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 묘목 분갈이, 페트병 화분으로 이사하다
며칠전, 페트병에 심어 싹을 틔운 커피콩이 화분 아래로 뿌리가 튀어나올 정도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분갈이를 결심했습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분갈이는 따뜻한 봄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저도 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화분 아래로 쑥쑥 뿌리를 뻗어대는 커피콩들을 보니 봄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실내에서 키우는터라 계절의 영향은 크게 생각할 필요가 없기도 했습니다.
일단, 흙에 대해 열심히 알아봤는데요, 커피콩의 분갈이 흙은 부엽토 5: 마사토 4: 부숙퇴비 1로 하라고 봤는데, 각각의 흙과 퇴비를 모두 구입해야 하는게 문제였습니다.
흙의 포장 단위가 대개 50리터, 35리터씩하다보니 부엽토와 마사토를 따로 살 경우 거의 100리터에 가까운 흙을 구입해야하는 상황.
커피콩 화분 몇 개를 위해 이렇게 대용량 흙 여러 종류를 구입할 수도 없는 일이라 고민하던 중, 텃밭 전문가인 그레이트한님의 조언으로 바이오 상토란 것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식물이 자라는데 중요한 영양성분과 물빠짐을 모두 고려한 범용 흙이라는데, 온라인에서 배송비 포함 1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50리터라 택배 기사분이 고생 좀 하겠구나 싶었는데, 코코피트와 피트모스 등이 주재료라 그런지 덩치에 비해 무게는 가볍군요.
눌러보니 스펀지처럼 탄력도 좋고 물도 잘 빠지는게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분갈이용 화분으로 사용할 것들입니다.
사이즈에 맞는 화분을 새로 살까 싶었는데, 사야할 화분의 크기가 좀 애매하여 일단 집에서 놀고 있는 화분 두개에다가 1.6리터 맥주 큐팩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말랑말랑한 옆면과 달리 물구멍을 뚫어야 하는 바닥쪽의 두께가 무척 두껍고 단단합니다.
결국 전기 드릴과 리머(구멍을 넗히는 도구)까지 동원한 후에야 물구멍을 뚫을 수 있었는데요, 만들고 보니 꽤 쓸만한 화분이 된 듯 싶지만 공구가 없다면 작업이 어려울 듯 합니다.
커피콩 분갈이 시작
화분의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분갈이에 들어갑니다.
뚫어놓은 물구멍으로 흙이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파망을 잘라 넣었습니다.
사실 양파망은 너무 촘촘해 이런 용도로는 적당하지 않다는데, 딱히 양파망을 대체할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아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커피콩의 높이를 고려해 흙을 적당히 채워넣었습니다.
커피콩을 작은 페트병에서 탈출시키는 과정입니다.
기존에 사용한 500ml 페트병은 가위로 잘라낼 수 있어 이런 작업에는 안성마춤이었습니다.
페트병을 잘라내자 흙이 통째로 쑥 뽑힙니다.
역시나 바닥까지 뿌리가 잔뜩 올라와 있는 상태였네요.
기존 화분의 흙을 되도록 함께 가져가야 식물이 쇼크를 덜받는다는 조언을 받은 덕분에 부스러져 떨어지는 흙만 살짝 털어내고 기존의 흙덩어리를 대부분 그대로 가져가 화분에 얹었습니다.
화분의 빈 공간에 흙을 채워 넣습니다.
커피콩 한 포기의 분갈이가 끝났고
나머지 커피콩들의 분갈이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커피콩 분갈이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단 하나, 작은 도자기 화분에 심겨있던 커피콩은 다른 페트병처럼 화분을 분해할 수 없어서 옆으로 살살 파내려갔는데, 워낙 작은 도자기라 파내기도 쉽지 않았고, 파내는 과정에서 원래 흙이 대부분 부스러지고 뿌리가 드러나는 통에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습니다.
도자기 화분이라 보기는 좋았지만, 분갈이 때는 페트병보다 훨씬 못한게 작은 도자기 화분이었습니다.
도자기 화분은 커피콩에 비해 너무 크지 않나 싶었는데, 심어 놓고 보니 커다란 화분에 작은 커피콩이 올라온 모양새가 꽤 어울리는 조합이네요.
마눌님께서는 맥주병 라벨이 지저분하다며 노란 종이백을 잘라 페트병 화분에 감아주었습니다.
노란색을 두른 커피콩 덕분에 집안이 꽤 환해졌습니다.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으니, 또다시 폭풍 성장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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