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라 나무 1년 성장기. 가느다란 가지가 제법 굵어진 꼬마 파키라 나무

꺽꽂이로 뿌리내린, 1년생(?) 파키라

제 블로그의 '식물 생활' 카테고리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식물이 바로 파키라입니다.

 

옆집 형님댁에서 살던 거대 파키라 화분을 술김에 덥썩 받아오는 묘한 인연으로 기르게 된 식물인데요,

 

지난 해에는 파키라 화분의 과습으로 인해 파키라 뿌리가 썩는 불상사를 겪었고, 결국 두 그루의 큰 파키라 나무 중 하나는 살리지 못하고 보내야 했습니다.

 

2013/04/09 - 거대 파키라 나무의 긴급 수술. 화분 속을 열어보고 경악한 이유

 

그나마 뿌리가 썩은 큰 파키라나무의 가지 여러 개를 잘라내어 꺽꽂이 방식으로 물병에 꽂아두었는데, 대부분의 파키라 가지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지만 딱 한 가지는 뿌리를 내렸고, 화분에 옮겨 심은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나름 덩치가 꽤 커졌습니다.

 

원래 파키라가 잎이 넓은 종류라 그런지, 사방으로 뻗은 파키라 잎으로 너비를 따지면 대략 60cm가 넘는 사이즈입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괴사한 어미 파키라에서 떼어낸지 1년 남짓 된 꼬마 파키라

 

2013년 9월 말, 흙이 심은지 3달 남짓 지났을 때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 역시 파키라의 키와 줄기가 많이 자랐습니다.

화면에 꽉 차게 사진을 찍다보니 현재의 파키라 사진과 잘 비교가 되지 않는 느낌도 있지만 이 사진을 찍었던 지난 해 9월에 비해 키가 2배 이상 큰 듯 싶습니다.

2013/09/16 - 꺽꽂이로 뿌리 내린 파키라. 흙에 심은 후 3개월의 성장기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2013년 9월의 꼬마 파키라

 

지난해 4월 즈음, 과습으로 인해 뿌리가 썩어들어간 파키라의 가지들을 잘라 물에 담가 두었을 때만 해도 정말 연약하기만한 작은 줄기였던 터라 잘 자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요,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2013년 5월의 꼬마 파키라

 

기특하게도 물에 담가두었던 파키라의 줄기에서 쬐그만 파키라 잎이 새로 돋아나왔고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물병 속에서 올라오는 작은 파키라 잎

 

잘라서 물에 담가두었던 파키라 가지 끝에서는 긴 뿌리가 먼저 돋아난 후, 긴 뿌리에서 다시 잔 뿌리가 돋아 나더군요.

이 녀석은 흙에 옮겨 심으면 잘 크겠다 싶은 기대를 했지만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2013년 6월, 잔뿌리가 꽤 올라온 꼬마 파키라

 

뿌리가 난 파키라 가지를 흙에 옮겨 심을 때만 해도 연약하기만 한 작은 가지라 과연 잘 자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다행히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

 

겨우내 거실에 들여놓았던 꼬마 파키라는 봄이 되면서 역시 새 잎을 쑥쑥 뻗어 올리고 있습니다.

커피나무, 파키라, 킹벤자민 등 몇 가지 식물을 기르고 있지만 가장 보기 좋을 때가 연녹색의 새 잎이 올라올 때가 아닌가 싶네요.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싱그러운 연녹색의 어린 잎

 

특히 봄이 되면 파키라 줄기가 갈라지는 지점(저는 식물의 생장점이라 말하곤 합니다)에서 경쟁적으로 새로운 파키라 잎과 줄기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봄기운과 함께 앞다투어 올라오는 파키라 새 잎

 

물론 1년생 파키라 나무에 난 파키라 잎들이 모두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쪽에 먼저 난 파키라 잎들은 어느 순간부터 생기를 잃고 마르면서 떨어지곤 합니다.

커피나무 포스팅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파키라의 잎 역시 봉우리 처럼 올라오고, 꼬마 파키라 잎이 되었다가, 큼직한 파키라 잎으로 시간을 보내고, 또 어느 순간이 되면 마르고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일찍 올라온 잎은 수명을 다해 말라 떨어지기도...

 

파키라 줄기 끝의 생장점에서 새로운 파키라 줄기가 올라오면서 파키라 가지의 키가 커짐과 동시에 둘레도 굵어집니다.

그리고 파리라 줄기 아래쪽에 달려 있던 파키라 잎들이 떨어지고 나면 잎을 달고 있던 파키라 가지도 떨어지게 되는데, 파키라 가지가 떨어진 자리는 이렇게 자국만 남아있게 되는군요.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지난 1년 동안 파키라 줄기가 나고 떨어진 자국

햇볕의 방향을 따라가는 파키라 가지

집에서 기르고 있는 커피나무는 너무 강한 햇볕은 피하고 반그늘 정도의 햇볕에서 별 탈없이 잘 큰다는 것을 경험에 의해 알고 있는데, 파키라 나무의 경우 커피나무보다는 조금 더 햇볕을 좋아하는 듯 합니다.

