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가족 여행기 첫째 날. 20년만에 다시 찾은 울릉도

2014년 설 가족모임에서 시작된 울릉도 여행

2014년 설날 처가집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울릉도 가족 여행을 떠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장모님께서 울릉도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간간히 하셨기에 오랫만에 장인장모, 형님네 식구들, 그리고 저희 부부가 간만에 모인 자리에서 얘기를 꺼냈는데,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4월에 울릉도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3가족, 9명이 함께 떠나는 울릉도 여행, 첫 날은 주문진 이모님댁에 모여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오전 강릉항(옛 안목항)에서 아침 8시30분에 울릉도로 출발하는 씨스타1호를 타러가는 길입니다.

 

사실 안목항은 커피를 좋아하는 저희가 자주 찾던 곳이라 참 낯익은 곳인데, 울릉도 가는 배를 타러 오니 또 기분이 새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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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쾌속선 씨스타1호

 

울릉도 여행을 떠나자는 얘기가 나온 설명절 이후부터 마눌님께서는 울릉도까지 오가는 배편, 울릉도에서 머물 숙소와 렌터카, 울릉도 명소 및 맛집까지 모든 준비를 담당했고, '대부분'의 일정은 마눌님께서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울릉도로 떠나는 배편 역시 씨스포빌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미리 예약과 결제를 마친 상태로 당일 아침에 가서 예약한 표만 받아 왔습니다.

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쾌속선 씨스타1호

 

강릉항 매표소 벽면에는 여객선 요금표가 붙어 있습니다.

울릉도까지 가는 배삯은 나이와 인원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성인 기준으로 4만9천원~5만9천원 사이입니다.

 

참고로 저희는 갈때 일반석, 돌아올 때 우등석으로 예약했는데 2층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넓은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꽤 안락했습니다.

울릉도 가는 배편 예약시 자리가 있다면 우등석으로 잡을 것을 권합니다.

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여객선 요금표

 

울릉도와 강릉항을 오가는 배편은 시기에 따라 출발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자세한 정보는 역시 씨스포빌 웹사이트에서 참고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굳이 이 사진을 올린 것은 "운행시간은 연휴 등 특별수송 기간과 해상기상에 따라 다소 변경운항될 수 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여객선 시간표

 

아침 8시 30분, 울릉도로 떠나는 씨스타 1호에 탑승이 끝나고, 배는 강릉항을 떠나기 시작합니다.

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여객선 씨스타울릉도를 향해 출발!

 

울릉도로 출발하던 날 아침, 날씨가 흐리고 바람도 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배가 항구를 떠나 넓은 바다로 들어서자 아래위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기 시작합니다.

대략 1m~1.5m씩 위아래로 올랐다 내렸다 할때마다 배에 탄 승객들은 '워~~'하는 환호성(?)을 내기 시작합니다.

강릉항 안목항 울릉도 여객선 씨스타울렁울렁 울렁대는 울릉도!

전날 주문진 이모님 댁에서 삶은 홍게를 안주삼아 맥주를 과하게 들이킨 탓에 속이 그리 좋지 않았고, 그 덕에 장모님께서 준비해 주신 멀미약도 마다했습니다.

그리고 배가 요동침을 느끼면서 '잠드는 것만이 살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사진 한 장을 마지막으로 잠에 빠져듭니다(멀미에 약하다면 멀미약 필수!)

울릉도 도착 첫 날, 저동항 - 북면 숙소

저희를 태운 씨스타 1호는 3시간 남짓 달려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울릉도가 가까와지면서 출발때보다 날씨가 좀 나아졌고, 살짝 염려했던 배멀미도 크게 겪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 저동항 여객선 씨스타큰 탈 없이 울릉도에 도착

 

맞은 편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이 보이네요.

얼마전 구입한 펜탁스 35mm 리밋 렌즈는 이번 울릉도 여행에 처음 따라 왔는데, 역시 손에 익지 않은 35mm 단렌즈 화각은 많이 낯선 느낌입니다.

울릉도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

 

 

울릉도 저동항에서 예약했던 렌트카를 인수하여 숙소로 예약한 휴펜션으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던 저동항에서 북면까지는 약 30km가량, 자동차로 1시간 남짓한 꽤 먼거리입니다.

아직 울릉도 일주로가 개통되지 않아 저동항에서 휴펜션까지 가려면 울릉도의 3/4정도를 도는, 거의 울릉도를 일주하며 가게 되는데, 3시간 남짓 여객선을 타고 다시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이 나름 고되지만, 해변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휴펜션에 도착하니 정면에 송곳봉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울릉도 송곳산 안개눈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송곳봉

 

마눌님께서 심사숙고한 끝에 예약한 휴펜션, 기대 이상으로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시설이 깨끗합니다.

울릉도 북면 휴펜션

 

무엇보다 주변에 펼쳐진 울릉도 바다 전경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전망이 엄청나게 좋은 펜션이었습니다.

울릉도 북면 휴펜션

 

날씨가 좀 흐렸지만, 그래도 전망이 워낙 좋아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더군요.

