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캣그라스 화분 선물하고 먹이기. 간단히 만들어 본 캣그라스 화분

8월에 사 둔 귀리 씨앗

얼마 전 책상 서랍에서 귀리 씨앗을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8월, 캣타워의 낡은 삼줄 대신 새로 감을 면줄을 주문하면서 함께 구입한 캣그라스용 씨앗입니다.


캣그라스를 재배하기 위해 샀지만 당시 뚜기는 너무 아깽이였고 좀 자란뒤에 심어야겠다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2017/08/03 - 거실 탁자 기둥을 이용한 고양이 스크래처. 나무 기둥에 면줄 감아 만든 스크래처


8월에 사 둔 씨앗이라 발아가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늦기전에 심어보기로 합니다.

귀리씨앗 캣그라스

캣그라스는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혹은 즐겨 먹는) 풀을 말합니다.


밀, 보리, 귀리, 호밀 등의 씨앗을 심어 5~7cm 정도 자란 어린 잎을 고양이가 뜯어 먹으면 비타민과 섬유질을 섭취하게 되고, 변비예방과 헤어볼 배출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풀을 뜯어 먹는 동작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저는 헤어볼 배출 효과에 일단 솔깃했습니다.


아울러 고양이에게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화분을 주어 다른 화분의 흙을 파헤치거나 올라타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넙적한 그릇에 캣그라스 심기

시중에서는 캣그라스를 간편하게 재배할 수 있도록 흙과 화분, 씨앗을 세트로 파는 곳도 많은데 저는 귀리 씨앗만 구매했고 흙과 화분은 따로 준비했습니다.


길쭉한 일반 화분은 고양이가 쓰러뜨리기 쉬우니(벌써 저희 집 작은 화분 두어 개를 쓰러뜨린 전력이 있습니다ㅠㅠ) 넓고 넙적한 용기를 찾아봤는데, 마침 치킨을 담아왔던 넙적한 종이 그릇이 보이는군요.

치킨박스 캣그라스 화분

치킨 그릇에는 둥그런 뚜껑까지 있으니 습도 유지에도 좋고 싹이 틀 때까지 보호하는 덮개 역할로도 안성마춤입니다.


화분에 배양토를 부었고

캣그라스 화분 만들기


이 배양토는 지난 여름 상추를 재배하고 남은 흙인데, 바싹 말라 있어 분무기로 물을 잔뜩 뿌렸습니다.

캣그라스 흙


귀리 씨앗을 적당히 덜어

귀리 씨앗


흙위에 듬성듬성 뿌렸습니다.

캣그라스 심기

사실 이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촘촘하게 뿌릴지 감이 잘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발아된 상태를 보니 이보다 2~3배쯤 촘촘하게 뿌리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귀리 씨앗을 뿌린 위에 흙을 1cm 정도 슬슬 뿌려 주었고

캣그라스 심는 방법


역시 건조한 흙이라 분무기로 물을 더 뿌려주었습니다.

캣그라스 화분 습도


고양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고양이 전용 화분이라고 하지만, 귀리 싹이 트고 좀 자랄 때까지는 뚜껑을 덮어두기로 했는데, 꽤 관심을 보이는군요.

고양이 캣그라스

플라스틱 음료컵으로 캣그라스 화분 만들기

제가 구입한 귀리 씨앗은 약 10g 정도였는데, 치킨 용기에 뿌린 뒤에도 꽤 많이 남았습니다.


캣그라스 화분으로 쓸만한 넓적한 통이 또 뭐가 있을까 찾다가 음료 컵과 캐리어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캣그라스 화분 만들기 음료컵


음료 캐리어의 손잡이 부분을 잘라내고 글루건으로 3개를 붙여 넙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음료컵 캐리어


이렇게 넙적하게 만든 캐리어에 음료컵을 넣었습니다.

컵을 넣고 보니 음료컵 윗부분 끼리 맞닿으면서 깔끔하게 안착되질 않아 캐리어 바닥에 글루건을 살짝 쏴주어 고정했습니다.

캣그라스 화분넓고 낮게 만드는게 포인트


역시 흙을 담고 물을 뿌리고 귀리 씨앗을 듬성듬성 뿌렸습니다.

캣그라스 씨앗 심기


이렇게 치킨 용기와 음료컵으로 캣그라스 화분을 만들었고, 볕이 잘 드는 곳에 두었습니다.

재활용 화분 캣그라스

쑥쑥 크는 캣그라스, 먹지 않는 고양이

오랫동안 책상 서랍에 묵혀 두었던 귀리 씨앗이라 싹이 잘 틀까 했던 걱정과 달리, 3~4일만에 싹이 올라왔습니다.

귀리싹 캣그라스


빼꼼하게 흙을 밀고 올라온 귀리 씨앗은 하루이틀 지나면서 눈에 띄게 길어지고 잎이 넓어졌습니다.

캣그라스 발아 고양이


귀리 싹이 올라온지 5일 정도 지나자 5~7cm 정도로 훌쩍 컸고 이 정도면 고양이에게 개방(?)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귀리싹 캣그라스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귀리가 쑥쑥 자라는데, 정작 고양이 뚜기는 캣그라스 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뜯어 먹지는 않습니다.

캣그라스 고양이풀


(여러가지 조치를 통해 이제는 올라가지 않는) 커피나무 화분 옆에 두어서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캣그라스 화분을 식탁 옆으로 두었는데도 여전히 먹지는 않는군요.

고양이 식탁 캣그라스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도 캣그라스를 툭툭 건드리기만 할 뿐 먹지는 않는 고양이 뚜기입니다.


캣그라스를 뜯어 먹는 등의 반응은 고양이마다 차이가 있다는데, 아마도 제 고양이는 캣그라스가 먹는 용도(?)인지를 모르는 듯 싶습니다.

며칠동안 툭툭 건드려 쓰러뜨리기만 하는 캣그라스를 보다가, 밥에 섞어주기로 하고 캣그라스 몇 가닥을 자른 뒤

캣그라스 먹이는 방법


7~8mm 정도로 잘라 주식캔에 섞어 비빔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주식캔 캣그라스


그렇게 주식캔에 캣그라스를 섞어주었더니 잠시 냄새를 맡다가 평소처럼 맛나게 먹는군요.

캣그라스 고양이풀

캣그라스의 풀냄새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이라면 캔에 섞어도 먹지 않을테고 그렇다면 캣그라스 먹이기를 포기해야 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캣그라스의 냄새나 식감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듯 잘 먹는군요.


처음이라 주식캔 1캔에 3~4가닥의 캣그라스를 잘라주었는데, 주식캔 뿐 아니라 캣그라스까지 깨끗하게 비워내는군요.


잘 먹어주니 밀이나 보리, 캣닙 등 다양한 캣그라스를 키워야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다음 캣그라스 화분에는 씨앗을 좀 더 빽빽하게 심어 화분 숫자는 적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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