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블랙아이스 직접 겪어보니, 속도를 줄이는게 최고

시작부터 미끄러웠던 아침, 블랙아이스의 습격

왠지 그런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아반떼 XD를 세워놓은 지하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 바닥에 얼어 있는 살얼음에 살짝 미끄덩~ 했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다시 한 번 미끄덩~했습니다.

 

다행히 계단 양쪽의 손잡이를 붙잡아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았고,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올라오다가 사람 다니는 길에 모래를 뿌리고 계신 경비 아저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미끄러우니 그곳에도 모래를 좀 뿌려주세요'라고 말하고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마눌님을 전철역까지 태워다 주는 길, 시간이 좀 늦은 탓에 평소 가던 서동탄역을 지나 병점역을 향해 가는 길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 다니는 익숙한 길, 평소보다 길이 좀 젖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영하의 날씨도 아니었고 저는 도로 제한 속도 70km 이하, 평소 수준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블랙아이스 blackice 교통사고 블랙박스

 

서동탄역으로 접어드는 길을 지나친 직 후 지하도로(오른쪽)와의 갈림길로 접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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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곡선 도로로 접어들었는데, 길 옆에 눈이 조금 쌓인 듯 보이고 멀리 자동차가 서 있더군요.

일단 거리가 넉넉한 편이었기에 여유가 있었습니다.

속도를 줄이면서 차선을 바꾸기 위해 브레이크에 살짝 발을 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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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풋브레이크에 발을 얹자마자 아반떼XD가 한쪽으로 돌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순간, 오만 생각이 다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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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풋브레이크를 밟을 때 급브레이크는 거의 밟지 않습니다.

거리의 여유가 있었기에 굳이 급브레이크를 밟을 필요도 없었고, 차선을 바꾸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도로 상황이었습니다.

 

오른쪽으로 틀어지며 미끄러지던 제 아반떼 XD는 지하차도 방벽을 쿵, 쿵, 두 번 받은 뒤에 멈춰섰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앞에 서있던 차를 들이받지 않았고, 뒤따라오는 차도 없었기에 추돌 당하지도 않은채 고이 멈춰셨습니다.

지하차도 방벽이 없었다면 아마 왼쪽 차선의 차선의 차를 꽁무니로 들이받는 상황이었을텐데, 지하차도 방벽 덕에 다른 차를 들이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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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방벽을 왼쪽 꽁무니로 들이받고 90도 돌아 멈춰선 아반떼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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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졌지만 그나마 서서히 속도가 줄어들면서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다른 차를 들이받지 않은게 다행이었고, 큰 충격이 가해진 상황도 아니라 차를 바로 2차선으로 빼고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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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면서 보니 이미 현장은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앞쪽에는 견인차와 구급차도 도착해 있는 상황.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듯 보였고 6중 추돌 사고의 주인공이 되지 않은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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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의 숨은 빙판 블랙아이스(Black Ice)

사고 발생 전후, 대략 1분간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블랙박스 영상으로 보니 제한속도 70km 이하(최고 68km)로 달렸지만 속도감이 꽤 있어보이는군요.

 

사고가 발생한 날은 바로 어제 오전 9시가 조금 못된 시간입니다.

영상의 날씨라 그리 춥지는 않았고 단지 아스팔트 길이 좀 젖어있다고 보일 뿐, 빙판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것이 말로만 듣던 블랙아이스였습니다.

블랙아이스 blackice 교통사고 블랙박스

 

블랙아이스란 낮에 제설 작업 등을 하면서 생긴 물이 밤사이 아스팔트 표면에 얼어붙으면서 아스팔트 표면을 메운 상태를 말합니다.

밤사이 만들어진 얼음판이라 겨울철 아침 출근 시간에 집중된다고 하는데, 운전을 할 당시에도, 영상을 돌려봐도 도로가 젖어있다는 느낌이 들 뿐, 빙판이라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블랙아이스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미끄럽고, 눈길보다 6배가 미끄럽다고 합니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블랙아이스에 대한 보도를 많이 접해보긴 했지만 실제 겪어보니

 

차가 좀 미끌린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순간 핸들은 말을 듣지 않고 차가 미끄러지면서 돌아버립니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도 아니고 단지 차선 변경을 위해 핸들을 틀며 풋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을 뿐인데 차가 미끄러져 버리는군요.

블랙아이스 blackice 교통사고

블랙아이스, 대처 방법은?

4년 동안 아반떼 XD를 몰면서 이렇다할 접촉 사고 한 번 없었기에 이번에 블랙아이스를 만나 미끄러지면서 지하차도 방벽에 쿵~ 쿵~ 부딫힌 사고는 저로서는 꽤 큰 사고처럼 느껴졌습니다.

