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밖에 놓인 에어컨 실외기, 볼라벤에 위험하지 않을까?

태풍 볼라벤의 엄청난 위력. 에어컨 실내기는 안전할까?

제가 있는 곳은 볼라벤의 영역 중 소위 '헬게이트'라 불리운 경기도 화성 지역입니다.

 

비는 살짝살짝 뿌리는 대신 종종 돌풍과 같이 날카로운 바람이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네요.

오후 2시를 넘기면서 바람의 강도가 점점 세지는 느낌인데다 고층 아파트이다 보니 더욱 실감이 납니다. 살면서 바람에 공포까지 느끼긴 처음이네요.

 

20분 전,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쇳소리로 우당탕 소리가 났습니다.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철제 의류 수거함이 넘어져 있네요.

지상에 있던 철제함이 넘어질 정도니 바람이 정말 무섭게 들이치나 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바로 옆의 재활용 종이를 모아놓은 곳은 멀쩡합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과수원에서 낙과 방지를 위해 그물망 펜스를 친다고 하던데, 재활용 박스를 둘러싸고 있는 그물망이 어느정도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카메라를 꺼낸 김에 맞은 편 건물을 찍어봤습니다.

TV에 나온대로 테이프에 신문지에 단단히들 대비를 하고 있군요.

그나저나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에어컨 실외기와 위성 안테나가 참 위태해 보입니다.

어련히 잘 고정되어 있겠지? 생각하면서 눈길을 돌리려다, 첫번째 에어컨 실외기에 뭔가가 아른거립니다.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헉...박스 테이프로 에어컨 실외기와 난간을 고정시켜 놓았네요. 무슨 의도로 발라 놓은 것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지난번 본가에 에어컨을 긴급 설치하면서 지켜보니 에어컨 앵글과 에어컨 실외기 바닥면 4곳에는 나사로 고정할 수 있도록홈이 파져 있었습니다.

나사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데, 굳이 박스 테이프로 저렇게 감아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요...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저 집까지 가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고, 다른집 에어컨 실외기는 어떨까 싶어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실외기와 실외기 앵글을 고정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앵글에 실외기를 올려놓았을 뿐입니다.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또 다른 집입니다.

이 집 역시 실외기와 앵글을 고정하고 있는 나사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얹어 놓았습니다.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또 다른 집 역시 마찬가지. 혹시 위의 두집이 제 카메라로는 볼 수 없는 실외기 앞쪽은 볼트로 고정해 놓았을까? 싶었는데, 이 집은 앞쪽에도 아무런 고정 볼트가 없는 상태입니다.

태풍 볼라벤 돌풍 위험 에어컨 실외기 난간

 

제가 사는 층은 17층, 위의 세집은 16, 15, 14층 입니다. 고층 아파트임에도 실외기 앵글에는 아무런 고정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네요.

제가 에어컨은 문외한이라 괜한 걱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에어컨 실외기와 앵글은 따로 고정을 않고 저렇게 얹어 놓기만 하는 것인가요? 혹시 에어컨 설치 전문가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답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고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아파트 관리소나, 하다못해 소방서에라도 신고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 신경이 쓰이는군요.

 

덧 :

한 다리 건너 에어컨 설치 기사분께 물어보니 실외기의 발 4개는 고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옥상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진동 방지를 위해 고무 패드를 이용해 고정하며 고층 아파트에 실외 앵글에 설치하는 경우라도 볼트로 고정해야 한다는군요.

저렇게 앵글에 그냥 얹어 놓기만 한 것은 진동과 추락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위험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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