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토지식당의 콧등치기 메밀국수. 영월 캠핑을 마친 후 이열치열 점심식사

캠핑이 끝난 뒤, 아쉬움과 허기를 달랠 식사

어느 새 흘러가 버렸는지 모를 2박3일간의 캠핑이 끝났고, 저희 가족과 친구 가족들은 각각 캠핑짐을 차에 싣고 황토와통나무 캠핑장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캠핑장을 떠나기 전, 친구 가족들이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있다고 하더군요.

 

지난 번에 캠핑장에 왔을 때 우연히 들렀던 식당인데, 칼국수 스타일의 메밀국수 맛이 꽤 괜찮았다고 합니다.

 

저희는 평소 캠핑장에서 거의 모든 식사를 해결하는 편이고, 캠핑장을 떠날 때 쯤이면 좀 피곤한 상태라 근처 맛집을 찾는 번거로움은 피하는 편인데, 친구 가족들이 지난번에 들러본 곳이라고 하니 흔쾌히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 멀지 않다고 했지만, 황토와통나무 캠핑장에서 12km 남짓 떨어진 '토지'라는 이름의 식당입니다.

강원도 영월 토지식당

캠핑장과 20분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어차피 집으로 가는 방향이니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마눌님 친구 가족들이 '우연히 발견한 허름한 식당'이라며 허름하다는 걸 강조하길래, 얼마나 허름한 곳일까 싶었는데 나름 큰 식당 건물과 주차장이 갖추어진 곳이더군요.

강원도 영월 토지식당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들어서자 안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밖에 있는 할머니를 큰 소리로 부르는 모습이 왠지 정겨워 보였습니다.

 

어른 4명과 아이 2명, 총 6명이 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지난 번 먹었다던 콧등치기 메밀국수 4인분을 시켰는데, 요즘은 날씨가 더워 차가운 메밀국수와 콩국수만 하신다더군요.

강원도 영월 메밀국수 식당

그래도 아이들이 지난 번 먹었던 뜨거운 메밀국수를 먹고 싶다고 하자, 주인 할머니는 좀 기다릴 수 있으면 뜨거운 메밀국수를 해주시겠다고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시작합니다.

 

잠시 후 김치와 장아찌, 고추 등의 밑반찬이 나왔고

영월 메밀국수 식당 밑반찬

 

15분~20분 남짓 지났을까, 4인분이 한 그릇에 담긴 콧등치기 메밀국수가 나왔습니다.

메밀 특유의 걸쭉하면서 어두운 색의 국물에 깨와 김이 잔뜩 얹어져 있는 비주얼이 특이합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

아, 콧등치기 메밀국수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음식이 나오는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맛이 있어 후루룩 먹다보면 면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콧등치기 국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군요ㅎㅎ

 

각자 접시에 메밀국수와 국물을 옮겨 담았습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

 

일단 걸쭉한 국물을 떠 먹어봤더니, 짭조름한 해물 칼국수 국물인데 들깨가 들어가 훨씬 걸쭉한 느낌입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

 

젓가락으로 메밀면을 떠 먹는데, 메밀면이 짧게 뚝뚝 끊어지더군요.

주인 할머니 말에 따르면, 밀가루 대신 메밀을 많이 넣어 반죽을 하다보니 짧게 끊어진다고 합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

 

아침을 적게 먹어 배가 고프던터라, 젓가락을 내려놓고 수저로 떠먹었는데, 황태와 조개, 감자와 호박 등이 잔뜩 들어간 국물이 시원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국물이 간간하게(살짝 짜게) 느껴지는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

 

잘 생김과는 거리가 있는 고추는 직접 재배한 느낌이었는데, 이 식당의 모든 식재료는 직접 기르고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풋고추

 

빛깔이 범상치 않은 된장에 매운 고추를 찍어 먹으며 몇 년은 묵은 된장인 것 같다고 하는데, 몇 십년 묵은 된장이라고 하십니다ㅎㅎ

된장 풋고추

 

4인분의 콧등치기 메밀국수를 비우고, 밥까지 추가하여 국물에 말아 후루룩 들이켰습니다.

강원도 영월 콧등치기 메밀국수잘~ 먹었습니다!

 

토지 식당의 메뉴판에는 잡고기 민물매운탕, 돼지등뼈 콩비지탕, 감자탕, 두부전골 등과 함께 여름에는 차가운 콧등치기 메밀국수와 콩국수 등이 적혀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 수주면 토지식당

주황색 종이에는 된장, 고추장, 간장, 쌀, 고추, 파, 양파, 감자, 팥, 깨, 김치, 깍두기 등 모든 농산물은 직접 농사지은 것이며 닭과 염소는 국산, 민물고기와 다슬기는 자연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걸쭉한 국물이 진국인 콧등치기 메밀국수는 1인분에 7000원, 4인분 28000원에 밥 1공기 1000원 등 6명 식사에 29000원을 지불했고, 모두들 만족하며 먹었습니다.

강원도 영월 수주면 토지식당

음식 맛도 좋았고 주인 할머니의 친절하고 푸근한 이미지도 편안했기에, 영월 근처로 다시 캠핑을 온다면 한 번 더 찾고 싶네요.

 

단, 식당 안에 에어컨이 없으니 이열치열 선풍기 바람을 쐬며 음식을 먹어야 하는 점이 아쉬웠고, 다음에 올 때는 음식의 간을 살짝(!) 줄여달라고 얘기해보고 싶은데, 마눌님은 제 입맛이 너무 까다로운게 아니냐고 하는군요ㅎㅎ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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