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사한 어미 파키라에서 꺽꽂이로 살아남은 파키라
지난 봄, 거대 파키라 나무의 뿌리가 썩어 괴사하는 걸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습니다.
어른 팔뚝만한 굵기의 파키라 나무, 무성하던 잎이 노랗게 변하며 하나둘 떨어져 가는 지경이 되고 나서야 밑둥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요, 결국 거대 파키라나무 두 그루 중 하나는 안타깝게 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죽어가던 파키라 나무의 가지를 잘라 물병에 꽂아 꺽꽂이를 시도 했고, 그 중 단 한가지가 뿌리를 내려 심은 지 석 달이 조금 넘었네요.
처음엔 가냘프기만 하던 파키라 가지가 이제는 잎도 꽤나 많아지고 덩치도 커졌습니다.
이 파키라 가지를 지켜볼 때마다 기분이 좋은 이유는, 파키라 가지 끝에서 새로운 가지가 계속 올라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가지가 쑥~ 모습을 드러내고 자라오르며 잎이 커지면, 또 다른 가지가 쏙쏙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가지가 줄지어 올라오다보니 어느새 꽤 연륜있는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가냘프기만 하던 파키라 줄기가 새로운 가지가 점점 올라오면서 길이, 둘레도 부쩍 자랐습니다.
반지르르하게 올라오는 파키라의 연녹색 어린 잎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꺽꽂이한 파키라 가지의 변천사
예전부터 제 블로그에 오셨던 분이라면 거대 파키라 나무의 뿌리가 썩은 것을 발견하고 긴급 수술과 꺽꽂이하는 과정등 이미 다 지켜보셨을 테지만, 그래도 한번에 모아서 본다는 의미에서 예전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2013년 4월8일, 거대 파키라의 밑둥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 괴사해가는 것을 발견하고 이대로 두면 다 죽겠다 싶어 거대 파키라에서 가지들을 모두 잘라내고 물병에 꽂아 꺽꽂이를 시도합니다. 사진에도 잘 보이지만 이미 잎의 상당수가 누렇게 변한, 썩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2013/04/09 - 거대 파키라 나무의 긴급 수술. 화분 속을 열어보고 경악한 이유
2013년 4월 8일, 궁여지책으로 꺽꽂이를 시도했지만 썩 좋지 않은 상황
2013년 5월 26일, 꺽꽂이를 시도한 지 1달하고 보름이 훌쩍 넘어간 시점.
수많은 파키라 가지의 꺽꽃이를 시도했으니 몇 개는 살아남을꺼라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잎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전멸, 딱 하나의 가지에서 쬐그만 새 줄기가 빼꼼히 올라온 것을 발견함.
2013/05/27 - 밑둥이 썩은 파키라 나무의 유일한 생존자, 그래도 희망은 있다
2013년 5월 26일, 딱 하나 남은 가지에서 작은 새 잎이 올라온 것을 발견
시간이 지나면서 죽어나가는 파키라 가지를 치우기 바빴고 하나 둘씩 가지가 사라지면서 딱 하나 남은 가지에서 뿌리가 돋아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때였죠. 그래서 더 기뻤습니다^^
2013년 5월 26일, 파키라 가지 끝에서 뿌리도 돋아났음을 발견
2013년 6월 5일, 파키라 가지 끝의 뿌리에 잔 뿌리가 더 돋아나길 기다렸고, 때가 되었다 싶어 흙에다 옮겨 심던날입니다.
가늘고 여린 가지일 뿐이라 흙 한 줌 덮는 것도 무척이나 조심스러웠습니다.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2013년 6월 5일, 잔뿌리가 제법 많아진 파키라 가지를 화분에 옮겨 심다
2013년 6월 13일, 흙으로 옮겨심은 파키라 가지는 우려와 달리 나름 잘 버텨주었습니다.
