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 추암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1년에 몇 번씩 강릉, 주문진 여행을 다니다보니, 강릉이나 주문진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다행히 강릉과 주문진은 수 Km~수십 Km 사이에 산과 바다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라 베이스 캠프로 삼기에 무리가 없는 곳이죠.
지난 강릉, 주문진 여행에서도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여행 이틀째, 대관령 삼양목장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근처 양떼 목장은 몇년 전 다녀온 적이 있었고 이번에는 특별히 대관령 삼양목장을 콕 집어 가기로 했는데요, 사실 새해맞이 여행에서도 대관령 삼양목장을 가려고 했지만 당시에는 며칠전 내린 폭설로 인해 차량이 올라갈 수 없다고 하여 가지 못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미 이른 봄의 햇볕을 만끽하던 날씨였지만 혹시나 싶어 미리 전화를 해보니, 차량 출입이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1인당 8000원의 입장료를 내는 게이트에는 차량이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이날은 셔틀버스가 없는 대신 각자의 차량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사실 이른 봄이라 초지에 푸른 기운도 없었고, 젖소들도 모두 축사에 들여 놓은터라 좀 휑한 분위기였습니다.
겨울에는 눈밭이 절경을 이루고 봄에는 푸른 초원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던데, 3월 초는 시기적으로 좀 애매한 때가 아니었나, 정상을 올라온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 대관령 목장 정상에서 맞는 바람 덕에 몸과 마음이 상쾌해 집니다.
푸른 초원과 풀을 뜯는 젖소대신, 타조들이 나와 있었는데요, 큰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과는 달리 건네주는 풀을 잘 받아 먹는 순한 녀석들이더군요.
대관령 목장 입구에 앵그리버드와 짱구 캐릭터를 붙인 풀더미가 보이기에 뭔가 싶었는데요,
속에는 아직 젖을 떼지 않은 새끼양들이 어미양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상상속의 새하얀 털은 온데간데 없고 때가 꼬질꼬질한, 억세보이는 털 옷을 입고 있지만 그래도 새끼는 귀엽습니다.
이 언니는 껌 좀 씹어보신 듯...;;;
이 언니는 껌 좀 씹어보신 듯...;;;
3월 초의 대관령 삼양 목장은 탁트인 전경에 강원도의 시원한 바람은 실컷 맞을 수 있었지만, 1인당 8000원의 입장료는 살짝 본전 생각이 났습니다.
초원에 푸른 기운이 돌고 젖소들을 방목하는 시기에 왔더라면, 하는 생각이...ㅡㅜ
북평장의 옛날 장터국밥
다음날, 아쉬운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강릉, 주문진을 들르면서 북평장도 3번 정도 다녀온 듯 한데요, '옛날' 장터국밥이란 간판을 크게 붙인 이 집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식당 내부 분위기도, 음식맛도 옛스러운 곳입니다.
이 곳의 주 메뉴는 순대국밥입니다.
담백하면서도 진한 국물맛이 지난해 말 다녀온 속초 아바이 순대 골목의 순대 국밥과는 전혀 다른 맛입니다.
다르지만 둘다 좋아하는 맛인데, 이 곳의 순대국밥은 한그릇 먹고 나면 정말 든든한 느낌이랄까요?
이날은 북평장은 서지 않았고, 오직 옛날 순대국밥집을 위해 들렀는데요, 북평장이 서는 날 와보면 시끌시끌한 장터 분위기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도시 한복판의 석회동굴 - 천곡동굴
순대 국밥 한그릇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운 후, 추암 해변을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추암 해변을 가기 전, 천곡 동굴이 괜찮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곳을 들렀습니다.
사실 네비님의 지시에 따라 이곳을 찾아오면서,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 전형적인 도심속에 무슨 동굴이 있나...싶었습니다.
동굴은 꽤 긴편입니다.
길은 대체로 평이하지만 가끔은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시설은 꽤 잘되어 있는 편인데 동굴 특성상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천장 덕분에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석회암에 지하수가 흐르면서 만들어진 동굴이라는데 역시 종유석, 석순, 석주들은 흔히 볼 수 있는게 아니라 그런지 신기합니다.
석주(돌기둥)는 종유석과 석순이 오랜 시간동안 이루어낸 것이라 하죠.
종유석과 석순 사이의 간격은 불과 2~3cm 정도였는데, 두 기둥이 만나려면 수 백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군요.
동굴 관람료는 1인당 3000원에 주차료 1000원이 들었는데, 총 700m 길이의 동굴 탐험은 꽤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추암해변의 갈매기들과 쫒고 쫒기는 한판 승부!
이제 여행의 마지막, 추암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오후 세시가 다된 시간, 햇볕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세찬 바람 덕분에 살짝 추운 기운이 느껴졌는데요, 추암해변의 갈매기들도 바닷가에 떼지어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날아오르는 갈매기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봅니다.
역시 구닥다리 DSLR은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갈매기를 잡기에는 무척 힘이 들고, 미리 초점을 잡아두고 갈매기가 날아오는 경로를 예상하고 기다렸다가 셔터를 눌러야 하는군요.
그나마 200mm 줌렌즈로 당기려니 시야가 좁아져 경로를 예측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나마 갈매기가 워낙 많은 덕분에 셔터를 눌러댄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추암해변에서 갈매기 사진을 찍다보니,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생각났습니다.
하늘에서 추적해오는 독일군 전투기를 해변에서 쉬고 있던 갈매기를 날려 처리하는 그 장면,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냐하하하~~~
사실 차안에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터라, 마눌님께 우산을 쥐어주고 싶었지만, 그건 절대 불가라며 맨몸으로 갈매기들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실 인디아나 존스의 영화 촬영 후기를 보면, 갈매기들이 날아오를 생각을 하지 않는 통에 해변에는 갈매기 모형을 깔아두고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비둘기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이곳 추암 해변의 갈매기들은 무척이나 잘 날아올라줍니다.
냐하하하~ 놀이에 맛들인 마눌님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갈매기 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두어번 더 갈매기를 쫒아다닌 후에야 놀이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마눌님은 갈매기를 쫒고 저는 그런 마눌님을 쫒아 셔터를 누르느라 살짝 추워진 탓에 정작 추암 촛대바위 구경은 뒷전이었고 3월초, 이른 봄의 강릉/주문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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