울릉도 북면 바다 휴펜션

 

저희가 머문 숙소는 방이 2개 있는 '우산국'이었는데 9명 정도는 충분히 머물만한 2개의 방에 조리기구를 비롯하여 드럼 세탁기까지 준비되어 있더군요.

게다가 방과 불어 있는 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베란다가 보입니다.

비록 이 날은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어 베란다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시설이나 주변 경관'은 특급호텔 못지 않은 느낌입니다.

울릉도 북면 휴펜션 바다시설과 경치는 정말 좋은 휴펜션

울릉도 여행 첫 날 식사 - 따개비밥과 약소 불고기

여객선과 차를 타고 이동하느라 모두 피곤했기에 첫 날은 따로 일정을 잡지 않고 숙소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휴펜션 1층에는 식당을 겸한 공용조리실이 준비되어 있어 식사를 시켜먹을 수도 있고 준비해 온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도 있었는데요, 일단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휴펜션에서 홍합밥과 따개비밥을 주문했습니다.

울릉도 휴펜션 가족 여행 식사

 

울릉도에는 따개비를 이용한 음식들이 유명하더군요.

따개비와 야채를 넣고 지은 따개비밥입니다.

울릉도 따개비밥

 

반찬으로 나온 울릉도 나물입니다.

주인장께서는 각각의 나물 이름을 알려주었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명이나물 밖에 없네요.

울릉도 명이나물 따개비밥나름 맛있었지만 1인당 만오천원이란 밥값으로는 좀...

 

새콤달콤한 간장 소스에 재운 명이나물도 맛이있었지만 담백하게 버무린 이 나물도 꽤 입맛을 당겨 꽤 많이 먹었습니다.

1인분에 1만5천원이라는 가격은 좀 아쉬웠습니다.

울릉도 나물

 

점심을 먹고 숙소에서 잠시 쉬다보니 어느새 저녁거리를 준비할 시간이 되었고 울릉도에서 유명하다는 약소고기를 재워 불고기로 먹기로 했습니다.

휴펜션 주인장께 근처에서 고기를 살 곳이 어디있는지 물어봤더니 차를 타고 5분정도 가면 천부항쪽에 정육점들이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차를 몰고 천부항으로 왔지만 고기를 살만한 곳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큰 길을 벗어나 골목 사이로 들어가니 식육식당들이 보였습니다.

울릉도 천부항 일호식육식당 약소고기골목으로 들어와야 보이는 식육점들

 

약소고기 두 근을 사서 숙소로 돌아오니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고 형수님은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울릉도 가족여행 휴펜션

 

약소고기가 울릉도 특산물이라기에 나름 기대를 했는데, '식육점 주인장 말씀에 따르면 약소'라는게 특별한 약초를 먹여 키운 소가 아니라 울릉도에서 풀을 먹고 자란 소를 총칭하여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울릉도 소는 모두 '약소'란 뜻).

풀을 먹고 자란 소라 그런지, 약간 질긴 느낌이 나기도 했는데 어쨌든 준비해 온 양념에 재워 맛난 약소 불고기를 해 먹었습니다.

울릉도 약소불고기 요리

 

약소 불고기와 즉석에서 끓인 부대찌게와 함께 저녁 식사, 건배!

울릉도 가족여행 건배건배!

울릉도 여행 둘째 날 - 날씨 맑음

울릉도에 도착한 첫째 날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밤이 되면서 꽤 거세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베란다 숙소에서 내려다본 바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꽤 거세고 날씨는 여전히 흐리더군요.

울릉도 북면 바다 전경 휴펜션이른 아침만해도 거셌던 바다

 

다행히 흐리던 날씨는 아침 9시를 넘어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게 개였고 동시에 파란 하늘과 그보다 더 파란 바다가 드러납니다.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부시더군요!

울릉도 북면 바다 전경 휴펜션오전이 되자 거짓말같이 맑아진 에메랄드 빛 바다

 

날씨가 맑아지고 나니 저희가 머물렀던 휴펜션의 전경이 더욱 더 돋보입니다.

울릉도 바다 휴펜션 가족여행

 

펜션 정원 곳곳에 놓여진 바위에는 풀이 자라고 있었고

울릉도 바다 휴펜션 가족여행

 

키작은 소나무도 자라고 있네요.

울릉도 바다 휴펜션 가족여행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정원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분위기 있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 펜션, 주변 경치와 시설 만큼은 정말 특급호텔 못지 않습니다('만큼은'이라는 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울릉도 바다 휴펜션 가족여행

 

둘째 날, 식사를 마치고 관광을 떠나기 전, 벤치에 앉아계신 장모님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나무 건물을 배경으로 앉아 계신 장모님의 빨간 점퍼가 유난히 돋보였습니다 ㅎㅎ

울릉도 바다 휴펜션 가족여행

 

오랫만에 떠난 울릉도 가족 여행,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대략 3회 정도의 포스팅이 될 것 같은데, 돌아본 관광지를 중심으로 먹거리, 혹은 그 외의 에피소드들을 풀어보려고 하는데, 특별히 재미있진 않지만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글 제목에 20년만에 다시 찾은 울릉도라고 하고선 그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에 대한 얘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잠시 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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