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멈추는 것, 잘 달리는 것만큼 중요하다!
주행거리 2만4천km의 2002년식 아반떼 XD를 2010년말에 영입한 후 6만km를 조금 넘게 타면서 브레이크 관련 부품 교환은 아직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왠만하면 급가속, 급정지를 피하는터라 풋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도 꽤 낮은 편입니다.
특히 도로를 주행할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풋 브레이크를 먼저 밟는 대신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서 속도가 떨어지면 풋 브레이크를 밟는 습관 덕분에 브레이크에 관련된 문제를 느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총 운행거리 8만km를 넘기면서 브레이크 패드 수명이 조금 신경쓰이기도 했고, 단골 정비소에 엔진오일을 바꾸러 들를 때마다 브레이크 관련 부품들(브레이크 패드)의 수명도 함께 점검 받곤 했습니다.
브레이크를 깊게 밟으면 들리는 소음!
올 들어 캠핑을 자주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산을 자주 다니게 되고 오르막, 내리막 도로를 자주 달리게 되었는데요, 지난 8월 구롱령 내리막길에서 풋 브레이크를 좀 깊게 밟자 운전석 방향 브레이크에서 드드득~ 하는, 브레이크에 뭔가 걸린 것 같은 소음이 들렸습니다.
브레이크의 이상 증상을 처음 경험했던 구룡령 내리막길
깜짝 놀라 차를 세우고 앞바퀴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지 육안으로 확인해지만 큰 이상은 없었고 내리막길이 끝나고 풋 브레이크를 두어번 가볍게 밟자 그런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풋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갈 경우 페이드(Fade) 현상이나 베이퍼록(Vapor Lock) 1 현상이 발생하여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2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며 풋 브레이크를 계속 밟아야할 상황이라면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해야 합니다.
아반떼 XD 자동 변속기의 경우 2단, 더 심한 경사라면 L단에 놓으면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하게 됩니다.
다만, 내리막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해보니 RPM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차에 꽤 불편한 느낌이 드는 듯 싶어 최근에는 어지간한 내리막길이 아니면 엔진 브레이크 대신 풋 브레이크를 짧게 나누어 밟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내리막길에서 풋 브레이크를 깊이 밟자 같은 소음(드드드득~~)이 들리더군요.
뭔가 이상이 있구나 싶어 단골 정비소를 찾았고, 제 아반떼 XD는 리프트 위로 들어올려졌습니다.
정비사께서는 앞바퀴 안쪽에 있는 브레이크 패드부터 점검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앞바퀴 휠 안쪽의 디스크로터를 가리켰습니다.
디스크 로터란 사진과 같이 바퀴 안쪽에 자리잡은 디스크로 브레이크 패드와 맞닿아 제동력을 얻는 부품입니다.
제 아반떼 XD의 디스크 로터는 중간중간 굴곡이 있고 줄이 가있기도 한데, 이 줄은 주행중 이물질이 끼는 동시에 브레이크를 잡을 때 생기는 것으로 면의 굴곡이나 줄 자체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디스크로터의 안쪽면입니다.
원래 디스크로터는 면적 전체(빨간 화살표)가 마찰이 되며 제동력을 얻어야 하는데 제 아반떼XD의 디스크로터 안쪽면은 마모가 심한데다 디스크로터의 외곽은 현재 제동력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파란색 화살표만 제동에 사용되는 상태라고 합니다.
바깥쪽 면 일부가 제동에 사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제 차의 디스크로터의 이상 마모가 꽤 진행된 상태긴 하지만 디스크로터의 성격상 이 정도 상태에서 교체를 하기엔 좀 애매한 정도라는군요.
하지만 브레이크를 깊게 밟을 때 이상 소음을 두어 번 겪고 나니 제가 더 신경이 쓰여 디스크로터와 브레이크 패드를 함께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디스크로터의 교체 여부를 잠시 고민하고 있을때 정비사께서 묻던 말이 기억납니다.
'이 차, 더 오래 타실꺼죠?'
그만큼, 디스크로터는 소모품이긴 해도 수명이 길다는 얘기입니다.
아반떼 XD 디스크로터 교환 순서
제가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많아 가벼운 DIY를 즐기곤 하지만 한가지 철칙이 있으니, 동력 계통, 제동 계통은 건드리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기자는 것입니다.
일반인이 가볍게 할 수 있는 DIY와 달리 동력이나 제동 계통은 자칫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여기서 보여주는 과정은 디스크로터와 브레이크 패드 교환 DIY 방법이 아니라, 이런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디스크로터와 브레이크 패드 교체를 위해 먼저 바퀴를 떼어냅니다.
디스크로터를 고정하고 있는 두 개의 십자 나사를 풀었습니다.
