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사용 중인 자작 커피로스터, 철망문 제작과 유지보수

직접 만든 커피로스터로 로스팅하는 재미

제 블로그에서 커피와 관련된 얘기들이 좀 뜸한 편이지만, 매일 아침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일상입니다.

 

볶지 않은 커피 생두를 구입하여 2~3주에 한 번씩 로스팅한 지 4~5년 쯤 되다보니 시간과 불조절도 나름대로의 감이 생겨 요즘은 맛을 조절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 커피 생활을 즐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자작 커피로스터입니다.

 

한 번에 200g 남짓한 커피를 로스팅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과정을 포스팅한 것이 2013년 3월, 벌써 3년째 사용중인 자작 커피로스터입니다.

2013/03/01 - 자작 커피로스터, 킴스로스터 3호! 가내 수공업 제작기

자작 커피로스터 제작 DIY

 

자작 커피로스터의 자세한 제작 과정은 이미 포스팅했으니 커피로스터에 대해 특별히 할만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제가 만든 커피로스터를 따라 만들었지만 뚜껑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다며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다시통

3년전 올린 자작 커피로스터와 관련된 마지막 포스팅에서는 앞 뚜껑을 개방한 형태로 만들어두었는데, 이 뚜껑이 아래쪽에 고정되어 있질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될지 조언을 구하는 질문이었습니다.

2013/03/07 - 자작 커피 로스터, 만족감 급상승한 아이디어 개조 완료!

 

그러고 보니 실은 저도 자작 커피로스터의 앞 뚜껑이 자꾸 풀려버리는 문제로 인해 상단에 철망을 이용해 추가작업을 했는데 이 얘기는 따로 다루질 않았네요.

철망을 추가한 상태로 3년쯤 사용하다보니 철망이 많이 헤져서 바꿔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참에 질문에 들어와 새로 철망을 만들어 달아봤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뚜껑

 

자작 커피로스터에 달려 있던 철망을 새 것으로 바꾸기 위해 로스터 통의 앞 뚜껑을 분리했습니다.

스테인레스 찜기의 날개를 떼어 만든 로스터 통의 교반 날개는 지금 봐도 꽤 번뜩이는 아이디어다 싶네요ㅎㅎ

자작 커피로스터 교반날개

 

자작 커피로스터에 바꿔 달았으나, 블로그 포스팅에선 언급하지 않았던 문과 철망입니다.

커피를 3년째 열심히 볶았더니 뚜껑 안쪽에 커피 오일이 까맣게 물들어 있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뚜껑

자작 커피로스터의 문이 될 철망 만들기

오늘은 3년 전 커피로스터 제작 포스팅에서 미처 다루지 않았던, 철망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먼저 적당한 철망에 로스터통의 뚜껑을 대고 그립니다.

저는 예전 방충망 작업을 하고 남아 있던 자투리 스테인레스 방충망을 이용했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제작 DIY

 

그려 놓은 선을 따라 반원 형태로 철망을 잘라냈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제작 DIY

 

로스터통 뚜껑의 외곽선을 따라 선을 그리다보니 꽤 여유있는데, 의도한 여분입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뚜껑

 

황동선을 두겹으로 겹친 뒤 로스터통을 따라 모양을 잡아줍니다.

저는 프라모델 작업을 할 때 사용했던 황동선이 있어 이용했는데, 철사 등을 이용해도 무방하지만 탄력있는 재질이면 더 좋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황동선은 철망의 뼈대로 사용됩니다.

반원 형태로 잘라낸 철망 안쪽에 황동선을 놓은 뒤 남은 부분을 접어 황동선을 감싸줍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황동선과 철망을 고정하기 위해, 비닐 포장지를 묶는데 쓰는 철끈을 준비했고 플라스틱 피복을 벗겨냈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철끈에서 빼낸 철사를 이용해 바느질 하듯 철망과 황동선을 고정합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철사로 5~6군데 정도 묶어주면 황동선과 철망이 깔끔하게(?) 고정됩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로스터통의 입구에 만든 철망을 대어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커피로스터 제작 DIY

사진으로 남겨두진 않았지만, 철망에 묻어 있을지 모를 이물질 제거를 위해 가스토치를 이용해 철망과 황동선을 살짝 구워주었습니다.

로스터 통에 철망 고정하기

이제 철망을 로스터 통에 고정하기 위해 황동선을 다음과 같이 두 번 구부렸습니다.

자작 커피로스터 DIY

 

그리고 로스터통의 옆쪽 타공된 곳에 황동선을 끼웁니다.

통돌이 커피로스터 제작

 

로스터통 안쪽의 황동선을 구부려, 빠지지 않도록 고정합니다.

반대쪽 황동선도 같은 방법으로 고정합니다.

커피로스터 DIY

 

탄성이 좋은 황동선 덕분에 꽤 탄탄한 철망문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로스터통은 로스팅 내내 회전을 하는 방식으므로 로스팅중에는 철망문이 열리지 않도록 고정할 장치가 필요했고, 스프링을 이용해 고정했습니다.

통돌이 커피로스터 제작

 

통돌이 커피로스터 제작

자작 로스터로 커피 볶기

제가 만든 로스터는 한 번에 200g 남짓한 생두를 볶을 수 있습니다.

200g의 생두를 로스터통에 쏟아 부은 뒤, 스프링 잠금장치를 고정하고 로스터의 스위치를 켜면

자작 커피로스터 생두

 

이렇게 로스터통이 돌아가며, 가스불을 이용해 로스팅을 하게 되는데, 물론 가스불의 세기와 시간은 적절히 조절하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저는 로스팅 시간을 13분 정도에 맞추곤 하는데 이제는 불세기와 시간을 조절하는게 꽤 익숙합니다.

통돌이로스터

 

자작 커피로스터와 가스불을 이용해 13분 동안 로스팅한 뒤, 초록색의 생두가 짙은 갈색의 원두로 바뀌었습니다.

생두 로스팅

연기가 폴폴 나는 원두를 철망에 옮겨 담고 헤어드라이어의 냉풍을 철망 아래서 위로 뿜어 열을 식힘과 동시에 체프(생두 껍질)을 날리는 작업을 한 뒤 병에 담아 옮겨 담는 것으로 저의 생두 로스팅은 완료됩니다.

 

사실 한 동안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기 커피로스터에 눈독을 들였던 적이 있습니다.

 

가스불의 세기와 시간을 직접 조절하는 것보다, 미리 프로그램된 전기 로스터로 볶은 생두가 더 특별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인데요, 자작 커피로스터에 익숙해지다보니 더 이상 전기 로스터에 욕심을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좀 더 깔끔한 모양을 위해 손을 대볼까 싶은 생각도 하지만, 기능면에서 딱히 부족한 점이 없어 그냥 사용하다보니 벌써 3년째 사용중인데요, 앞으로도 이 자작 커피로스터와 함께 즐거운 커피 생활을 즐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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