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현자네해물촌의 매콤한 해물찜. 가족 친지들과 몇 년째 찾고 있는 주문진 맛집

얼핏 구경한 대관령 눈꽃과 정동진

며칠 전 부모님이 계신 주문진에 다녀왔습니다.

 

나름 시간나는대로 찾아 뵙는데도 며칠 전 전화하셔서는 얼굴 잊어버리겠다기에 예정보다 좀 일찍 다녀오게 되었네요.

 

천안에서 주문진까지는 약 3시간~3시간 30분 정도, 평일이라 길은 많이 막히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평창올림픽 대비 고속도로 보수공사를 하는 구간을 만나 속도가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밖의 날씨는 쌀쌀했지만 햇볕은 따뜻한 날이었는데, 대관령 터널을 몇 개 지나가면서 고속도로 주변 숲이 눈으로 뒤덮인 풍경을 만나게 되었네요.

 

안개도 살짝 끼어 속도를 줄여야 했지만 올해 처음보는 눈꽃이 마냥 시원했는데, 아쉽게도 대관령을 넘어 고도가 낮아지니 금새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관령 터널 눈꽃

 

그렇게 주문진에 도착한 첫 날은 주문진항에서 산 생선회와 삼겹살로 이른 저녁을 배부르게 먹으며 쉬었고, 다음날 오전에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를 다녀왔습니다.

맑게 개인데다 따뜻하게 햇볕까지 내리쬐는 정동진의 하늘과 바다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하슬라아트월드

 

다만 마눌님께서 인터넷을 보고 결정한 하슬라아트월드는, 부모님과 다녀올만한 장소는 아니더군요ㅠ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전시회 동선이 다리 아픈 부모님께 적당치 않았을 뿐더러, 1인당 7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기에는 '개인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슬라아트월드 피노키오박물관

피노키오를 컨셉으로한 목각 조형물을 비롯해 다양한 꼭두각시 인형들이 있었지만, 시국이 시국이라 그런지 전시장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꼭두각시를 구경하는 마음이 편하질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저희, 4명은 암묵적인 만장일치로 하슬라아트월드를 빠르게 빠져나왔고, 근처 정동진 해변을 잠시 구경했습니다.

정동진 해변

오랫만에 찾아온 정동진이었지만 역시 좀 쌀쌀한 날씨다보니 정동진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만 후딱 찍고 주문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수 년째 단골, 현자네해물촌

정동진에 머무른 시간보다 정동진까지 달려가는 시간이 더 걸렸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따뜻한 햇볕 덕분에 즐거운 가족 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이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주문진 해안도로에 있는 현자네해물촌입니다.

 

현자네해물촌을 처음 찾은 것은 약 5년전, 당시 주문진 지인의 집에 몇 번 놀러올 때마다 해물찜을 맛보게 되었고, 이후 지인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지만 공교롭게도 부모님이 주문진에 정착하게 되면서 계속 찾고 있는 곳입니다.

주문진 현자네해물촌

 

현자네해물촌을 처음 찾았던 몇 년 전에는 단지 지인의 집에서 걸어서 갈만한 곳이라 들렀는데 뜻밖에 맛이 괜찮았고, 이후 입맛이 까다로운 부모님 역시 맛이 썩 괜찮다는 평가를 내린 집이기도 합니다.

현자네해물촌 실내

 

현자네해물촌의 메뉴는 꽤 다양한 편이고 가격은 3만원~4만원 선입니다.

저희는 늘(!) 해물찜을 시키는데, 이번에 와서 문득 메뉴판 사진을 찍다보니 해물찜 이외에도 메뉴가 무척 다양하네요.

현자네해물촌 메뉴

생선을 특히 좋아하는 마눌님께서는 다음에 오면 '모듬생선조림'이나 '생고등어조림', '모듬생선구이'를 시켜먹겠다고 합니다.

 

4명의 가족은 해물찜 중자를 시켰고, 먼저 기본 반찬이 깔립니다.

현자네해물촌 기본반찬

 

노릇하게 구워진 열기와 부침개, 명란젓 등 기본 반찬도 꽤 튼실합니다.

현자네해물촌 기본 반찬

 

생선구이를 특히 좋아하는 마눌님은 열기 구이를 꼼꼼하게 발라먹었고, 저는 샐러드와 마탕, 부침개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열기구이

 

잠시 후 김이 무럭무럭 나는 '중' 사이즈의 해물찜이 나왔습니다.

현자네해물촌 해물찜

 

해물찜은 커다란 접시에 넉넉하게 담겨 나오는데, 제 카메라는 접시 크기가 잘 가늠되지 않고 그나마 마눌님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접시 크기가 잘 느껴집니다.

현자네해물촌 해물찜

 

일단 해물찜에 올려진 낙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해물찜 낙지

 

가리비, 백합, 홍합 등 다양한 조개의 살을 발라내고 껍질은 큰 그릇으로 빼두는 작업을 한 뒤에

해물찜 조개

 

원하는 해산물과 콩나물을 집어 맛있게 먹습니다.

이곳 해물찜은 흔히 하는 것처럼 와사비 간장을 찍어먹어도 되지만 걸쭉하고 매콤짭조름한 양념이 해물과 콩나물에 골고루 묻어 있어 그냥 먹어도 좋습니다.

현자네해물촌 해물찜

저는 조개보다 명태 곤이(이리)를 좋아하는데, 특히 걸쭉한 양념이 묻은 아삭한 콩나물과 곤이를 크게 집어 먹을 때의 식감과 맛을 참 좋아합니다.

 

작은 조개 부터 큼직한 조개들까지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현자네해물촌 해물찜

현자네해물촌의 해물찜 매운 맛은 먹은 뒤 살짝 땀이 맺힐 정도의 '은은한 매운맛' 수준인데, 일반적으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매운맛을 특히 즐기는 아버지께서는 '더 맵게'로 주문을 넣곤 하며 저도 좀 더 매운 맛을 즐기곤 하니, 매운 맛을 즐기는 분이라면 주문시 더 매운맛으로 주문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해물찜 중자는 어른 3~4명이 먹기에 적당한 양인데, 어느새 바닥이 드러난 접시가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현자네해물촌 해물찜

 

그렇게 해물찜이 아쉽다 싶으면 볶음밥을 주문하면 됩니다.

볶음밥(1인분 2000원)을 추가하면 남은 해물찜 접시를 들고가 해물찜 양념에 밥과 김치, 김 등을 추가하여 팬에 담아 나옵니다.

현자네해물촌 볶음밥

 

가스렌지의 불을 올리고 볶음밥을 팬의 벽에 얇게 펼친 뒤 조금 기다렸다가

현자네해물촌 볶음밥

 

눌어붙은 볶음밥을 한 국자씩 떠서 후후 불며 먹으면 됩니다.

그간 저희 가족의 경험에 따르면 4명이 왔을 때는 볶음밥 2개가 적당했고, 3개를 시키면 늘 남기곤 했는데 이 날은 볶음밥 2개의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ㅎㅎ

현자네해물촌 볶음밥

 

몇 년전 지인을 만나러 주문진에 왔다가 현자네해물촌을 처음 들렀을 때만 해도 맛이 괜찮긴 하지만 다시 찾을꺼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부모님이 주문진으로 이사를 온 뒤로 어느새 즐겨 찾게 되었네요.

자주는 아니지만 몇 년째 찾았음에도 늘 같은 메뉴(해물찜)만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볼 생각인데요, 현자네해물촌을 처음 찾은 분이라면 일단 해물찜에 도전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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