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배수구 커버 설치 요령. 오래된 베란다 배수관 냄새/벌레 막기 DIY

베란다 배수관, 양파망

90년대 중반에 지은 아파트에 이사오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 중 하나가 베란다 배수관이었습니다.

 

베란다의 배수관은 여느 집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이 집은 베란다 거실 창 근처에 있는게 옛날식(?) 특징인데 무엇보다 배수관 바닥쪽에 감겨있는 낡은 양파망이 몹시 거슬리고 신경쓰였습니다.

 

양파망이 감겨있다는 것은, 냄새보다 벌레류의 출입을 막는 용도일텐데 실제로 배수관에서 냄새는 거의 올라오지 않는 상태였으니 분명 벌레를 막기 위해 설치한 것인 듯 싶습니다.

 

어쨌든 전에 살던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이 양파망은 오래되어 색이 바랜데다 지저분하기까지 해 최대한 빨리 제거해버리고 싶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 베란다 배수관

배수구 커버 종류, 크기

이사한 첫 날, 욕실 컵받침, 비누받침, 휴지걸이 등을 주문하면서 '하수구 청정개폐기'라는 제품도 주문했습니다.

하수구 개폐기, 배수관 커버, 배수구 덮개, 우수관 커버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제법 다양한 업체의 제품들이 검색되는데 저는 고무 실링이 3단계라는 '고급형' 제품을 12000원 정도에 주문했습니다.

에이치컴퍼니 하수구 청정개폐기

 

아울러 배수구 커버는 배수구 파이프 사이즈에 따라 75mm 파이프용과  100mm 파이프용으로 나뉩니다.

75mm 파이프는 둘레가 28cm, 100mm 파이프는 둘레가 36cm라고 하며, 저는 줄자로 파이프 둘레를 재본 뒤 100mm 파이프용으로 주문했습니다.

하수구 청정개폐기 100mm

 

주문한 배수구 커버의 내용물은 큼직한 플라스틱 커버 2조각, 고무 패킹, 결합 나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고급형'은 중간 패킹 2줄을 구성하는 고무 패킹 4조각과 바닥쪽 패킹 1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이치컴퍼니 하수구 청정개폐기 내용물

쉬운 듯, 까다로운 배수구 커버 설치

배수구 커버 설치를 위해 일단 양파망을 제거했습니다.

색이 바랜 양파망을 제거하면, 안쪽에 헬게이트가 펼쳐지는 게 아닌가 살짝 긴장했는데 예상보다 평이한 상태였고, 배수구 주변의 이물질들만 빗자루로 쓸어냈습니다.

아파트 발코니 드레인

 

배수구 커버 설치를 위해, 커버 안쪽에 4개의 고무 패킹을 설치했습니다.

반원 형태의 고무 패킹은 커버 내부에 딱 맞아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배수관 커버 조립

 

안쪽에 고무 패킹을 끼운 플라스틱 커버 두 개를 합하면 파이프를 꼼꼼하게 감싸 냄새와 벌레가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 구조입니다.

배수관 커버 100mm 파이프

 

그리고 배수구 커버 설치의 첫 번째 난관에 부딫혔는데, 바닥쪽 고무 패킹은 원형의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반면 기존 발코니 드레인(둥근 창살 모양 부품)은 빠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배수관 커버 하단 고무 패킹

 

발코니 드레인과 파이프 연결부가 나사로 고정되어 있어 나사를 풀고 들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오랜 세월동안 발코니 드레인에 백시멘트 시공이 반복되었는지 발코니 드레인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발코니 드레인 나사고정식

 

결국 하단 패킹은 가위로 잘라 발코니 드레인 주변을 둘렀는데

배수관 커버 하단 패킹 설치

 

실리콘 패킹을 잘라 놓으니 아무래도 틈이 벌어지는터라, 케이블 타이로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이어주었습니다.

배수관 커버 하단 패킹 수선

 

그렇게 하단 실리콘 패킹을 이어준 뒤 두 조각의 배수관 커버를 하나로 붙이고 동봉된 나사로 고정했습니다.

하수구 개폐 커버 가조립

 

이제 두 번째 난관을 만나게 되었는데, 배수관 커버 내부 패킹과 100mm 파이프에 틈이 살짝 보입니다.