특히 잎의 방향이나 가지의 방향이 햇볕을 따라 가는 터라 햇볕을 골고루 받도록 가끔 화분의 방향을 바꾸어 주어야 곧게 자라게 됩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햇볕을 잘 따르는 파키라 나무

 

말은 이렇게 하지만서도, 꼬마 파키라 나무에서 새 잎이 돋아나고 자라는 모습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찍느라 올해 1월부터 3달 가까이 한 자리에 꼼짝 않고, 한 방향으로 고정시켜 두었더니 어느새 가지가 한쪽으로 부쩍 기울어버렸습니다 ㅠㅠ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몇 달간 고정했더니 한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해 가을에 찍은 사진을 보면 파키라 가지 끝의 새로 나는 줄기가 살짝 기울긴 했어도 지금과 같이 급격하게 기운 정도는 아니었는데, 화분을 돌려 골고루 햇볕을 쬐어주지 않았더니 햇볕이 비치는 방향으로 기울어버린 것이죠ㅠㅠ

저렇게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두면 계속 비스듬하게 자랄 것 같아 곧 파키라 화분의 흙도 갈아줄 겸, 가지의 방향을 제대로 잡는 분갈이를 해야할 듯 합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

1년만에 엄청나게 무성해진 파키라 가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다

불과 1년 전 봄, 거대 파키라 나무 두 그루 중 한 그루의 밑둥이 썩는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밑둥이 썩지 않은 나무 역시 잎이 많이 떨어지고 앙상한 편이었습니다.

이 때는, 밑둥이 멀쩡한 파키라 나무도 뭔가 큰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잎이 앙상해져버린 상태였는데요,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큰 변고 직후, 앙상해진 파키라 잎

 

밑둥이 썩은 파키라 나무와 분리하고 새 흙으로 분갈이 한 지 1년만에 파키라의 잎이 엄청나게 무성해졌습니다.

파키라 잎의 너비도 확연히 넓어졌지만 무엇보다 가지마다 새 잎이 빽빽하게 올라와 파키라 가지가 축 늘어질 정도였습니다.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싶어 마음은 여러번 먹었지만, 아직 가지치기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터라, 가지의 어느 부분을 쳐 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고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옷걸이 철사를 이용해 무거워진 파키라 가지를 받쳐줄 지지대만 얼기설기 세우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1년이 지나 엄청나게 무성해진 파키라 나무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고, 급기야 며칠 전, 우직~ 하는 소리와 함께 파키라 가지 중 하나가 꺾여버렸습니다 ㅠㅠ

일단 급하게나마 꺾인 파키라 가지를 가위로 잘라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파키라 잎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꺾였다ㅠㅠ

 

파키라 가지의 굵기가 1년 남짓 화분에서 자란 꼬마 파키라 가지만큼이나 굵었던 터라 그냥 버릴 수가 없더군요.

잘라 낸 파키라 가지는 유리병에 물을 담아 담가두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

 

지난 해 가느다란 파키라 줄기를 물에 꽂아 두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물을 매일 갈아주고 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매일 물을 갈아주는 정성이 필요

 

파키라 가지를 물병에 꽂아둔 지 4일째, 물을 갈아주다 보니 물에 담겨있던 파키라 가지 아래쪽으로 하얗게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며칠만에 뿌리가 올라올 기미가!

 

사실 지난 해 물병에 꽂아두었던 파키라 가지에도 이런 하얀 알갱이(?)들이 보였고 처음에는 파키라 줄기가 물에 닿아 곰팡이가 핀게 아닌가 싶었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하얀 알갱이들 사이에서 파키라 뿌리가 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올해 물병에 꽂아 둔 파키라 가지에서도 불과 며칠되지 않아 저렇게 하얀 알갱이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아마 2주 정도 더 지나면 눈에 띌만큼 파키라 뿌리가 올라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파키라 Pachira aquatica 식물 화분 나무 열대식물

마침 흙에 심어 두었던 꼬마 파키라도 줄기를 바로 잡을 겸 곧 분갈이를 해야하는 상황, 물병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파키라 가지에서 뿌리가 순조롭게 올라온다면, 같은 날 화분에 옮겨 심어볼 계획입니다.

이미 저희 집은 여러 개의 화분으로 인해 포화상태가 된 상황이니, 이번에 새로 뿌리를 낼 파키라 가지는 화분에 심어 본가, 혹은 처가집에 갖다드려야 겠네요.

 

아울러 부러진 파키라 나무의 본가지 쪽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좀 더 살펴볼 생각입니다.

이론상으로는 가지치기는 본 가지쪽에 가깝게, 최대한 짧게 쳐낸다고 들어왔지만 감히 실전에 옮길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부러진 파키라 가지 덕분에 파키라 나무의 가지치기를 실전 경험하게 되었네요.

꼬마 파키라 화분의 분갈이, 물에 담가둔 파키라 가지에 생긴 소식들은 추후 포스팅을 통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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