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볕 맞으며 느긋하게 걸어본 산막이옛길. 하늘, 산, 호수를 함께 즐기는 산책로

첫 인상은 그닥 좋지 않았던, 산막이옛길

오랫만의 당일치기 여행, 첫 번째 코스인 수옥폭포 산책로는 생각보다 자그마한 폭포와 짧은 길이었지만 이 날은 유난히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날씨 덕분에 나쁘지 않은 나들이였습니다.

 

그렇게 수옥폭포는 100여km를 달려온 것에 비해서 짧게 머물렀고 곧 마눌님의 플랜B, 산막이옛길을 향해 떠났습니다.

 

캠핑, 여행을 막론하고 일정은 마눌님이 전적으로 담당하는터라, 저는 '산막이옛길'이란 지명을 네비게이션에 입력하면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산막이옛길 입구에 다 와서야 2000원의 주차요금(입장료 명목)을 받는다는 안내문을 봤네요.

 

개인적으로 주차요금을 내야하는 관광명소(?)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나마 다른 곳에 비하면 요금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평일인데도 꽤 많은 차량으로 붐비는 산막이옛길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길을 따라 걸어올라 가는데, 왠지 익숙한 관광지 입구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도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산막이옛길 입구여느 등산로같이 가게가 즐비한 입구

 

산막이옛길의 초입부는 콘크리트 길이 계속 이어졌고, 더불어 뭔가를 판매한다는 표지판이 꾸준히 보이더군요.

역시 주차요금을 받는 관광지치고 맘에 들었던 곳이 없었단 생각을 (속으로만) 하면서 길을 따라 걸어올라 갔습니다.

산막이옛길 입구계속 콘크리트 길은 아니겠지?

조금 더 들어서니 펼쳐지는 다양한 산책로

그렇게 10여분 남짓 나즈막한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올라가면서, 이런 콘크리트 산책로가 계속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산막이옛길의 주차장이 점점 멀어지면서 조금씩 분위기 있는 산책로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코스는 돌담길입니다.

산막이옛길 돌담길

 

돌담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콘크리트 바닥은 사라지고, 나무 계단이 놓여 있는 소나무 숲길이 나타납니다.

산막이옛길 돌담길

 

약간 가파른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니, 아래로 시원한 괴산호수 전경이 펼쳐집니다.

이 날은 유난히 맑은 가을 날씨라 그런지, 앞에 펼쳐진 숲과 호수, 하늘이 참 근사했습니다.

산막이옛길 괴산호산과 호수, 하늘이 맞닿은 시원한 풍경

 

산막이옛길을 따라 좀 더 걸어가니, 흔들다리가 나타납니다.

사실 저는 둘레길 산책과 같은 걷기 운동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숲길만 걷기에는 좀 지루하다 싶기도 한데, 이런 흔들 다리가 나타나주니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산막이옛길 흔들다리

 

저희가 걸어간 산막이옛길은 괴산호수를 끼고 가는 길이었고, 걷는 내내 눈까지 시원해 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산막이옛길 괴산호

 

산막이옛길을 쭉 걸어올라가다 보니, 길이 참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길을 걷다보니 개구리 왕눈이에나 등장할법 한(언제적 개구리 왕눈이인지ㅡㅡㅋ) 작은 연못도 나타나고

산막이옛길 연못

 

산책로 길 옆 작은 굴에는 무척 생뚱맞은 호랑이 두 마리가 지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산막이옛길 호랑이

 

워낙 맑은 가을 날, 눈앞에 멀리 펼쳐지는 녹색의 숲과 호수의 물이 참 근사해서(근사하다는 말만 반복하게 되는군요) 전경 사진만 여러 장 찍었습니다.

산막이옛길 괴산호 가을

 

산막이옛길의 산책로를 따라 좀 더 가니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니는, 투명한 바닥으로 된 전망대에서 한참을 사진찍으며 머물렀습니다.

산막이옛길 전망대

 

길 중간중간에 설치된 여러 조형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산막이옛길 산책로

 

마눌님께서는, 이렇게 작은 자갈이 깔린 작은 오솔길을 참 좋아한다더군요.

산막이옛길 산책로

결혼전에는 찌는 여름날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이런 분위기의 길을 따라 등산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는데, 등산하기 싫어하는 사람을 만난 뒤로는 이런 길을 걸어본게 오랫만이라며, 절 구박합니다ㅠㅠ

 

산막이옛길 산책로의 막바지에 이르니 거대한 연잎들이 잔뜩 올라와 있는 작은 호수가 또 한번의 색다른 구경거리를 줍니다.

산막이옛길 연꽃

 

 1시간 남짓 아기자기하면서도 시원한 풍경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니, 유람선 선착장이 나타납니다.

 1인당 5천원의 요금을 내면, 괴산호수를 가로질러 출발지에 데려다주는 유람선입니다.

산막이옛길 유람선 선착장주차장과 달리 유람선 요금은 카드 가능

 

유람선을 타본게 참 오랫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왔던 길을 가로질러 가는 기분도 무척 상쾌합니다.

괴산호 유람선

 

35mm 렌즈의 좁은 화각때문에 좁은 풍경의 사진만 찍었지만, 실제로는 탁 트인 시원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괴산호 괴산댐유람선을 딱 5분만 더 탔으면 좋겠단...

 

유람선에서 내려 산막이옛길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처음 출발할 때의 길 분위기는 '이게 뭔가' 싶었지만, 한 시간 남짓 산책로를 걸어가면서 참 오랫만에 즐겁게 걸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산막이옛길 산책로

 

저희가 한 시간 남짓 걸었던 산막이옛길의 코스는, 사진 오른쪽에 표시된 가장 쉬운 코스로 유람선 선착장까지 천천히 걸어가 유람선을 타고 돌아오기까지 1시간 10분 정도 거리입니다.

산막이옛길 안내도

오랫만의 둘레길 산책, 가장 무난한 코스로 산책을 하고 나니, 기분 좋을 정도로 발바닥에 저릿저릿해졌고, 뜨거운 여름 뒤 시원한 가을 풍경을 만끽하며 산책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 저녁, 마눌님이 카스에 올린 산막이옛길 사진에는 '산막이옛길은 단풍진 뒤가 최고!'라는 댓글이 달렸던데, 늦가을에 한 번 더 다녀올까? 싶은 생각도 해 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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