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 전어대하 축제 당일치기 여행기. 즐거웠던(?) 무창포 수산시장 가을 나들이

볕이 쨍한 가을날, 무창포 나들이

가을볕이 쨍하게 내리쬐던 어느 아침, 마눌님은 바닷가를 다녀오자고 계속 졸라댑니다.

 

충청도 천안에 살고 있지만 바닷가를 보려면 한 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 쉬는 날 아침에서야 갑자기 가자고 얘기하는게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항복하고 차를 몰고 나왔습니다.

 

마눌님이 오늘 다녀오자고 한 곳은 무창포, 마침 대하 & 전어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군요.

 

저는 단지 해산물을 먹으러 가는 것이면 지인이 있는 태안으로 가자고 했지만, 당일치기 나들이인데다 번번히 지인에게 신세지는 것도 미안하다고 하여 결국 무창포로 출발합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높은 하늘 쨍한 햇볕에 누런 논을 보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가을 들녘

 

천안에서 한시간 반을 달려 무창포 근처에 거의 도착했고, 갈림길 맞은 편에는 무창포 대하&전어 축제 포스터가 크게 붙어 있네요.

무창포 가는 길

 

평일이라 빈자리가 넉넉한 무창포 시장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무창포 수산 시장쪽으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무창포 항구

 

대하전어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무창포 수산시장은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낚시 도구와 아이스박스를 짊어진 사람들도 꽤 많더군요.

무창포 대하전어 축제

 

무창포 수산시장쪽으로 가는 길에 무대쪽에 한 무리의 꼬마들이 앉아 있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대하 체험(?)을 하러 온 아이들이더군요.

많은 인원이다보니 몇명씩 무리를 지어 시간차 공격(!)을 하러가는 모습이 귀엽습니다ㅎㅎ

무창포 대하전어 축제

 

마눌님께서는 바닷길이 갈라지는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도 보고 싶어 했지만, 천막에 붙은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시간표를 보니 아쉽게도 바다가 갈라지는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시간표

무창포 수산시장의 대하와 전어

마눌님께서 무창포를 목적지로 정한 가장 큰 목적은 대하과 전어맛을 보기 위해서 였습니다.

무창포 수산시장 1층으로 들어가니 양쪽에 수산물 가게들이 들어선, 흔한 수산시장 풍경이 펼쳐집니다.

무창포 수산시장 1층

 

무창포 대하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무창포 수산시장의 주요 메뉴는 자연산 대하였습니다.

길이 15cm는 되어 보이는 꽤 큼직한 대하부터

무창포 자연산 대하

 

조금은 씨알이 작은 대하들까지 가게마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무창포 자연산 대하

 

가게 수족관에는 발을 휘저으며 헤엄치고 있는 흰다리 새우들도 보였고

흰다리 새우

 

그 사이사이에 멍게와 조개, 얼음에 얹혀진 구이용 전어와 물에 담겨 있는 횟감용 전어들도 눈에 띕니다.

무창포 수산시장 전어

 

무창포 수산시장 골목을 쓱~ 둘러본 마눌님께서는 가게 한 곳에서 흥정을 시작했습니다.

대하는 1kg에 4만원, 구이용 전어는 1kg에 1만원 정도의 시세였는데, 저희는 두 사람이다보니 대하 2만원, 구이용 전어 5천원어치를 구입했습니다.

전어 대하

올해 처음 맛본 대하구이와 전어구이

무창포 수산시장 1층에서 구입한 수산물은 2층에 있는 횟집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면 먹을 수 있습니다.

1층 수산물 가게 아주머니에 따르면 2층 상차림 비용은 인원수에 관계없이 수산물 1kg에 1만원, 다만 전어는 따로 구워야하니 1만원이 추가된다고 하더군요.

 

많지 않은 양의 대하와 전어에 상차림 비용이 2만원이니 살짝 부담스럽다 싶었는데, 1층 아주머니가 상차림 비용을 좀 싸게 얘기해주겠다며 전어와 대하가 담긴 통을 들고 2층 가게까지 안내해 주었습니다.

