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계룡저수지 산책로, 거꾸로 걸었더니 더 근사한 비밀의 화원

작년 봄의 코스를 다시 한 번 밟아보자 - 계룡저수지

지난 해 봄, 계룡산 동학사 오토캠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의 계룡 저수지를 우연찮게 발견하고 근사한 경치 구경을 했었습니다.

 

계룡 저수지 산책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단지 도로를 달리다가 옆에 펼쳐진 커다란 저수지와 둑을 보면서 차를 멈추게 되었습니다.

 

잘꾸며진 공원과 운동장 분위기의 공터를 보고 둑에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갈 때만 해도 참 깨끗하게 잘 꾸며 놓았구나 싶은 생각만 했습니다.

 

그렇게 둑 위의 길을 따라 걷다가 비밀의 화원을 연상케 하는 근사한 물위의 데크길을 발견했고 결국 계룡산 동학사 오토캠핑장 포스팅과는 별개의 포스팅을 올리기까지 했네요. 

2013/05/01 - 계룡산 자락에서 발견한 비밀의 화원, 계룡저수지 산책로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계룡산 동학사 오토캠핑장을 나서면서 지난 해 발견했던 계룡저수지 산책로를 다시 한 번 가보자는데 합의하고, 금새 도착했습니다.

 

늦가을,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기 시작한 시간이라 주변이 온통 황금빛인 골든 아워(Golden Hour)입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둑위로 올라왔습니다.

역시 황금빛 햇볕이 따뜻하고 근사한 오후, 저 길 끝에 둥그렇게 생긴 계룡저수지 전망대가 보입니다.

1년하고 7개월 전에 봤던 낯익은 광경이라 더 반갑네요 ㅎㅎ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늦가을, 잔잔한 계룡저수지 물위에는 오리를 비롯한 철새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의 비밀의 화원 입구, 공사중

지난해 봄, 아치를 그리면서 끝을 보여주지 않는 계룡저수지 산책로 입구를 보면서 마치 비밀의 화원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오랫만에 다시 볼 기대를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어랏, 인적이 드물던 계룡저수지 전망대에 한 무리의 사람들과 자동차가 서 있기에 왠일인가 했더니 보수 공사를 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설치해 두었던 나무 데크가 삭아서 나무 데크를 전부 걷어내고 새로 설치하는 작업 중인듯 싶었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나무 데크를 모두 걷어낸 상태라 당연히 저희는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다가 공사하는 사람에게 반대편도 출입금지인지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자동차는 못들어가지만 사람은 들어갈 수 있다더군요.

아래쪽 화살표, 계룡저수지 제1주차장에 차를 세웠던 저희는 다시 차를 몰고 갑사로를 거슬러 올라가 위쪽 화살표가 있는 계룡저수지 제4주차장에 가서 계룡저수지 산책로를 걷기로 했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전망대에서 다시 제1 주차장으로 돌아갈 때는 둑위의 길을 따라 걷는 대신 아래쪽 계단을 통해 둑 아래쪽 길을 따라 걸어왔습니다.

역시 황금빛 햇볕이 부드럽고 낮게 내리쬐는 공원이 참 분위기가 좋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자 이제 계룡저수지 안내표지판에 있던 계룡저수지 제4 주차장을 찾아야 하는데, 네비게이션은 '계룡저수지 제4주차장'과 같은 검색 결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뭐 갑사로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들어가는 길이 보이겠지 싶었는데, 진입로가 워낙 좁아서 찾는데 살짝 애를 먹었습니다.

 

안내표지판에는 '계룡저수지 제4 주차장'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막상 도착한 곳은 자동차 두 어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일 뿐, 주차장이라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질 않더군요.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집에 돌아와서야 네비게이션 검색을 해보니 T-MAP은 '마룻골 1길'이라고 검색하면 '공주시 마룻골 1길'이 표시되고 사진에 보이는 주차장은 지도에 표시한 바로 저 위치입니다.