디스크로터를 감싸고 있는 이 뭉치는 '캘리퍼', 혹은 '브레이크 캘리퍼'라고 부르는 장치로, 이 뭉치 안쪽에 브레이크 패드가 들어가고 유압을 이용해 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로터에 밀착시켜 제동력을 얻는 장치입니다.
평소에는 캘리퍼가 디스크로터를 감싸고 있기때문에 디스크로터를 교체하려면 캘리퍼를 젖혀야 합니다.
정비사께서는 캘리퍼 안쪽의 육각볼트 두 개 중 하나를 풀고 일자드라이버를 캘리퍼 안쪽에 집어넣었습니다.
곧 캘리퍼가 차체 안쪽으로 젖혀지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원래 있던 디스크 로터를 빼내고 새 디스크로터를 달았습니다. 번쩍번쩍 광이 나는 것 같네요!
제 아반떼 XD에 새로 설치하는 디스크로터나 브레이크 패드는 순정 부품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사실 디스크로터나 브레이크 패드는 순정 대신 써드파티 업체의 '튜닝된' 제품을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스크로터 표면에 사선 처리, 혹은 타공을 내어 무게를 줄이고 제동력을 높였다는 제품들인데, 저는 굳이 비싼 튜닝 제품 대신 순정 제품을 쓰기로 했습니다.
아반떼 XD 브레이크 패드 교환 순서
이제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할 차례입니다.
브레이크 패드 역시 순정부품으로 달았는데, 앞바퀴 브레이크 패드 박스에는 바퀴당 2장, 총 4장의 브레이크 패드와 고정 클립이 들어 있습니다.
캘리퍼에 끼워져 있던 브레이크 패드의 클립을 제거하고
새 브레이크 패드를 끼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이하게 생긴 공구가 한 가지 쓰였는데요, 브레이크 패드 교환기라는 이름의 이 공구는 캘리퍼 안의 피스톤을 쉽게 밀어넣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제 열어두었던 캘리퍼를 닫고
캘리퍼 안쪽의 육각볼트를 조이는 것으로 브레이크 패드 교환 작업이 끝났습니다.
아, 물론 바퀴는 다시 붙여 줘야겠죠 ㅎㅎ
휠 안쪽으로 보이는 은백색 디스크로터의 느낌이 참 새롭습니다.
이 참에 뒷바퀴도 풀어 브레이크 상태를 점검했는데, 뒷바퀴는 아직 별 이상없으니 그냥 타도 된다고 하네요.
제 아반떼 XD는 ABS 브레이크가 아니라서 앞바퀴와 달리 뒷바퀴는 브레이크 드럼이 달려 있습니다.
아반떼 XD 디스크로터의 수명은?
이번에 교체한 브레이크 패드입니다.
2만4천km에서 인수한 이후 한 번도 바꾼적이 없으니 아마도 이 녀석은 아반떼 XD가 출고되었던 2002년 부터 11년동안 수고하지 않았나 짐작됩니다.
디스크로터와 마찬가지로 안쪽에 달려있던 브레이크 패드는 바깥쪽이 더 많이 마모되어 안쪽만 제동력을 발휘하던 상태였습니다.
11년동안 아반떼 XD의 앞바퀴에서 제동을 담당했던 디스크로터입니다.
앞서 사진에서 잠시 본 것과 같이 디스크로터 안쪽만 제동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비사께서는 디스크로터 역시 소모품이고 매뉴얼에는 6만km마다 점검, 교체하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폐차할 때까지 한 번도 안갈고 쓰는 경우가 더 많은데, 최근 2~3년 사이에 디스크로터가 이런식으로 마모되어 교체를 하는 경우가 갖아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식, 마모되는 것은 겨울에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의 영향이 아닐까 짐작한다는데요, 디스크로터의 바깥쪽은 운행 중 비도 맞고 세차를 하면서 물을 뿌려 염화칼슘을 씻어낼 기회가 있지만 바퀴 안쪽은 염화칼슘이 그냥 쌓여 이런식으로 부식되니 염화칼슘을 맞고 운행한 뒤에는 세차장에 가서 바퀴 안쪽으로도 물을 뿌려 디스크로터를 세척해주라고 하는군요.
물론 운행한 직후, 디스크로터가 뜨겁게 달궈진 상태에서 물을 뿌리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디스크로터가 충분히 식은 후에 세차를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얘기를 듣고보니 역시 제작년 겨울, 2달 정도 지방 출장에서 염화칼슘을 뒤집어썼지만 하부 세차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염화칼슘의 부식능력(?) 덕에 머플러도 갈아야했고, 디스크로터도 갈아야하는 상황이 올 줄 았았다면, 좀 더 부지런을 떨어 하부세차를 할껄...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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