두 커버를 각각 파이프에 대봤을 때는 패킹이 파이프와 단단히 붙은 것 같았지만, 두 커버를 하나로 연결해 놓으니 내부 패킹에 틈이 보이는군요.

배수구 커버 패킹 틈

 

이 문제는 플라스틱 커버의 홈에 뭔가 두께가 있는 것을 집어 넣어 내부 패킹이 살짝 뜨면 파이프와 밀착되겠다 싶었습니다.

두께를 주기 위해 뭘 넣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옆에 있던 케이블 타이의 머리 부분을 잘라내고 홈에 밀어 넣은 뒤 패킹을 끼웠고, 케이블 타이를 한 바퀴 두른 것과 같은 두께가 되니 패킹도 적당히 떠서 틈을 막아주었습니다.

배수구 커버 패킹 밀착 개조

 

다시 배수구 커버를 조립하고 나사를 단단히 조여 설치를 완료하나 싶었는데, 세 번째 난관을 만났습니다.

배수 파이프 쪽으로 물이 흐르도록 바닥 타일이 기울어져 시공되었고, 덕분에 바닥 패킹이 바닥에 밀착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배수구 커버 바닥 패킹 뜸

바닥이 완만한 V 형태다보니, 바닥 패킹의 중심은 제법 높게 떴고 이렇게 틈이 있으면 배수관 커버 설치 효과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바닥이 평평하지 않은 베란다에서 하단 패킹이 밀착되지 않는 문제는, 이런 류의 배수관 커버를 선택한 많은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고, 일부 사용자들은 바닥과 패킹의 틈에 실리콘을 쏴서 아예 고정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다만 저는 베란다 청소시 배수구 커버를 들어올려 물이 빠지는, 원래 방식대로 사용하고 싶었고, 실리콘으로 고정하는 방법 대신 남아있는 실리콘 문풍지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017.11.19 - 투명 문풍지로 문틈 냉기 차단하는 방법. 간단한 설치, 뛰어난 효과

투명 문풍지 실리콘 문풍지

 

적당한 길이로 자른 실리콘 문풍지를 바닥 패킹 주변에 발라, 바닥과 패킹의 틈을 적절히 막을 수 있습니다.

배수관 커버 바닥 틈 막기

 

아울러 베란다 청소 등 배수구로 물을 흘려보낼 필요가 있을 때는 배수구 커버를 자유롭게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배수구 커버 청소시 개방

 

이제 배수구 커버 설치의 마지막 작업으로, 에어컨 배수관을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이번에 2 in 1 에어컨을 설치했고, 베란다로 2개의 에어컨 배수관이 빠져 나오는데, 배수구 커버에는 1개의 드레인 홀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30mm 주름관

 

마침 드레인 홀에 딱 맞는, 여분의 30mm 배수관을 가지고 있던터라 적당한 길이로 자른 뒤 두 개의 에어컨 배수관을 끼워 넣었습니다.

배수구 커버 에어컨 호스 연결

물론 수평으로 끼워 넣은 에어컨 배수관은 남는 공간을 막아주었고, 설치 후 에어컨을 가동해 보니 에어컨 배수도 문제없이 되는군요.

 

처음 배수구 커버를 떠올렸을 때는, 매우 쉽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처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당한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했습니다.

배수관 커버 설치 전후

바닥 패킹을 자른 뒤 케이블 타이로 잇는다거나, 내부 패킹의 틈을 막는 등의 작업을 하면서 과연 원했던, 깔끔한 결과물이 나올까 싶었지만 다행히 완성 후 결과물은 꽤 깔끔합니다.

 

사실 저 오래된 양파망 대신 무엇을 가져다 막더라도 훨씬 깔끔할테지만, 평소에는 배수관을 빈틈없이 막아 놓은 동시에 에어컨 배수관은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베란다 청소시에는 또 자유롭게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을 원했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아파트에 이사 후 눈에 띄는 부분들을 하나둘 해결하고 있는데, 건드릴 것 없는 새 아파트도 살기 좋았지만 하나둘 손보면서 해결하는 재미(?)도 쏠쏠하네요ㅎㅎ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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