반대쪽에서 들어가 본 계룡저수지 비밀의 화원

지도에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입구를 그렇게 열심히 설명한 이유는, 역시 놓치면 아까운 산책로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봄 들렀던 계룡저수지 전망대에서 정 반대쪽으로 들어가는 시작 지점, 나무 데크 길이 나타납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하지만 나무데크길은 잠시 후 사라지고, 그리 멀리 걷지도 않았는데 마치 손대지 않은 한적한 산책로로 바뀝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추수가 끝난 논 옆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 흔한 나무일 뿐인데 혼자 덩그라니 서 있는 분위기가 참 독특합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산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왠지 깊은 숲길로 접어든 것 같은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산책로의 분위기가 원시의 느낌(?) 마저 들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지금 제대로 걷고 있는건가? 서로 묻게 되었는데 그래도 저 건너편에 둥근 모양의 계룡저수지 전망대가 보이는 것을 보니, 우리가 잘못된 길로 접어든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으로 길을 더 따라 갑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산책로는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손을 타지 않은 분위기의 숲과 저수지 주변에 늪과 같이 자라고 있는 빽백한 갈대, 그리고 물에 잠긴채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어우러진 묘한 분위기입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얼핏 보면 흔한 등산로 분위기지만 풀숲 처럼 보이는 사진 오른쪽 부분은 분명 저수지 입니다 ㅎㅎ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뉘엿뉘엿 떨어지는 해를 따라 걸어가면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가 보입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산책로의 분위기가 정말 변화무쌍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저 끝에 나무데크길의 반대편이 보이는군요.

역시 현재는 공사중이라 출입금지를 뜻하는 콘 두 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콘에 거의 다 와서 보니 지난 해 봄에 봤던 그 풍경 그대로 입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지난 해 봄, 계룡저수지의 풍경입니다.

반대편에서 걸어온 계룡저수지 산책로로 참 근사하네요.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산책로를 걷는 내내 작은 참새들, 그리고 물가의 풀숲에 숨어 있던 오리들이 퍼덕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역시 흔치 않은 구경거리였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다시 걸어왔던 계룡저수지 산책로를 반대로 걸어 돌아가는 길.

이제 해가 거의 저물어가는 계룡저수지에 비친 나무와 산의 그림자가 참 멋졌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물에 비친 잔영을 멋지게 찍어낸 사진들을 보면서 감탄했던 적이 많았는데, 이 곳 계룡저수지에서는 찍을 수 있는 풍경이 참 많았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황금빛의 햇볕이 내리는 시간에 계룡저수지 산책로를 찾은 것은 어찌보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출발했던 계룡저수지 제4 주차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제4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진입로는 차량 1대 정도만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입니다.

그러다보니 들어올 때는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들어왔기에 길 옆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를 제대로 보지 못했군요.

나무 밑에 누가 버린 것인지, 아니면 앉으라고 갖다 놓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가죽 소파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이 왠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계룡저수지 1주차장은 계룡저수지를 오른쪽에 두고 갑사로를 달리다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나름 커다란 주차장인데, 계룡저수지 4 주차장은 진입로를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계룡저수지 산책로라고 해야 1.5~2km 남짓한 가벼운 거리이다보니 어느쪽으로 가도 부담없지만 저녁무렵의 낮은 햇볕이 내리는 시간대에는 해를 마주보며 걷는 제4 주차장 방향에서 시작하는 게 더 좋을 듯 싶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여전히 아쉬웠던 것은 보기 드문 근사한 산책로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혼자 걷기에는 인기척이 무섭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더군요.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왜 이렇게 한산할까...아깝다를 반복했더니 '아예 계룡저수지 홍보대사를 하지 그러냐'는 얘기까지 듣기도 했습니다ㅎㅎ

물론 산책로는 산책로 일 뿐, 단지 이 곳을 목적지로 삼고 오는 것은 권하지 않고 동학사나 갑사, 혹은 계룡산이나 공주를 들렀다가 마무리 하는 일정 즈음에 들러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계룡산 계룡저수지 산책로

마눌님의 카스를 들여다보자니 계룡저수지 산책로, 진짜 우리만의 비밀의 화원이 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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