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 4번째 가지치기
지난 해 11월부터 3번의 커피나무 가지치기를 했고, 이제 커피나무의 모양과 크기가 자리잡아가는 중입니다.
씨앗부터 발아시켜 길러 온 커피나무에 대한 애정때문이랄까, 직접 가지를 쳐 내는 작업을 하지 않고 수 년간 길러온 결과, 커피나무의 키와 덩치가 실내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게다가 여러 방향으로 자라난 커피나무의 가지들이 제멋대로 엉키다보니, 그렇잖아도 실내에서 부족한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잎들이 갈색, 노란색으로 변하며 떨어지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색이 변하며 떨어지는 커피나무 잎이 늘어나면서 가지치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지난 3번의 가지치기를 통해 커피나무의 부피를 줄이고 빽빽하게 엉켜 있던 가지들도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특히 길게 자란 커피나무 가지의 잎이 떨어지면서 가지 중간은 휑한 모습으로 변하고 가지 끝에만 녹색 잎이 달려 있는 상황이 반복되곤 했는데, 길게 자란 가지 끝부분을 잘라내면서 비어있던 가지의 마디에서 새 잎과 2차 가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이렇게 수직으로 내려온 커피나무 가지의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새로운 2차 가지가 돋아 나오는 식입니다.
겹친 채 올라오는 커피나무 가지치기
그렇게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새 가지가 올라오는 것은 반가운데, 올라오는 가지가 다른 가지나 잎에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살표 위쪽에 새로 올라오고 있는 가지는 길게 자라봐야 다른 가지 아래로 정확히 가려지게 됩니다.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가지들은 가늘고, 잎의 크기도 작고 상대적으로 자라는 속도가 늦게 됩니다.
이번에는 2차 가지들 중 가려지거나 겹치는 가지들을 잘라냈습니다.
이렇게 1차 가지의 마디들에서 연달아 2차 가지가 올라오면, 잎이 서로 가려지면서 역시 발육이 부진합니다.
아래쪽 가지를 과감하게 쳐내고 나니 위아래 가지들의 공간이 한결 여유있게 남습니다.
지난 11월부터 3번의 가지치기를 한 뒤, 이렇게 잎이 떨어졌던 마디에서 연속으로 새 가지가 올라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치 더 길게 자라지 못하도록 가지 끝부분을 쳐내자, 중간 잎이 떨어졌던 마디에서 새로운 가지가 올라오는 듯 보입니다.
잎이 떨어진 여러 마디에 좀 고르게 새 가지가 올라오면 좋을텐데 이어진 마디에서 경쟁적으로 새 가지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경우 중간에 끼어 있는 가지를 쳐내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1차 가지의 끝부분을 잘라낸 뒤 올라온 2차 가지들은 또 길게 자라면서 덩치를 키울 기세인데, 실내에서 키우기 위해 덩치를 조절하는 중이라 2차 가지의 끝부분도 적당 선에서 잘라냈습니다.
특히 마디가 비정상적으로 촘촘한 2차 가지들은 적극적으로 잘라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수 년간 길렀던 커피나무는 잎이 지나치게 촘촘한 상태였습니다.
2017년 11월, 가지치기 전 커피나무
이렇게 잎이 촘촘해 지면서 햇볕을 제대로 못 받는 부분은 오히려 잎이 갈색으로 변해 떨어졌고
잎이 떨어진 부분은 이렇게 휑하니 비어버렸는데, 최근 적극적인 가지치기를 하면서부터는 상황이 많이 나아진 듯 합니다.
지난 해 11월부터 4번의 가지 치기를 완료했습니다.
2017년 4월, 4번째 가지치기 후
왼쪽의 커피나무는 커피열매가 달려 있는 긴 가지들을 잘라내지 않은 상태라 아직 들쭉날쭉한데, 열매를 수확하고 난 뒤 긴 가지들을 자를 예정입니다.
냉해를 입어 처참한 상황이 되었던 커피나무도 가지치기 이후 새 가지와 잎이 많이 올라와 회복중입니다.
저는 수 년간 가지치기를 전혀 하지 않고 커피나무를 길러왔는데, 'coffee pruning' 등의 키워드로 커피나무 생육과 관련된 해외자료들을 찾아보니 1년생 나무때부터 적극적으로 곁순을 쳐내는 등의 관리를 하며 길러내고 있었습니다.
저야 실내에서, 화분에 키우는 터라 커피 농장에서 열매 수확을 위해 기르는 방식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커피나무가 급속히 쇠약해지는 한계를 경험하고 나니, 늦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하며 변화를 지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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