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고장난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
여느때와 같이 모닝커피를 즐기기 위해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어 갈고 있었는데, 모터 회전 소리가 이상하게 느려졌다 빨라졌다하더니 곧이어 전자부품 타는 냄새와 함께 안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즉시 그라인더의 전원을 차단했고, 연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그라인더를 분해해봤습니다.
사실 그라인더를 완전분해 청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청소할 때 부품들을 살펴봤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문제는 없었는데 이런 사단이 발생했네요.
2017/03/21 -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 분해 청소 방법. 4년 사용한 커피 그라인더 완전 분해 청소 과정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의 케이스를 열어보니, 전원 기판 일부가 까맣게 타버렸습니다ㅠㅠ
바라짜 엔코 국내 유통사에 전화를 해 보니 전원 기판 수리비가 4만3천원 가량 될꺼라더군요.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의 전원 기판은 커넥터만으로 연결/분리되는 방식이라, 공임이라도 아껴볼 생각에 전원 기판만 구입했으면 싶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비용에는 차이가 없다고 하는군요.
일단 전원 기판의 타버린 부품(콘덴서 류)만 사서 교체해 보고 안되면 전원 기판을 통째로 교체해 볼까 합니다.
오랫만에 다시 꺼낸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
덕분에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를 다시 꺼내게 되었습니다.
원통형 스테인레스 몸통 안쪽에 세라믹 날이 들어가 있는, 만듦새도 괜찮고 원두의 분쇄도 역시 균일한데다 휴대하기도 편한, 꽤 쓸만한 그라인더입니다.
포렉스 커피 그라인더를 사용하려면 원두통의 뚜껑을 열고
적당량의 원두를 원두 통에 넣습니다.
뚜껑을 닫고 손잡이를 끼워 돌리면 아래쪽 통에 갈려진 원두가 쌓이게 됩니다.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는 핸들을 돌리면 원두통 안쪽의 세라믹 날이 돌아가면서 원두가 갈리는 무척 간단한 원리입니다.
하지만 아침마다 필요한 만큼의 커피를 갈아내는게 나름 고되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드립 커피 정도의 분쇄도로 갈아낼 때도 아침마다 팔운동을 하겠다 싶을 정도였는데, 커피머신에 사용할 원두는 분쇄도를 더 가늘게 설정해야 하는데다 포렉스 그라인더를 꽉 채워 두 번을 갈아야 하니, 원두갈다가 팔뚝 굵어지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ㅎㅎ
핸드 그라인더를 전동 그라인더로 사용하기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의 수리용 부품을 구하고 수리할 1~2주 동안은 핸드 그라인더를 이용해야 하는데 팔이 힘들다 보니, 몇 년전에 봤던 해외 사용자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저처럼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의 손잡이를 돌려 커피를 가는게 고됐던 어느 외국인이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의 손잡이 연결부에 전동 드라이버를 끼워 사용한다는 얘기였습니다.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의 손잡이 연결부위는 5각형이고, 전동드라이버는 6각 비트라 서로 맞지 않지만,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는 말 처럼, 그 외국인은 5각 비트와 6각비트를 연결하는 금속제 컨버터를 만들었더군요ㅎㅎ
저도 핸드 그라인더와 전동 드라이버를 연결해 보려고 플라스틱 재료를 이용해 컨버터를 만들어봤지만, 플라스틱 컨버터가 전동 드라이버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깨져버려 사용을 포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예전 외국 포럼의 자작 컨버터 글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대신 5각 비트 컨버터가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몇 년새 상용 5각 비트도 출시!
5각 비트 컨버터의 가격은 약 2만원 정도, 소량 생산 제품인 듯 보이는 것 치고는 저렴하다 싶지만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그렇게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를 수리할 때까지는 아침마다 팔운동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요즘 주로 사용하는 보쉬 GSB 10.8-2-LI 충전드릴은 드릴척 방식이라 포렉스 그라인더의 5각형 연결부를 단단하게 잡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보쉬 GSB 10.8-2-LI 충전드릴의 드릴척을 넓게 펼치고 포렉스 핸드 그라인더의 5각형 연결부에 끼운 뒤
드릴척을 단단하게 조였습니다.
그리고 전동 드라이버의 버튼을 살살 눌러 저속으로 드라이버를 작동시키자, 포렉스 그라인더가 회전하며 커피가 갈려 나옵니다.
포렉스 그라인더로 커피를 갈 때 들어가는 힘(토크)는 생각보다 꽤 센 편이라 보쉬 GSB 10.8-2-Li 충전 드릴의 토크를 15단 정도, 속도를 2로 설정한 뒤 버튼을 절반 정도 눌러 작동시키자 커피가 잘 갈리는군요.
전동 드라이버를 최대 토크로 빠르게 돌려 버리면 핸드 그라인더에 무리가 갈 것 같아 최대 토크만 높게 설정하고 전동 드라이버의 버튼을 절반 정도로 눌러 힘조절을 해가며 커피를 갈아냈습니다.
덕분에 손잡이를 돌려 갈아냈더라면 팔이 뻐근했을 만큼의 커피 가루를 손쉽게 갈아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포렉스 커피 그라인더와 같은 수동 그라인더로 커피 머신용 분쇄도에 맞게 갈아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뜻밖에 커피 머신에 충분한 굵기로 갈아낼 수 있었습니다.
핸드 그라인더를 이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바라짜 엔코 그라인더를 수리할 때까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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