여린 잎에 따가운 초여름 햇볕이 내리쬐면 잎이 탈까봐, 계란 담는 판으로 그늘막을 세워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2013년 6월 13일 흙에서 잘 버티고 있는 파키라 가지
2013년 7월 21일, 파키라 가지의 생장점에서 계속 새로운 줄기가 올라오고 잎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때부터는 한시름 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파키라 가지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2013/07/22 -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된, 파키라 꺽꽂이 번식의 포인트
2013년 7월 21일, 새 가지와 새 잎이 쑥쑥 올라오는 파키라
2013년 9월 15일, 물병에 꽂아 꺽꽂이를 시도한 지 160일 남짓, 화분에 옮겨 심은지는 100일, 봄에서 가을로 계절이 두 번 바뀌었군요.
그동안 파키라의 가지와 잎은 어느새 화분 둘레를 훌쩍 넘어버렸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파키라 가지의 길이나 둘레도 꾸준히 굵어지면서 이제 새 가지나 잎이 올라오는 건 그닥 신기하지도 않지만, 연약하기만 하던 파키라 가지가 이렇게 잘 큰게 기쁠 따름입니다.
잘 자라는 파키라의 이상징후 한가지, 햇볕이 너무 쎈걸까?
새 줄기와 잎이 쑥쑥 올라와 즐거운 파키라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큰 잎이 마르는 현상이 보이는 것인데요, 물병에 꽂아 뿌리를 내릴 당시 올라왔던 잎은 끝부분이 하얗게 말랐습니다.
다른 큰 잎들도 윤기 있는 싱싱한 파키라 잎의 모습보다는 뭐랄까 조금 억세고 쪼글쪼글한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다른 잎들도 조금씩 억센 느낌이 드는군요. 뭐가 문제일까 싶어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파키라는 직사광선보다는 반그늘에 두는게 좋다는 얘기들이 보입니다.
생각해보니 저희 집 베란다가 아침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 볕이 잘 드는 편인데, 반그늘을 좋아하는 파키라에게 스트레스가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날씨 좋은 일요일 오후, 베란다에 있던 거대 파키라와 작은 파키라 화분을 거실로 들여놓았습니다.
사진 배경에 보이는 나무가 두 그루의 거대 파키라 중 살아남은 한 그루인데요, 작은 화분에 심은 파키라 가지는 얼마나 자라면 저렇게 굵은 파키라 나무가 될지, 별 생각없이 사진을 함께 찍어놓고 보니 궁금해집니다.
- 2013/07/22 -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된, 파키라 꺽꽂이 번식의 포인트
- 2013/06/20 - 커피나무 화분에 핀 버섯, 파키라가 눈물 흘리는 일액현상, 식물도 어렵다
-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 2013/05/27 - 밑둥이 썩은 파키라 나무의 유일한 생존자, 그래도 희망은 있다
- 2013/04/15 - 썩어가는 파키라 나무, 작은 희망을 건 2차 수술기
- 2013/04/09 - 거대 파키라 나무의 긴급 수술. 화분 속을 열어보고 경악한 이유
- 2012/08/29 - 볼라벤 피해 집안으로 피난온 커피콩 화분들
- 2012/06/15 - 마음은 벌써 거목 - 파키라 뿌리 내리기
'식물 키우기 > 킹벤자민과 파키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하는 방법. 큰 식물의 분갈이, 요령만 알면 간단! (8) | 2014.02.03 |
---|---|
킹벤자민 열매, 새로운 킹벤자민이 될까? 킹벤자민 열매를 화분에 심다. (19) | 2013.10.16 |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된, 파키라 꺽꽂이 번식의 포인트 (33) | 2013.07.22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12) | 2013.06.06 |
밑둥이 썩은 파키라 나무의 유일한 생존자, 그래도 희망은 있다 (10) | 2013.05.27 |
- 식물 키우기/킹벤자민과 파키라
- 2013. 9. 16. 09:04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