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쓴 커피나무, 신경 안 쓴 커피나무
세 그루의 커피나무 중 두 그루의 분갈이 시기를 놓쳐 커피나무 잎이 많이 떨어지고 잎의 색도 많이 빠져 버려 급히 분갈이를 한 지 5~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쇠약해졌던 한 그루의 커피나무(왼쪽)은 잎이 떨어진 자리에 새 잎도 올라오고 느리긴 하지만 잎의 녹색도 점차 진해지고 있습니다.
이 녀석은 쇠약한 상태에서 분갈이를 한 터라, 높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커버링 테이프로 방에 간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주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었던게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2017/05/25 - 분갈이 후 축 늘어진 커피나무의 기력 되살리기. 습도 유지용 실내 비닐하우스 만들기
잎이 무성한 오른쪽 커피나무에 비하면 아직 왼쪽 커피나무는 좀 듬성듬성한 모습이긴 하지만, 분갈이 직후 가장 쇠약했던 당시의 사진과 비교하면 상태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분갈이 직후, 쇠약했던 커피나무
하지만 거실에 함께 두지 못했던 또 한 그루의 커피나무는 상태가 무척 안좋습니다.
햇볕이 가장 잘 들고 따뜻한 거실에 두었으면 싶었지만 큰 나무 세 그루를 거실에 놓자니 너무 답답해져서 제 방 베란다에 두었는데, 며칠새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약간의 냉해까지 입은 상태입니다.
사실 10월 중순이 지나면서 이 녀석을 따뜻한 실내로 옮기려고 했는데, 일이 바빠 깜빡 잊고 2주를 훌쩍 지나는 새 냉해를 입어버렸네요.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침실의 가구 배치를 싹 바꾸고 볕이 잘 드는 창가로 커피나무 화분을 옮겼습니다.
안방에 옮겨 놓고 보니 베란다에 두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냉해를 입은 흔적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그나마 여름 분갈이 이후 잎이 떨어졌던 자리에서 새 잎이 돋아올라오고 있었는데, 상태가 좋아진다 생각하고 한동안 소홀했던게 문제였습니다.
과감한 커피나무 가지치기
키는 천장을 이미 넘어서버렸고 옆으로도 130~140cm 남짓 퍼져 있는 커피나무의 덩치가 실내에서 키우기에는 많이 부담스럽단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자라는 가지를 자르는게 썩 내키질 않아 위로 솟아오르는 가지만 잘라주고 옆으로 퍼지는 가지는 위로 들어올려 공간을 줄이며 버텼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했던 베란다의 커피나무는 이미 잎이 많이 떨어져 가지 끝에만 잎이 많이 달려있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입니다.
겨우내 안방에서 되살리려면 안방에 두기에 부담없을 정도로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다, 가지 중간에 새로 돋아나는 잎들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과감히 가지치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냉해를 입어 시들어버린 가지를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그리고 가지 끝부분 쪽으로만 새 잎이 돋아나고 목질화된 부분의 잎은 많이 떨저진 부분들 위주로 가지를 잘라주었습니다.
중간중간 녹색 잎이 올라오는 부분은 남겨두고 잘라 새 잎이 더 잘 올라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목질화되지 않은 가지 부분은 아직 싱싱한 편이지만, 역시 계속 잎이 올라오면서 덩치가 커지게 되므로 마디 간격이 너무 좁은 부분에서 잘라주었습니다.
곁가지가 났다가 앙상하게 잎이 떨어져 버린 부분도 과감하게 잘랐습니다.
일단 방에서 키우기 위해 커피나무 부피를 줄이는게 우선이라 가지 끝에서 15~20cm 정도 지점을 집중적으로 잘라냈습니다.
커피나무 화분을 돌려가며 가지를 잘라내다보니, 베란다에서 창가쪽으로 향했던 쪽의 가지들이 냉해를 많이 입었더군요.
역시 가지 중간에 녹색잎이 올라오는 부분을 남겨두고 잘라주었습니다.
천장에 닿은 부분은 몇 번이나 잘라주었는데, 잘라낸 사이사이에서 또 가지가 올라와 이미 천장에 삐딱하게 맞닿아 있었고, 그런 부분은 다시 한 번 잘라주었습니다.
커피나무에서 잘라낸 가지와 잎의 양이 꽤 수북했습니다.
고양이는 머리위에서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후두둑 떨어지는게 재미있는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커피나무 잎으로 축구를 하기도 합니다.
약 10여분 남짓한 시간동안 커피나무 가지치기를 마쳤습니다.
사실 방에서 키우기 적당한 사이즈로 좀 더 과감하게 가지치기할 생각이었지만, 녹색 잎을 한꺼번에 잘라내버리면 생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1~2달 정도 새 잎이 올라오는 상태를 봐가면서 반복하여 가지치기 하기로 했습니다.
식물은 신경을 쓴 티는 조금씩 나고, 신경을 덜 쓰면 확 티가 난다는 얘기를 하곤 했는데, 이번 겨울에는 이 커피나무를 살리는데 노력을 기울여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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