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속속들이 끼어있는 먼지
컴퓨터에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바깥의 찬 공기를 흡입하는 팬, 내부의 뜨거운 공기를 배출하는 팬 등 여러 개의 팬이 달려 있습니다.
CPU에도 냉각 팬이 달려 있고
그래픽 카드에도 팬이 달려 있고
파워 서플라이 내부에도 냉각팬이 달려 있고
케이스 곳곳에는 이런 팬이 달려 있죠
케이스 앞 뒷면에 달려 있는 냉각팬은 공기의 흐름을 대개 이와 같이 만듭니다. 앞에서 찬공기를 빨아들이고, 뒤로 더운 공기를 내보내는 방식이죠.
컴퓨터의 냉각팬과 먼지
하지만 바깥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입용 팬은 공기 뿐 아니라 바깥의 먼지들도 함께 빨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먼지들이 쌓이면 이불과 같은 역할을 하여 컴퓨터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심한 경우 컴퓨터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6개월에서 1년에 한번쯤은 컴퓨터 케이스를 열고 쌓여있는 먼지들을 청소해 주는 것이 좋지만, 웬만큼 컴퓨터에 대해 자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뚜껑을 열고 청소를 해주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먼지는 컴퓨터 AS를 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AS를 맡은 컴퓨터는 삼성에서 만들어진 MZ-40이란 제품입니다.
소켓 775, 펜티엄4 3GHz급의 CPU, 512MB 메모리, 12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LP 케이스 형태로 연식이 좀 오래되다보니 컴퓨터가 느려져서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펜티엄 4 3GHz급 CPU라서 메모리만 1GB정도 추가한다면 웹서핑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으므로 설명을 드리고 메모리 추가 및 윈도우 재설치를 위해 컴퓨터를 작업실로 옮겨와 분해해 보았습니다.
역시 대기업의, LP형 컴퓨터 답게 빈틈없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열이 많이 나는 펜티엄4, 775 계열의 CPU를 LP 케이스에 담아놓을 수 있었던 것은 히트 파이프로 단단하게 무장한 특제 CPU쿨러의 역할이 컸습니다.
하지만, 쿨러 그릴 안쪽으로 보이는 먼지가 심상치 않게 느껴져 쿨러를 분리해본 결과 몇 년은 족히 묵었을 것으로 보이는 떡먼지가 잔뜩 끼어있었습니다.
방열판에 붙어 있는 먼지는 이불 솜으로 쓴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습니다.
브러시와 진공청소기를 이용하여 덕지덕지 붙은 먼지를 깨끗이 털어낸 후의 모습입니다. 방열판 위에 보이는 핀은, 쿨러와 방열판을 고정하는 플라스틱인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나사와 달리 삼성 컴퓨터라 그런지 특이한 형태의 플라스틱 핀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CPU와 방열판 사이에는 빈공간없이 밀착시켜주는 써멀 컴파운드(흔히 열전도 구리스라고들 합니다)가 발라져 있는데요, 써멀 컴파운드를 도포한지 수 년 이상 지날 경우 써멀 컴파운드가 딱딱하게 굳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쿨러를 분리할 경우 열 전도 효과가 사라지게 되므로 CPU에 쿨러를 고정하기 전, 새로운 써멀 컴파운드를 바르고 얇게 펴 줍니다.
이후, 메모리 추가 및 윈도우 재 설치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만, 사용하고 계시던 17인치 LCD 모니터의 목부분도 덜렁거리는 상태라 모니터 목 부분을 분해해 보았더니 나사가 풀려 플라스틱 커버 내부에서 돌아다니던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부러지는 등의 문제는 없었으므로 나사를 단단히 고정하여 새 것 처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웬만큼 부지런하거나, 웬만큼 컴퓨터에 자신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컴퓨터 뚜껑을 열고 먼지 제거 청소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먼지는 열로 인한 고장을 일으키는 등 여러가지 악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1년에 한 번쯤은 청소해 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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