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연한 아이패드 유저!
제 블로그의 스마트폰 카테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관련된 얘기들입니다.
주로 쓰는 폰이 안드로이드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얘기들도 안드로이드 폰에 관련된 것들 위주로 하게 되는데요, 가끔 '나는 아이폰 유저라서 무효!'를 외치는 블로그 이웃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도 엄연한 아이패드 유저입니다.
2010년 말, 미국 출장지의 애플 스토어에서 구매한 1세대 아이패드를 여전히 방치(?)해두고 있는, 엄연한 아이패드 유저 맞습니다.
요즘 태블릿에 비하면 무겁고, 웹서핑 좀 하려고 해도 픽픽 팅겨버리기 일쑤인 초라한 1세대 아이패드지만, 구입할 당시 900불 가까운 비싼 몸값을 자랑하던 3G, Wifi 겸용의 64GB 아이패드인데, 대략 3년 남짓 지나고 보니 그냥 쓰기엔 불편하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었네요.
1세대 아이패드, 네비게이션으로 써보자
이제는 전원이 꺼진 채 책꽂이에 끼어있는 날이 더 많은 불쌍한 1세대 아이패드, 뭔가 보람되게 사용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네비게이션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수년전 부터 스마트폰을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교통 상황이 반영되는 똑똑한 길 안내에, 별도의 구입 비용이 들지 않는터라 이 스마트폰 네비게이션과 함께 전국 방방 곡곡을 돌아다녔네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네비게이션 사용 중 전화가 올 때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네비게이션 화면이 꺼지고 전화 통화를 하게 되죠.
자주 겪는 상황은 아니지만 네비게이션에 의존해 가는 초행길에서 전화가 걸려오거나, 오랜 시간 통화를 해야하는 경우에는 좀 불편하더군요.
그래,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한다면, 화면 큰 네비게이션 전용 기기를 갖게 되면서 방치되어 있던 아이패드를 살리는 것이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패드를 자동차용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하려면 적당한 거치대가 필요합니다.
저는 아이패드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차량용 아이패드 거치대를 여전히 떼지 않고(!) 놔둔터라, 오랫만에 아이패드 거치대가 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패드용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들
이제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깔아야 합니다.
앱스토어에서 '네비'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꽤 다양한 아이패드용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들이 검색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T-map과 올레 네비, 김기사 정도일텐데, 이외에도 아틀란이나 하이카 다이렉트 보험사에서 무료 제공하는 하이드라이브 등의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들도 있군요.
여러가지 네비게이션 프로그램 들 중에서 T map은 일단 제외가 되었습니다.
T-map은 SK 텔레콤 사용자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터라, 아이패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제 1세대 아이패드는 3G와 와이파이 겸용 모델이지만 어떤 통신사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 통신사 가입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합니다.
평소 스마트폰에서는 T-map을 주로 사용하고 최근들어 3D 맵이 지원되는 아틀란을 가끔 쓰기도 하지만 아이패드에서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오랫만이었기에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들을 몇 가지를 일단 다운로드 받아봤습니다.
현대해상 하이카 보험사에서 무료로 배포중인 하이드라이브입니다..
매피 3D를 기반으로 한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라는데 별도의 요금이 부가되지 않는 대신 회원가입을 해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라 아이패드에서는 화면이 작게 나옵니다.
아이폰용 프로그램이라 작게 나오는 화면은 강제로 키워볼 수 있지만, 역시 큰 화면에서 억지로 키워보는 네비게이션은 불편하더군요.
목적지 입력 방법이나 메뉴 구성 역시 아이패드에서 쓰기엔 많이 불편했습니다.
갤럭시 S3에서 나름 괜찮게 쓰고 있는 아틀란 네비게이션이 아이폰용으로도 나와 있더군요.
아틀란 역시 아이폰용으로 나온 프로그램이라 아이패드에서는 화면을 강제로 키워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3D 맵이 지원되는 안드로이드용 아틀란 3D와 달리 아이폰용 아틀란은 2D 기반의 구버전만 올라와 있었습니다.
뭐, 3D 맵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아틀란 네비게이션 자체가 좀 무거운 탓인지, 1세대 아이패드의 처리 속도가 딸리는 것인지 사용 중간에 갑자기 팅겨버리는 증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결국 1세대 아이패드용 네비게이션으로 낙찰(?)된 것은 김기사입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네비게이션 프로그램 답게, 아이패드 버전이 따로 나와 있어 다른 네비게이션과 달리 아이패드의 큰 화면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시원시원한 화면 구성이 매력적입니다.
김기사는 아틀란 네비게이션과 같이 사용중 팅겨버리는 현상도 없어 1세대 아이패드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이용하던 T-map 네비게이션의 길안내와 조금 다른 안내 방식이 낯설기도 했지만 1세대 아이패드와의 선결 조건은 꽤 잘 맞는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이기에 당분간 아이패드에서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아이패드의 앱스토에서 파일의 다운로드가 전혀 불가능한 상황, 1세대 아이패드의 iOS와 앱스토어에 문제가 생겨 아이패드에서는 앱설치가 불가능하고 PC의 아이튠즈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더군요.
