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2일의 짧은 여수여행. 여수바다, 여수수산시장, 향일암, 돌산공원, 그리고 여수일몰

순천을 거쳐 도착한 여수

여수 여행을 떠나는 날은 바람이 전국에 바람이 많이 분다는 날이었습니다.

 

뭐 바람이 불거나 말거나 아침 일찍 여수를 향해 출발했고, 여수에 도착하기 전 순천에 들러 맛없는 점심(!)을 먹은 뒤 순천만 습지에 들렀습니다.

 

순천만습지는, 여수-순천 여행을 하면서 빼놓으면 안되는 명소라고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리던 올란도가 갑자기 휘청휘청할 정도로 바람이 강했기에, 괜히 찬마람만 잔뜩 맞으며 휑한 벌판만 구경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광활하게 펼쳐진 순천만습지의 갈대밭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그냥 지나쳤으면 정말 아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꼭 들러볼만한 절경입니다.

2017/02/22 - 갈대숲 데크길 따라 걸었던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습지의 절경

순천만습지

 

눈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순천만습지를 구경한 뒤, 바로 여수로 달려 예약해 놓은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숙소는 여수 소호 요트경기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역시 눈앞에 펼쳐진 바다와 산이 시원했습니다ㅎㅎ

디오션리조트 전망 소호요트경기장

 

숙소에 짐을 풀고 300km를 달린 여독(?)을 잠시 풀다가 저녁거리를 사러 여수수산시장으로 나갔습니다.

저희 숙소에서 여수수산시장을 가려면 퇴근시간 시내를 관통해야 하지만,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어야 한다는 마눌님의 주장에 따라 기꺼이 30분을 달렸습니다.

 

그런데 여수수산시장은 얼마전 큰 화재가 발생하여 수리중, 수산시장건물 옆에 임시로 만들어진 천막에서 시장의 횟집들이 운영중이더군요.

여수수산시장

 

두 사람(실은 마눌님 혼자) 먹을 횟감으로 자연산 돔을 골랐고,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라 생각했던 네 마리의 돔은 썰어 놓고 보니 꽤 먹을만한 양이었습니다.

 

부모님댁을 갈 때마다 들르는 주문진수산시장과 달리, 이곳 여수수산시장에서는 횟감을 파는 곳에서 직접 회를 떠주었고, 횟값에 손질비가 포함되어 있는 점은 인상적입니다.

여수수산시장

시장에서 물건 살때 으례 하던 흥정을 않고 조용히 값을 다 치루길래, 나오면서 왠일로 깎아달란 말을 안했냐고 물었더니 추운 겨울에 천막시장에서 고생하는데 깎아달란 말이 안나오더라는군요ㅎㅎ

향일암, 또 한 번 언덕길 산책

다음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잦아들고 햇볕이 따뜻한 아침이었습니다.

배 한척 없던 요트경기장에 아침부터 흰 돛을 단 요트들이 왔다갔다하는 풍경이 참 이국적입니다.

디오션리조트 전망 소호요트경기장

 

아침 늦게까지 숙소에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시내로 나와 아침겸 점심을 먹고, 마눌님 후배가 추천해 준, 바닷가를 끼고 있는 까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겼습니다.

메리엘 펜션 까페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셨던 메리엘 까페

 

그리고 마눌님께서 꼭 가봐야한다며 주장한 향일암에 도착했습니다.

 

1시간 무료라는 향일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주차장 건물을 빠져 나오니 여느 관광지 입구와 마찬가지로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이 곳 향일암 입구의 가게들은 돌산 갓김치를 비롯한 김치류가 주 종목이다보니 가파른 비탈길을 걸어가는 내내 젓갈 냄새가 진동(!) 합니다.

향일암 입구

 

향일암 입구에 도착해 어른 한 사람당 2000원씩, 4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표를 끊었습니다.

향일암 매표소 입장료

 

향일암 매표소에서 향일암까지,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길과 일반 산책로의 두 갈래 길, 올라갈 때는 일반 산책로를 선택했습니다.

향일암 돌계단

 

향일암까지 올라가는 길 옆으로 양식장 부표가 즐비한 여수 바다가 펼쳐집니다.

