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전골이 먹고 싶은 날
모처럼 마눌님의 휴일날, 점심은 밖에서 먹기로 했고 마눌님은 천안의 맛집들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맛집 검색을 하기 전, 무엇을 먹을지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저는 좀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는터라 불러주는 메뉴들에 딱히 감흥이 없었습니다.
마눌님이 불러준 이런저런 점심 메뉴들을 건너뛰다가 불현듯 떠오른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얼큰한 곱창전골이었습니다.
'곱창전골'이라는 메뉴를 듣자 마눌님께서는 또 열심히 검색을 했고, 마침내 천안에서 나름 유명세가 있는 곱창집을 검색했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천안자매곱창 성정본점 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곱창집의 원래 이름은 직산자매곱창 성정분점이었는데, 천안자매곱창 성정본점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었네요.
네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골목길쪽에 자리잡은 가게를 찾아가 보니 주차장이 따로 없었고, 주인 아주머니께서 가게 앞에 차를 대라고 하십니다.
다른 후기들을 찾아보니 가게 건물에는 주차장이 따로 없어 저녁 시간대에 맞은 편, 옆 가게 주차장을 이용한다고 하는군요.
천안자매곱창집의 첫 인상은, 장판이 깔린 바닥부터 실내 인테리어 등이 꽤 오래된 가게 느낌입니다.
주인 아주머니 말씀에 따르면 21년째 같은 장소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세련되고 깔끔한 실내를 기대하고 온다면 그리 좋아하지 않을 듯한 분위기입니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인데, 가게 안의 손님은 저희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메뉴판에 적혀 있는 메뉴나 가게 분위기를 보니 낮의 식사 손님보다는 오후/저녁의 술자리를 겸한 손님들 위주로 장사하시는 듯 싶었습니다.
소곱창전골과 돼지곱창전골사이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깔끔할 것 같은 소곱창전골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녹색의 깻잎과 참나물, 미나리, 그리고 당면과 떡, 들깨가루가 얹혀진 큼직한 전골 냄비가 도착했고
육수를 부은 뒤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옆에 김치와 풋고추, 오이, 동치미,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땅콩 볶음 등의 반찬이 깔렸습니다.
참고로 동치미는 시원하게 맛이 좋았고, 주인 아주머니께서 듬뿍 가져다 준 풋고추는 연하고 달달했습니다.
식당 입구쪽에 추가 반찬 셀프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필요한 만큼 더 갖다 먹을 수 있고, 들깨가루나 와사비 간장 등도 놓여 있어 식성에 맞게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추가 육수 역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데, 라면사리가 공짜라는 게 특이합니다.
잡내 없는 깔끔한 곱창 전골
곱창전골의 국물이 끓으면서 참나물과 미나리의 숨이 죽기 시작했고
녹색의 채소 아래쪽에서 양념을 건져내어(?) 주변에 뿌리며 끓여주었습니다.
소곱창은 미리 익혀 나온 것이니 국물이 끓으면 바로 먹으면 된다는 주인 아주머니의 얘기가 있었고, 빨리 끓기를 기다렸습니다.
곱창전골 국물이 끓어오른 뒤, 소곱창과 참나물을 함께 먹어보니 잡내없이 깔끔한 맛의 곱창이었습니다.
곱창 국물도 보기보다 덜 자극적(덜 맵고 짠)이면서 깔끔하고 감칠맛이 있었는데, 저는 좀 더 매콤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들어 있는 곱창의 양도 꽤 넉넉했고 잡내가 없이 깔끔한 맛은 좋았던 반면, 곱창을 먹을 때 기대하게 되는 진득한 고소함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오랫만에 곱창을 먹을 때는 (내장 지방을 각오하고) 곱창을 씹을 때 입에 퍼지는 고소한 지방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곱창 손질을 매우 깔끔하게 한 때문인지 곱창 특유의 고소함은 부족한 듯 싶습니다.
그래도 좀 쌀쌀해진 날씨에 얼큰하고 진한 육수는 입에 잘 맞았고 곱창과 채소를 함께 건져 먹으며 육수도 더 가져와 끓여 먹었습니다.
저희는 점심 식사를 위해 들렀던 터라, 공기밥 2개를 추가로 시켰는데, 마눌님께서 거의 손을 대지 않은 공기밥 하나는 볶음밥으로 먹었습니다.
볶음밥은 주인아주머니께서 전골팬을 가져가 김과 양념, 채소를 추가해 볶아서 가져다 주는데, 이미 곱창 전골과 밥 한공기를 먹어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그래도 볶음밥까지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그렇게 배부르게 먹고, 일어서려다 보니, 매운맛을 즐기는 분은 준비된 양념을 추가하라는 안내문이 보이는군요.
저 매운맛 양념이, 각 테이블마다 추가로 준비되어 있는 양념인지는 모르겠는데, 매운맛 양념을 늦게 본 게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소곱창 2인분과 공기밥 2개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2인분의 소곱창전골과 밥은 저희한테는 꽤 많은 양이었던터라, 나중에 넣어 먹자고 가져왔던 라면사리는 차마 뜯지 못하고 그대로 반납했습니다ㅎㅎ
곱창 특유의 기름진 맛은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추워진 날씨에 든든한 곱창 전골을 먹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게 분위기며 메뉴들은 아무래도 점심 식사보다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즐기기에 더 어울리는 듯 싶은데, (오후 4시부터 가능하다는) 곱창 구이 맛은 어떨지 궁금해지는군요.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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