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에서 채취한 레몬 씨앗 싹 틔우기. 심은지 한 달만에 싹 튼 레몬 씨앗

드디어, 레몬 씨앗 심기

가끔 맥주에 레몬을 얇게 썰어 넣어 마시면서 레몬 씨앗을 발아시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뚜기를 키우면서 거실 커피나무들에 예전만큼 신경쓸 여유가 없었던터라 새로운 식물에 도전하기가 좀 망설여졌던게 사실입니다.

그나마 고양이 뚜기의 거실 화분 집착이 거의 사라져 화분을 돌보기가 많이 수월해진터라, 오랫만에 새로운 식물 키우기를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마트에서 낱개로 파는 레몬이 오늘의 주인공으로, 씨앗 발아가 목적이라면 유기농 레몬을 고르는게 좋습니다.

맥주에 넣어 마실 레몬을 얇게 썰었는데, 레몬 씨앗도 함께 썰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중간중간 숨어 있는 레몬 씨앗을 발굴(!) 합니다.

레몬 하나에 들어 있던 레몬 씨앗은 이 정도인데, 얼핏봐도 통통하고 실한 씨앗이 있는 반면에 쭈글쭈글하고 부실한 씨앗도 많습니다.

레몬 씨앗 겉에 묻어 있는 점액질은 당분이 많아 그대로 심을 경우 씨앗을 썩게 만들 수 있으니, 씨앗 겉의 점액질을 깨끗이 제거합니다.

레몬 씨앗 겉면의 점액질은 물로 잘 안씻기는데, 혀에 올려 놓고 쪽~ 빨아서 제거한 뒤 깨끗한 물로 씻어주면 쉽습니다.

레몬 씨앗은 흙에 그대로 심어도 되고, 물을 적신 키친타올 등에서 발아시킨 뒤 흙에 옮겨 심어도 됩니다.

물 적신 키친타올로 발아시킬 때는 레몬 씨앗의 흰 껍질을 칼로 벗겨내 껍질 안쪽의 알맹이를 발아시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다만 예전 커피콩을 심을 때도 겉의 딱딱한 껍질(파치먼트)을 벗겨내고 심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던 반면, 저는 그대로 심어 발아에 성공했기에 이번 레몬 씨앗 역시 그대로 심기로 했습니다.

화분에 흙을 적당히 채우고 손가락으로 1.5cm 정도 꾹 눌러 구멍을 판 뒤 레몬 씨앗을 넣고 흙을 살짝 덮었습니다.

딱히 작은 화분이 눈에 띄질 않아 훌쩍 큰 화분에 7~8개 정도의 레몬 씨앗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촉촉하게 물을 주고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창가에 두었습니다.

2019년2월11일

한 달만에 고개를 내민 레몬 새싹

이렇게 레몬 씨앗을 화분에 심은게 2019년 2월11일, 보통 2주 정도면 싹이 올라온다는데 제 화분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도 아무것도 눈에 띄질 않았습니다.

레몬을 잘못 선택했던지(발아하지 않도록 처리된 레몬), 점액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았던지, 아무튼 이번 레몬 씨앗은 실패라는 생각이 들어 1달을 살짝 넘긴 3월13일, 화분 흙을 싹 버리고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화분의 흙을 쏟아 버리려 했는데, 화분 구석에 1cm도 안되는 쬐그만 녹색의 싹이 솟아올라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레몬 싹이구나 싶어 눈을 크게 뜨고 흙을 살펴보니, 한 쪽 구석에 또 다른 싹이 빼꼼히 고개를 들어올리고 있었습니다.

2019년 3월 13일

그렇게 1주일 남짓 지난 현재,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레몬 싹은 새 잎을 틔워 올리면서 녹색도 진해졌습니다.

큼직한 콩을 머리에 이고 올라왔던 커피콩과는 달리 레몬 씨앗은 흔히 생각하는 새싹의 형태로 올라오는군요.

기억을 더듬어보니 커피콩 역시 심은지 한 달이 조금 넘어 싹을 틔웠는데, 레몬 씨앗도 한 달을 넘겨 올라왔습니다.

2019년 3월 22일

7~8개의 레몬 씨앗을 심었기에 새싹이 더 올라오지 않을까 지켜봤지만, 아쉽게도 2개의 씨앗만 싹을 틔운 듯 합니다.

싹이 튼 김에 좀 더 검색해보니 레몬은 햇볕이 잘 드는 20~23도 정도의 따뜻한 실내에서 잘 자란다고 하며, 흙을 약산성으로 유지하는게 좋다고 하는데, 앞으로 레몬 트리에 대해 공부하면서 키우려고 합니다.

사실 레몬 트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커피콩을 싹 틔워 거대한 커피 나무로 키워낸 경험이 있어 그런지 막막하게 느껴지진 않는군요.

앞으로 제 블로그에서 레몬 씨앗이 레몬 트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종종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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