향일암 바다 전망

 

향일암까지는 꽤 가파른 길이 이어지며 또 다시 갓김치 가게들도 등장합니다.

향일암 언덕길

 

오랫만에 가파른 산길을 걷다보니 숨이 꽤 가빠질 무렵 향일암이 나타납니다.

여수 향일암

 

숙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부터 향일암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까지, 여수에 오니 멀리 펼쳐진 바다 구경은 정말 실컷 합니다ㅎㅎ

여수 향일암 바다 전망

 

향일암까지 올라오는 길도 가파르지만, 향일암 안에서도 커다란 바위 사이의 좁은 길을 다녀야 했고, 거칠게 다듬은 돌 거북이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여수 향일암 돌거북이

 

향일암 곳곳에 동전들이 많이 올려져 있었고, 향일암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십이간지 조형물 위에도 동전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난간에서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조각 위로 동전을 던진 흔적으로 보입니다ㅎㅎ

여수 향일암 십이간지

향일암은 커다란 바위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건물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풍광이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넓고 고즈넉한 절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더군요.

 

평일인데도 향일암을 찾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터라 더 복작복작한 분위기라 향일암까지 발도장을 찍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잠시 둘러보다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계단길을 선택했고, 여길 걸어올라왔더라면 더 숨이 찼겠다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ㅎㅎ

여수 향일암 계단

 

올라올 때도 그랬지만, 내려올 때도 젓갈냄새가 진동하는 향일암 입구 가게들은 빨리 지나고 싶었는데, 마눌님께서 막걸리 한 잔은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운전을 해야하니, 마눌님 혼자 갓김치 안주로 한 잔 드셨습니다ㅎㅎ

향일암 돌산갓김치

돌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 일몰

향일암을 나온 뒤의 일정은 여수의 일몰 구경, 마눌님께서는 어디서 여수 일몰을 구경할 것인지 고심한 끝에 돌산공원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향일암로를 달리다 만난 커피 농장, 여수 커피나무에서 잠시 머무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2017/02/21 - 여수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여수 커피나무. 관심사를 공유해 즐거웠던 여수 커피농장

여수 커피나무

 

예정에 없던 여수 커피나무에 머무느라 좀 늦었지만, 다행히 에 도착하니 일몰시간까지 40분 정도 남았네요.

무료로 개방되는 돌산공원 주차장에 편히 주차한 뒤, 넓은 돌산공원을 둘러봤습니다.

여수 돌산공원

 

돌산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탈 것인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케이블카 탑승은 않고, 여수해상케이블카 건물 3층 전망대에 올라가 일몰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돌산공원

 

여수해상케이블카 전망대에 내려다보는 전망도 꽤 훌륭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는데요, 앞에 보이는 장군도는 호수 위의 섬처럼 느껴집니다.

장군도 여수해상케이블카 전망대

 

어제만 해도 바람이 많이 불어 꽤 쌀쌀했는데, 여수 여행 둘째날은 포근한 날씨에 바람이 없어 참 여유로운 여행이었고, 어느새 해가 참 길어졌다 싶습니다.

여수 일몰 여수해상케이블카 전망대

 

그렇게 해가 산꼭대기에 걸려 넘어가면서 여수 하늘은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여수 일몰 여수해상케이블카 전망대

 

마눌님과 저는 넘어가는 해를 아쉬워하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여수 일몰 여수해상케이블카 전망대

 

 

그렇게 여수에서 머문 이틀은 후딱 지나갔습니다.

 

마눌님께서는 종일 돌아다닌 일정에 좀 피곤했는지, 숙소로 들어와 저녁을 먹자마자 잠에 빠져들었고 저는 베란다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며 여수밤바다 사진을 남겼습니다ㅎㅎ

여수밤바다

3일째 새벽처럼 다시 돌아가야 하는, 2박2일의 일정으로 짧게 찾은 여수는 생각보다(?) 잘 개발된 도시와 바다가 어우러진,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며칠 더 머물렀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둘러보지 못한 곳들도 많았기에, 밤바다를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 질때쯤 다시 한 번 찾자는 암묵적인 약속을 하고 돌아온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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