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며칠 전, 벽의 못구멍 메우기
천안에서 5년을 지내면서 거실과 현관 등 집 안 몇몇 장소에 못 구멍이 생겼습니다.
아파트 거실 천장쪽에 식물 LED를 레일 조명으로 설치하면서, 레일 조명 고정 및 전선을 통과시키기 위해 뚫었던 자리, 그리고 거실 벽에 타공판 부착을 위해 뚫었던 자리, 마지막으로 현관 입구에 방묘문 용도로 설치했던 홀딩도어의 자국 등 세 곳이 가장 큰 못 구멍들이었습니다.
5년 동안 나름 꽤 깨끗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설치했던 것들을 떼고 보니 유난히 못구멍들이 눈에 띄었고, 이 집의 다음 입주자들을 위해 간단하게나마 못구멍을 메우기로 했습니다.
2019.07.18 - 거실에 레일 조명 설치 방법. 식물 조명 LED 전구용 레일 조명 설치 DIY
세 곳의 못구멍을 한꺼번에 메울 요량으로, 레일조명과 타공판을 한 번에 떼어냈고, 2년 넘는 시간동안 레일이 부착됐던 자리와 그렇지 않은 곳의 색이 바랜 차이도 눈에 띄었습니다.
못구멍 뚫린 면이 불그스름한 기운이 도는 것은 막 해가 질 무렵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대충 찍다 보니 그런 것으로 실제로는 흰 색 벽지에 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정도입니다.
어쨌든 색이 바랜 것까지 손보려면 도배를 새로 해야하는터라, 제 능력 밖이었고 빵빵 뚫린 구멍만 메우기로 했습니다.
다이소 우드 퍼티, 못자국 충진 보수제
원래는 수 년전, 목공 작업을 한창할 때 사두었던 우드 퍼티로 못구멍을 메꾸려 했는데, 오랫만에 열어보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굳어버려 모두 폐기처분하고 집 근처 다이소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흰색 우드 퍼티와 못자국 충진 보수제가 있었고 가격은 각각 2000원입니다.
처음에는 '못자국 충진 보수제'라고 적혀 있는 제품을 살까 했는데, 대충 살펴보니 실리콘처럼 굳었을 때 말캉한 느낌이 나는 제품으로 보였고, 무엇보다 용량이 10ml에 불과하네요.
이에 비해 우드 퍼티는 각종 DIY를 하면서 익숙하게 다루었던 퍼티라 부담이 없었고 50g이라 제법 넉넉했습니다.
우드 필러는 튜브에 들어 있는 퍼티(필러)를 짜서 쓰는 방식이며, 다듬기 작업을 위한 플라스틱 막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장 뒷면에는 영문으로 사용법이 표기되어 있는데 대충 읽어보니 크랙과 표면 손상을 채우는 용도이며 사용할 표면의 먼지나 기름기, 물기를 제거하고 도포하라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런 퍼티류는 독성이 거의 없고 손에 묻어도 물로 쉽게 씻을 수 있어, 사용법을 상세히 읽지는 않았습니다.
퍼티로 못구멍 메우기, 기본 사용법
튜브에 담겨 짜서 쓰는 퍼티라 사용법이 매우 간단합니다.
못구멍에 튜브 주둥이를 대고 살짝 퍼티를 짜서 묻혀줍니다.
이렇게 못구멍이 퍼티로 덮인 대신 못구멍 바깥쪽에도 퍼티가 잔뜩 묻었습니다.
이럴 때 제품에 포함된 플라스틱 막대, 또는 신용카드 등으로 쓱 훓어내면 못구멍으로 퍼티가 매끈하게 밀려들고 못구멍 주변의 퍼티는 깔끔하게 닦여 집니다.
이렇게 퍼티를 도포하고 다듬은 뒤 시간이 좀 지나면 퍼티가 굳어 딱딱해집니다.
