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유산민물장어. 오래된 한옥과 작은 정원 덕분에 더 즐거웠던 가족 모임

아버지의 칠순, 가족 모임 장소로 찾아 본 민물장어 집

얼마전 아버지의 칠순을 맞아 여러 가족이 주문진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칠순이라고 특별히 큰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오랫만에 모이니 즐겁더군요.

 

주말을 끼고 2박3일의 일정으로 모였고, 마눌님은 그간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발휘했고, 다른 가족들은 주문진 수산 시장에서 횟거리를 사와 왁자지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칠순 당일, 점심 식사는 바깥에서 먹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일단 아버지는 오랫만에 민물장어가 드시고 싶다고 하셨는데, 주문진 항쪽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다보니 좀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족 모임을 할만한 민물장어집을 찾는게 제 임무가 되었습니다.

 

(사실 식당 검색은 인터넷 검색을 그리 신뢰하지 않지만, 나름의 '촉'을 발휘하여) 주문진 근방의 민물장어집 몇 군데를 검색해 봤고, 그 중에서 유산민물장어라는 곳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본 리뷰는 식당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고,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부모님께서 살고 계신 곳을 기준으로, '주문진 민물장어집'으로 검색하니 딱 한군데의 민물장어집만 검색되더군요.

그래서 범위를 좀 더 넓혀서 '강릉 민물장어집'으로 검색했더니 대략 10여곳의 민물장어집이 검색되었습니다.

 

이 중 바닷가 근처의 민물장어집을 제외한 나머지의 로드뷰를 살펴본 뒤 주택가, 혹은 강릉 시내의 민물장어집도 제외했고, 유산 민물장어로 장소를 정했습니다.

로드뷰에서 검색한 유산민물장어집은 길 안쪽으로 기와지붕만 삐죽히 보여 분위기 파악이 잘 안됐지만 어쨌든 삭막한 도심의 분위기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잠시 추가 검색을 통해 좀 더 분위기 파악을 한 뒤, 마눌님이 유산 민물장어로 전화(033-645-5137)를 걸어 가격 확인 및 예약을 했습니다.

주문진 부모님 댁에서 대략 25km 떨어진 곳이었는데동해대로를 쭉 타고 가니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로드뷰에서 보여주던 분위기와 달리 실제는 이런 길에서 진입하게 됩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한옥, 마당의 분위기가 근사한 식당

앞서 강릉 근처의 민물장어집을 검색한 뒤 주택가, 도심 분위기의 식당을 제외했던 것은 아버지의 칠순을 기념하여 가족들이 모인 만큼 시장통, 혹은 선술집 같은 분위기보다는 좀 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장소를 장소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유산민물장어는 저희가 원했던 그런 분위기의 식당이더군요.

바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쪽으로 들어서니 자그마한 마당과 한옥 건물의 분위기가 꽤 좋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식당으로 들어서면서 가족들이 모두 '분위기 좋다'며 한마디씩 하더군요ㅎㅎ

강릉 유산민물장어

 

오래된 한옥 건물(주인 아주머니 얘기로는 백 몇십년된 건물이라고)에 이런저런 어울리는 분위기의 소품들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엄청나게 깔끔하게 가꿔진 그런 집이라기 보다 오래된 한옥 건물의 느낌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네요.

 

한옥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병풍이 놓인 방이 눈에 띄더군요.

할아버지 칠순 잔치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라며 서로들 웃었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아 병풍이 있던 방은 그냥 웃자고 한 얘기, 저희는 상이 차려져 있던 옆 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테이블 3개가 길쭉하게 놓여진 방에 어른 8명, 아이 5명이 들어서니 꽉 차는군요.

강릉 유산민물장어

 

유산민물장어의 기본 반찬은 꽤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으로, 어른들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장어뼈 튀김입니다.

장어뼈 튀김 강릉 유산민물장어

경주가 고향이시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투가 가끔(!) 좀 딱딱하게 들릴때가 있었는데, (포항이 고향인)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경상도 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식사 중간중간 저희 가족들을 잘 챙겨 주셨고, 아마도 친절하기 이를데 없는 도심의 분위기에만 익숙하다보니 투박한(?) 느낌이 좀 낯설지 않았나 싶습니다ㅎㅎ

 

가짓 수가 그리 많진 않았지만 깔끔하니 입맛에 잘 맞았던 밑반찬들입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숯 대신 번개탄 류의 불을 피우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캠핑을 다니면서 장작을 태워 만든 숯에 고기를 구워 먹는게 일상(?)이 되다보니 좀 아쉬웠던 부분인데, 가족 모임에서 굳이 얘기를 꺼내진 않았습니다ㅎㅎ

강릉 유산민물장어

 

먼저 시킨 장어 네 마리는 두 개의 석쇠에 나눠 나왔습니다.

간장 구이와 소금 구이가 각각 나뉘어 나오는데, 초벌 구이가 되어 불 위에 올려지는 터라 금방 먹을 수 있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실은 저도 꽤 오래 전 처가집 부모님을 모시고 장어집을 갔던게 마지막이라 장어는 꽤 오랫만입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부추와 함께 간장 구이 장어를 집어 먹었는데, 초벌구이를 해서 나온 것이라 그런가 의외로 맛이 담백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기름진 맛이 좀 더 도는 맛을 '민물장어의 맛'이라 생각하는터라 좀 아쉬웠는데, 저만 빼고 다른 식구들은 다들 맛나게 드셨습니다ㅎㅎ

강릉 유산민물장어 장어구이

특히 민물장어는 흙 냄새가 난다고 꺼리던 큰 누나도, 흙 냄새가 안난다며 잘 드시더군요.

 

어른 8명과 아이 5명이 장어 8마리(4판)과 공기밥, 돌솥밥, 맑은 국물의 장어탕 등으로 푸짐한 식사를 즐겼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돌솥밥

 

유산민물장어 식당의 가격표입니다.

사실 가물에 콩나듯, 어르신들을 모시는 '특별한'자리에만 찾을 만큼 장어 가격이 만만치 않죠.

강릉 유산민물장어 가격표

마눌님 얘기에 따르면 이정도 가격은 그나마 저렴한 축에 속한다는군요.

어른 8명이 25~6만원 남짓한 비용으로 식사를 마쳤으니 나름 저렴한 가격은 맞는 듯 합니다.

 

저는 유산민물장어의 장어 맛보다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래된 한옥의 느낌도 좋았고 정원이 있으니 아이들끼리 뛰어 놀아도 혼낼 필요없어 좋더군요.

강릉 유산민물장어 한옥

 

식사를 마치고, 정원에서 잠시 포토타임을 가졌는데 아버지는 마눌님의 셀카봉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한옥얘야, 이 셀카봉 참 재미있구나!

 

제 카메라의 삼각대에 세우고 몇 장의 가족 사진을 찍은 뒤, 또 셀카봉 놀이를 잠시 즐겼습니다.

강릉 유산민물장어 한옥

강릉 유산민물장어집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대로, 개인적으로는 '장어구이=기름진 맛'이라 생각하는터라 '느끼하게 잘~ 먹었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는데, 저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다들 만족스럽게 먹었다고 하니 제 입맛이 전날 과음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제 입맛 컨티션에 따른 맛 평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족 모임하기 좋은 오래된 한옥의 분위기만큼은 저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요, 마눌님께서는 장모님 생신때 다시 한 번 찾자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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