 

운전석 뒤쪽이 지하차도 방벽에 쿵~쿵~ 찧을 때는 이거 차가 꽤 크게 상했겠다 싶었는데, 돌아와 차를 세우고 확인해보니 뒷 범퍼가 심하게 긁히는 정도로 끝이 났군요.

아반떼 XD 범퍼

 

말로만 듣던 블랙아이스를 처음 겪고 나서 인터넷에서 '블랙아이스'로 검색을 해봤는데, 대처 방법이 대부분 비슷합니다.

풋브레이크를 꾹 밟지말고 두번 세번 나눠 밟고 핸들을 차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돌리라는군요.

 

하지만 블랙아이스를 직접 겪고 보니 풋 브레이크를 두번 세번 나눠 밟을 새가 없더군요.

블랙박스 영상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느끼고(33초 부터) 차가 돌면서 지하차도 방벽에 부딪힐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3초입니다.

 

그나마 상황이 종료되고 난 후 기어 변속 레버보니 차가 미끄러지는 와중에 변속 레버를 L로 옮겼더군요.

풋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L로 변속을 하여 엔진브레이크가 함께 걸리면서 앞에 서 있던 차를 받기 전에 속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반떼 XD 기어변속 레버

블랙아이스를 만나 미끄러지면

  • 풋브레이크를 두 번, 세 번 나눠 밟는다거나
  • 핸들을 차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돌린다거나
  • 엔진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것

상황이 발생한 후의 대처 방법이죠.

실제 그 상황에서 과연 이런 수칙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번에 블랙아이스를 겪고 난 후 느낀 점은 무조건 감속하는 것이 최고라는 점입니다.

겨울철 아스팔트 도로에서 젖은 듯 반짝거리는 물기가 느껴진다면 블랙아이스일 가능성이 있으니 무조건 속도를 줄여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보니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이라 노면이 젖은 것 처럼 보이는데도 도로 제한 속도인 70km에 근접한, 60~68km까지 속도를 냈는데, 앞으로는 젖은 노면을 만나면 무조건 속도를 더 낮추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수업료는 범퍼 긁힌 정도니 꽤 싸게 먹힌 셈입니다.

연비 절감형 타이어, 앙프랑 에코에 대한 의심?

지난해 추석 명절 무렵에 앞타이어 두짝을 연비 절감형 타이어인 앙프랑 에코로 바꿨습니다.

바꾸고 난 후 앙프랑 에코에 대한 교체 과정을 포스팅한 적도 있었는데요 

2013/09/24 - 아반떼 XD, 앙프랑에코 타이어 교체 후기.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포스팅 후 제 블로그 유입 키워드에 '앙프랑 에코 눈길' '앙프랑 에코 미끄러짐'과 같은 키워드들이 확인되곤 했습니다.

그런 키워드들을 지켜본 탓일까요?

 

이번 겨울을 지나면서 눈길에서 미끌림이 유난히 느껴진적이 두어차례 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린 날 겪었던 경험인데요, 차량이 출발하려고 할때, 커브를 틀려고 할 때 앞바퀴 조향 능력을 일시적으로 잃고 미끌리는 느낌을 받은 것이죠.

 

한 번은 마눌님을 옆에 태운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미끌린 후 조향 능력을 회복한적도 있었는데, 짧은 순간 일어난 일이라 마눌님께 따로 얘길하진 않았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타이어 앙프랑 에코 enfren eco tire

 

뭐 제 운전 습관이 험한편인가? 하면 도로 흐름에 맞춰 운전하고, 무리하게 급가속, 급제동을 하지 않는 지극히 FM 운전을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앞 타이어를 앙프랑 에코로 바꾸기 전 사용하던 타이어 역시 연비절감형 타이어인 금호 에코윙입니다.

금호 에코윙을 2011년 4월부터 앞 타이어로 달고 두 번의 겨울을 보냈지만 이런식으로 차가 미끌린 경우는 없었던 반면, 앙프랑 에코로 타이어를 바꾸고 처음 맞는 겨울에 두 세번의 미끄러짐을 겪게 되니 앙프랑 에코의 제동력에 의심을 하게 되는군요.

금호타이어 에코윙 ecowin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뒤쪽의 금호 에코윙도 새 타이어로 바꿀 계획이었고, 앞 타이어와 같은 앙프랑 에코 타이어로 바꾸고자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 겨울을 보내고 나면서, 특히 어제 블랙아이스를 만나 스핀까지 하고나니 하면서 살짝 갈등을 하게 됩니다.

 

다만 블랙아이스 자체의 미끄러짐이 일반 도로의 14배, 눈길의 6배라고 하니 4계절용 타이어는 물론이고 스노우 타이어를 달아도 블랙아이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란 얘기도 많이 보이긴 합니다.

어쨌든 앞으로 겨울철 운전에 좀 더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안전 운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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