색이 바랜 벽지와 흰색 퍼티는 색상 차이가 좀 있지만 크게 도드라지지 않을 정도이며, 무엇보다 뻥뚫린 못구멍 보다는 훨씬 깔끔합니다.
퍼티 작업 후, 벽지 조각 땜질
천장에 레일 조명을 설치했던 곳은 퍼티를 바르고 쓱 문대는 것으로 작업을 완료했지만, 타공판 설치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칼블럭을 설치했던 거실 벽면은 실크 벽지에 못구멍이 더 선명합니다.
아울러 칼블럭을 설치하면서 꽤 넓게 타공한터라, 앞서 우드 퍼티를 바르고 훓어내는 방법으로는 우드 퍼티가 불룩하게 튀어나오게 되어 약간의 사전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전 작업이라 함은 벽면의 구멍을 무언가로 메꾸는 것인데, 저는 나무젓가락을 즐겨 사용합니다.
나무젓가락을 벽에 끼우고 니퍼로 잘라내 채운 뒤
그 위에 우드 필러를 바르고 신용카드 등으로 문질러 메꿨습니다.
일단 우드 필러가 잘 발려지긴 했는데 특유의 질감과 벽과 밀착되지 않고 떠 있는 실크벽지의 특성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네요.
결국 우드 필러로 채운 부분을 같은 무늬의 벽지를 잘라 땜질했습니다.
도배 후 남은 벽지가 있으면 좋은데 저는 벽지가 없어 콘센트 덮개를 열고 덮개 안쪽의 실크 벽지를 좀 잘라 사용했습니다.
잘라낸 실크벽지에 물을 먹인 뒤 두꺼운 밑면 종이를 잘라내고 얇은 윗면만 사용했습니다.
얇게 만든 실크벽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목공본드를 발랐습니다.
저는 목공작업을 위해 가지고 있던 대용량의 목공본드를 사용했는데, 문구점 등에서 작은 포장의 목공본드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목공'본드'라고 하지만, 역시 독성이 없고 물로 쉽게 씻어낼 수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접착제입니다.
목공본드를 듬뿍 묻힌 벽지 조각을 못구멍 위에 붙이고 물티슈 등으로 꾹꾹 눌러 벽지 조각을 붙이는 것과 동시에 여분의 목공본드를 닦아냅니다.
어지간하면 이 정도의 작업으로도 못구멍은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시작한 김에 좀 더 다듬기(?)로 했습니다.
목공본드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칼로 벽지 조각 주변을 듬성듬성 뜯어내면서 좀 더 밀착시켜주었습니다.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잘라냈던 벽지 조각보다 실크벽지 무늬에 따라 우둘두둘하게 뜯어낸 것이 눈에 덜 띄었고 물뭍힌 면봉으로 테두리를 꾹꾹 눌러 밀착하면 가까이서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거의 감쪽같이 못구멍을 감출 수 있습니다.
석고보드 천장, 타공 자국
출입구쪽에 방묘문으로 홀딩도어를 설치하면서, 석고 천장에 석고 앙카 구멍이 꽤 크게 나 있었습니다.
이 구멍에도 역시 나무젓가락 등을 채운 뒤 우드 퍼티를 발라주었습니다.
석고 천장은 실크 벽지 등의 까다로운 마감이 아니라 비교적 쉽게 채울 수 있었지만 석고 보드보다 솟아오른 우드 필러가 좀 눈에 띄었습니다.
우드 필러 도포 후 하루 정도 지나 완전히 굳은 뒤 솟아오른 우드 필러 자리에 사포를 살살 문질러 다듬어 주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흰색, 베이지 색상 벽과 벽지를 보수하기 위해 흰색의 우드필러를 사용했는데 가구 색상에 맞게 몇 가지 색상의 우드필터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각 벽지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우드필러는 없지만 적당히 비슷한 색 우드 필러를 채운 뒤 아크릴 물감등을 살짝 발라 색을 맞추는 등 방법은 다양합니다.
이런 저런 작업이 귀찮다면 퍼티나 우드필러 등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까만 색 못구멍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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