 

1kg당 1만원짜리라기에는 밑반찬이 많이 부실해보였지만, 어차피 대하와 전어만 구워먹으면 되니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무창포 수산시장 2층 횟집

 

소금을 깐 프라이팬에 대하를 올리고 뚜껑을 닫았고

무창포 대하구이

 

얼마되지 않아 발그스름하게 색이 바뀌며 대하가 익어갑니다.

무창포 대하구이

 

그 사이에 구워진 전어도 상위에 안착했습니다.

무창포 전어구이

 

비린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 저는 대하 위주로 공격했습니다.

먼저 대하의 머리만 떼어냈고, 떼어낸 머리는 다시 프라이팬에 던져 둔 뒤

대하먹는 방법

 

대하의 꼬리를 잡고 다리만 가위로 잘라내고

대하먹는 방법

 

껍질은 벗기지 않은 채 초장과 와사비 간장에 폭 찍어 한입에 쏙, 꼬리만 남기고 털어 넣습니다.

마눌님은 대하 껍질도 꼼꼼하게 벗겨내며 먹지만 대하는 껍질째 먹는거라 배운 저는 꿋꿋이 껍질을 고수합니다.

대하먹는 방법

 

떼어낸 대하 머리는 더 노릇, 바삭하게 구운뒤 날카로운 머리껍질과 뿔(?)을 떼어내고 고소하고 쌉싸름한 머리속살을 즐겼습니다.

대하먹는 방법

 

생선을 좋아하는 마눌님은 대하보다 전어구이의 고소한 맛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여, 맛있게 흡입하셨습니다.

가을 전어구이

 

그렇게 2만5천원 상당의 대하과 전어 구이를 맛있게 먹은 뒤, 1만5천원의 상차림 비용을 내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섰습니다.

무창포 수산시장

 

볕이 쨍한 가을 오후의 무창포 해변에는 평일인데도 나들이 온 관광객들이 종종 보였고, 저희도 바닷가 산책을 나섰습니다.

무창포 해수욕장

 

서해안 특유의 뿌연 물색깔은 본가가 있는 주문진 바닷가와는 사못 다른 분위기지만 황금빛 가을 햇볕에 왠지 기분이 풍성해 집니다.

무창포 해수욕장

 

해변에 같은 방향을 보며 무리를 지어있는 갈매기떼와 잠시 놀다가(?) 바닷가 근처의 작은 커피숍에 들어가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씩 시켜 두고 풍성한 가을볕을 즐긴 오후였습니다.

아메리카노 아이스아메리카노가을볕과 함께 커피로 기분 좋은 마무리

기분 좋았던 무창포 나들이, 찜찜한 마무리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드라이브를 했고,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전어 구이와 대하구이에, 맛있는 커피까지 즐긴 뒤 집으로 돌아왔고, 저는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둘러보다보니, 1층에서 통에 담겼던 전어와 횟집에서 구워져 나온 전어의 수가 다른 것을 알았습니다.

 

전어와 대하가 담긴 통을 들고 2층 횟집으로 온 뒤 횟집 조리실 문으로 직행해버리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왠지 살짝(?) 찜찜했기에 사진을 확인해 보니 통에 담겼던 7마리의 전어는 6마리의 전어 구이가 되어 있더군요ㅎㅎ

무창포 수산시장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던 전어 한마리, 가출

죽어 있던 구이용 전어가 살아서 어디론가 튀어버렸을리는 없을테고, 값 싼 구이용 전어가 사라질 정도면 비싼 대하는 좀 더 사라졌겠죠.

 

기분 좋게 즐겼던 뜨내기 손님의 무창포 수산시장 나들이의 마무리는 좀 씁쓸해졌는데요, 무창포 수산시장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1층에서 산 수산물을 2층 횟집으로 가져가 드실 때는 마리 수를 정확히 세어 둘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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