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좋지만 가을,겨울엔 더 좋은 강릉 바다 여행
높은 가을 하늘이 계속 되던 요즘, 커피 생두가 떨어졌다는 핑계로 주문진, 강릉 여행을 또 다녀왔습니다.
주문진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의 사진입니다.
바람은 세차게 불지만 하늘은 맑았고, 올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낮은 지붕이 참 편한 느낌입니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건초 덩어리들만 펼쳐져 있습니다.
어제 주문진 항에서 산 우럭회와 함께 맥주로 달린 덕에 해장거리를 찾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전국 5대 짬뽕 중 하나라는 교동반점으로 가볼까 생각했지만, 평가가 꽤 엇갈리더군요.
무엇보다 한 케이블 TV의 5대 짬뽕에서 들려주는 적나라한 맛 평가를 보고나니 가고 싶은 맘은 사라져 다른 곳을 찾아보았는데, 얼큰한 장칼국수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검색을 통해 나름 유명한 장칼국수집을 찾았습니다.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지만 실내는 꽤 넓은 편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빨간 간판이 교동반점!!
주문 후 10분쯤 지났을까? 기다리던 장칼국수가 도착했습니다.
후추는 빼달라고 했지만, 주방 아주머니는 그냥 뿌려 주셨군요. 이것 후추맛이야! 말하는 듯 합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국물맛이 얼큰한 건 틀림없지만, 개운한 얼큰함이 아니라 고추장으로 국물을 낸 듯 텁텁합니다.
게다가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자극적인 향신료 맛이 계속 공격을 하는군요.
어쨌든 배가 무척 고팠고 얼큰한 것이 땡기던 상황이라 남기지 않고 대부분 먹긴 했지만, 1인분에 5000원짜리 칼국수, 공기밥 값은 별도인 것 치고는...흔히 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굳이 찾아와서 먹고 싶지는 않은...'
손칼국수라고 하던데, 쫄깃함은 온데간데ㅠㅠ
여전히 입안이 얼얼한 상태에서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강릉은, 소나무가 많아 참 푸근한 느낌이 드는 동네입니다. 사진의 마눌님은 솔방울을 열심히 줍고 계십니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그런지 유난히 하늘이 맑고 높네요.
가을 바다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꽤 많았지만, 용케 사람들을 피해 사진 한 장 남겼습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점프샷을 빼놓을 수 없겠죠.
어제 마신 술이 깨질 않아 기둥을 받으려 점프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수 차례 점프 후에 기운이 빠져 나무 벤치에서 쉬고 계시는 중
다시 차를 달려 낙산사로 향했습니다.
낙산사 화재 후 새로 지은 건물들이 많아서인지, 인공적인 냄새가 많이 났지만 그래도 가을 하늘과 단청은 꽤 어울리는 조합인듯 합니다.
단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단청의 색상이 참 화려합니다.
낙산사는 바다쪽 풍경이 일품이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장관입니다.
파랗기만 하던 하늘은 오후가 되어 해가 기울어지면서 누런 빛을 띠고 있지만, 이 역시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나즈막한 처마에 달린 풍경, 제법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아 손으로 살짝 건드리니 자그마한 모습과 달리 뎅~~ 소리가 꽤 듣기 좋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한 무리의 중국 관광객들, 갑자기 시끌벅적 장터 분위기로 바뀝니다.
사진 한 장 찍어보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랑곳 없이 쑥 들이밀기도 하고 왁자지껄 떠드는 건 기본, 흥에 겨웠는지 노래도 불러재끼는군요.
'나는 관대하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이들이 앵글에 들어오지 않는 방향으로 얼른 찍고 자리를 피합니다.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는, 꽤 따뜻한 날입니다.
고요한 산사, 뒤에는 여전히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청껏 부르는 노래라 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생생히 들리는군요.
낙산사에서 내려다보던 풍경 중에 방파제가 있었습니다.
마침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목이라 잠시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방파제에서 일광욕을 하던 아기 고양이는 주목받는게 귀찮은 듯 서둘러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방파제 끝에는 간이 조명탑이 있군요.
점프샷은 힘들다고 투덜대던 마눌님, 막상 실전에 돌입하자 에어조던 뺨칠듯한 포즈로 점프를 해주십니다!
냐하하하~~~
이제 슬슬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출발해야할 시간, 아침에 먹은 장칼국수가 못내 아쉬워 또 다른 먹거리가 뭐 있을까, 찾아보니 속초에 아바이마을 이란 곳이 나오는군요.
순대국을 꽤나 좋아하는지라, 아바이마을로 향했고, 가장 깨끗해 보이는 장수면옥이란데로 들어갔습니다. 순대국밥 가격치고는 조금 부담스럽군요.
잠시 후 나온 순대국의 비주얼은 평범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국물맛은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달짝지근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꽤 진한 육수를 즐기는 편이라 약간은 순대국스럽지 못한 국물맛이긴 한데, 마눌님 입맛에는 무척 잘 맞나봅니다. 맛있다 연발을 하는군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인데, 저는 굳이 표현하라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깔끔한 순대국맛(?)이라고 하겠습니다.
순대 맛은 좋은 편이고 머릿고기도 꽤 넉넉하게 들어있습니다. 다만, 3~4개에 불과한 순대의 양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순대 좋아하는 분은 따로 시키시는게 좋을 듯...
반찬들의 비주얼이나 맛도 상당히 깔끔하고 좋습니다.
고추절임은 아삭하면서 새콤했고, 이정도 아가미 젓갈이면 밥 한공기 뚝딱 비울 수 있을 듯 싶더군요.
뜨끈한 순대국을 먹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내려가고 있습니다.
좋은 커피 생두도 넉넉히 샀고, 시원한 바닷 바람도 한껏 맞으며 충전한 1박 2일, 돌아오는 길에 만난 휘발유 가격은 꽤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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