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화분 이사, 추가한 1톤 트럭
5월 말,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쓰였던 일 중 하나는 거실의 화분들을 무사히 옮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사 견적 문의를 위해 전화 통화를 할 때 두 사람이 사는 작은 집이고 평수를 말하니 짐은 5톤 탑차 한 대면 충분할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천장에 닿을 듯 말듯한 커다란 커피나무, 파키라 화분에 무거운 킹벤자민 화분 등 대형 화분 6개와 자잘한 화분들이 있다는 상황을 알려주니 이사짐 센터들은 하나같이 1톤 트럭을 한 대 더 불러야 겠다더군요.
단지 큰 화분을 우겨 넣어 싣는게 아니라 키 크고 팔을 넓게 벌린 식물의 잎이나 가지가 다치지 않고 가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5톤 탑차의 2/3 정도만 이사짐을 싣고 남은 공간에 화분을 싣고, 화분이 쓰러지지 않도록 화분 사이사이에 짐바구니들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따로 부른 1톤 트럭에는 부피가 큰 짐들을 따로 실어 움직였는데, 그나마 1톤 트럭 추가 비용이 10만원이라 다행이었습니다.
화분은 탑차에, 밀려난 짐은 1톤 트럭에
새 집에 이사짐이 도착한 뒤, 사다리차를 이용해 짐들을 올렸지만 화분들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렸고,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커다란 커피나무와 파키라 나무들을 보면서 신기해 하더군요.
그렇게 덩치 큰 화분들의 수송 작전은, 약간의 비용이 들었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피나무에 열려 있던 커피 열매 몇 개가 떨어지고 파키라 나무 잎이 몇 장 찢어지긴 했지만 무사하게 도착했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사 다음 날, 멀쩡했던(?) 파키라 나무
이사 후 1달, 파키라 나무의 괴사
새 집으로 이사온지 한 달 남짓, 무사히 옮겨 왔다고 생각했던 화분들 중 파키라 나무가 괴사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파키라 가지에 달려 있던 잎들이 누렇게 마르고, 누런 잎들이 떨어진 뒤, 결국은 굵은 가지들이 허옇게 말라버렸습니다.
사실 파키라 나무의 잎이 누렇게 마른 것은 갑자기 진행된 것이 아니고, 평소와 다른 상태가 2~3주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사 후 몸살을 앓는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했던 것이 큰 실수였습니다.
거실 한 켠에 서 있던 파키라 나무의 잎이 평소보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누렇게 말라가는 것을 여러 번 인지했지만, 이사 후 처리할 일들이 많아 무시했던 것이죠.
파키라 나무의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에 파키라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니, 파키라 나무의 밑둥과 뿌리가 흔들흔들 하더군요.
이사짐 차 안에서 화분이 많이 흔들렸던 것 같았고, 다른 화분들에 비해 흙이 뭉쳐있지 않았던 파키라 나무의 뿌리와 흙이 분리된 상태로 거실에 방치했던 것이 원인인 듯 싶습니다.
사진은 검은 곰팡이 같은 것이 올라와 있는, 이미 상태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 2주 남짓 파키라 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나름 손을 써봤지만 오늘 아침 파키라 나무를 보내주었습니다.
5년 넘게 동거동락했던 파키라 나무
거대한 파키라 나무가 저희 집 거실에 머무르기 시작한 것이 2011년, 벌써 5년 넘게 동거동락을 해 왔네요.
옆집 형님과 술 한잔 하다가 큼직하니 멋진 나무라며 관심을 가졌더니 가져가 키우라고 해서 냉큼 받아 왔던 것이 저희와의 인연이었습니다.
처음 파키라 나무가 저희 집에 왔을 때는 큰 기둥 2개가 한데 심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2011년, 집으로 온 직후의 파키라 나무
그렇게 2년 남짓 잘 지냈는데, 화분의 물관리를 잘못 하여 한 그루의 밑둥이 썩어버렸습니다.
2013/04/09 - 거대 파키라 나무의 긴급 수술. 화분 속을 열어보고 경악한 이유
물관리 실수로 밑둥이 썩어버린 파키라 나무
화분의 흙관리, 물관리는 '과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좋은 경험이었고, 잘라 물꽂이 했던 파키라 가지에서 뿌리가 돋아 나기도 했습니다.
물꽃이한 가지에서 나온 파키라 뿌리
뿌리가 돋아난 파키라는 화분에 옮겨 심어 꽤 큰 파키라 나무로 키웠고, 지인에게 선물로 넘겨주기도 했습니다.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두 그루 기둥에서 한 그루만 남은 파키라 나무, 가지치기를 통해 수형을 잡는 요령을 터득하기도 했고
2015/06/07 - 파키라 가지치기 6주 후, 앙상했던 파키라 가지에 생긴 변화
이사하기 전까지, 그리고 이사한 직후에도 커다란 녹색 잎이 근사한 파키라 나무였는데, 불과 한 달만에 괴사하고 말았습니다.
저희 집에 들어온 식물 중 죽어나간(?) 것은 파키라가 유일합니다.
3년 전 한 그루, 그리고 이번에 나머지 파키라 나무를 보내게 되었는데, 두 번 모두 파키라 나무의 잎이 급격히, 그리고 한꺼번에 누렇게 변하는 신호를 2~3주 방치하다가 뒤늦게 밑둥이 썩어들어가는, 손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버린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네요.
사실 커피나무들만 신경쓰다보니 파키라 나무는 찬밥 신세였던게 사실이었고, 흙을 갈아야 할 시기도 지났지만 이사한 뒤, 집정리가 끝난 뒤에 분갈이를 하겠다며 계속 미뤘던게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거실에서 커다란 녹색잎을 뽐내던 파키라를 괴사시킨 것은 관심부족입니다.
파키라 잎이 죄다 말라서 떨어져 버린 상황이었지만, 가지 끝에 어린 파키라 잎이 겨우 녹색을 유지하고 있기에 가지 밑둥을 잘라 물꽂이를 해두었습니다.
파키라의 물꽂이는 건강한 가지를 잘라야 한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기에 뿌리가 날 것이란 기대는 않고 있지만, 날마다 물을 갈아주면서 뿌리가 돋아나는 기적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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