로 잡아두었기에 나머지 시간은 숲속의 집에서 보냈습니다.
숲, 나무, 호수가 있는 희리산 자연 휴양림, 펜션 시설도 무척이나 잘 되어 있기에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친정 부모님만 함께 온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시부모님을 함께 모시고 와야겠다는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데, 저에게는 그냥 여기 한번 더 오고 싶다는 얘기로 들리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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