애플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애플쪽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을 듣긴했지만, 해당 문제가 처음 알려진 것이 작년 10월 즈음이고 3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재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불편하더라도 PC의 아이튠즈를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듯 합니다.
1세대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하려면 통신 기능이 상시 작동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들은 목적지 검색부터 실시간 교통정보 등 꽤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1세대 아이패드는 현재 와이파이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무선 공유기가 있어 아무 문제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자동차에서는 스마트폰의 태더링 기능을 켜고 아이패드를 연결해야 합니다.
일단 스마트폰을 테더링 모드로 설정합니다.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을 테더링으로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법은 예전에 자세히 다룬적이 있으므로 참고하세요.
2012/07/03 - 자동차에서 최적!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아이패드 사용하기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이 정상 실행되면 아이패드 설정을 실행합니다.
스마트폰에 와이파이로 연결하기 위해 일반 - 네트워크를 실행합니다.
현재 '연결 안 됨'이라고 설정되어 있는 Wi-Fi 항목을 열어줍니다.
Wi-Fi 목록이 표시되었고, 제 스마트폰의 테더링 이름이 표시되는군요.
이 항목을 클릭하고 Wi-Fi 암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됩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자동차에 올라타면 매번 스마트폰의 태더링을 켜고 아이패드의 설정으로 들어와 연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은 처음 한 번만 설정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해당 Wi-Fi 신호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문제는,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때마다 스마트폰의 Wi-Fi 테더링 기능을 켜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과정 역시 NFC 기능을 이용하면 매번 설정을 조작하지 않고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2013/08/26 - 복잡한 스마트폰 설정 한방에 해결하는 NFC 태그, 신용카드로 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아이패드의 GPS를 켜야합니다.
아이패드의 GPS는 설정 - 위치 서비스 항목으로 들어와 [위치 서비스] 항목을 켜면 됩니다.
아이패드의 GPS는 매번 껐다켰다 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켜놓는 것이 덜 번거로울 듯 합니다.
아이패드를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스마트폰의 테더링을 켜고 아이패드에서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띄우면 1세대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평소 4인치 정도의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에 익숙해져 있다가 아이패드의 큰 화면으로 네비게이션을 보고 있자니 무척 시원 시원한 느낌입니다.
특히 아이패드의 스피커 음량도 꽤 큰 편이라 음성 안내 역시 꽤 만족스럽습니다.
2010년 말 제조된 1세대 아이패드지만 아직 배터리 수명 역시 꽤 긴 편이라 왠만큼 장거리를 운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배터리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네요.
한 가지 단점이라면, 아이패드 거치대를 조수석에 달아놓다보니 목적지 검색시 몸을 조수석으로 기울여야한다는 점인데,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 자동차를 세워둔 상태에서 작동해야한다는 안전 수칙을 생각한다면 크게 불편한 점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딱 만만했던 갤럭시S, 들쭉날쭉한 GPS 성능
사실 처음에는 덩치 큰 1세대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으로 쓰려던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을 네비게이션으로 쓰면 음성통화시 자유롭지 못한 단점을 해결해보고자 하는게 이 작업의 시작이었고, 역시 책상 한구석에 들어가 있던 마눌님의 이전 스마트폰, 갤럭시S를 이용하려던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습니다.
즉, 갤럭시S3의 LTE 테더링을 켜고 네비게이션은 갤럭시S를 이용하면 전화통화는 통화대로 하고, 안쓰는 구닥다리 스마트 폰은 네비게이션 전용기로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마눌님께서 2년동안 쓰다가 지난해 여름 그 역할을 다하고 책상에 모셔진 갤럭시S를 네비게이션 전용기로 쓰기 위해 갤럭시S의 공장초기화를 시켰습니다.
공장초기화를 시켜 깨끗해진 갤럭시S에 딱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만 깔고 밖으로 나갔는데, 왠일인지 현재 위치도 제대로 잡지 못할 뿐더러 어쩌다 현재 위치를 잡아도 150~200미터씩 쿵쿵 튀기 일쑤더군요.
아마도 갤럭시S의 GPS 성능에 이상이 생긴듯 싶었고 실제 GPS 감도 체크 프로그램으로 확인해보니 실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잠깐이지만 한 때 갤럭시S를 사용한 적이 있었고, 당시에도 T-map을 이용하면서 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니 마눌님의 갤럭시S에만 이상이 생긴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으로서의 수명을 다한 갤럭시S의 GPS 문제를 들고 굳이 A/S 센터로 가서 왈가왈부하는게 번거로와 그냥 1세대 아이패드로 네비게이션을 만들어봤는데, 무겁고 덩치 큰 아이패드지만 GPS만큼은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을 실행하자마자 현재 위치를 척척 잡아내는 것은 물론, 150~200m씩 이러저리 널뛰기 바쁜 갤럭시S와 달리 주행중에도 무척 안정적으로 안내를 해줍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을 보다가 네비게이션 전용기와 같은 큰 화면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ㅎㅎ
버리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딱히 쓰기도 불편한 1세대 아이패드,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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