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부모님 댁으로 입양보낸 커피 새싹들
저희 집 커피나무의 첫 수확량은 아쉽게도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쑥쑥 잘 커온 커피나무의 수확량 치고는 너무 보잘 것 없어 실망했지만 원래 커피나무의 첫 수확물은 양이 얼마되지 않고, 2~3번의 수확을 반복하면서 본격적인(?) 커피 열매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20알 남짓한 커피나무의 수확물은 페트병 화분에 심어 싹을 틔웠고, 지난 2월에 본가와 처가로 커피 새싹이 자라고 있는 페트병 화분을 분양했습니다.
특히 하루 종일 볕이 잘 드는 주문진 본가에는 꽤 많은 수의 커피 새싹을 분양했습니다.
그렇게 주문진 본가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 새싹은 떡잎이 활짝 피었고, 떡잎 사이로 본잎이 잔뜩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는 몇 년전 익히 봤던 광경이라 그리 신기하지 않은데, 부모님은 꽤 신기하게 느꼈는지 전화통화를 할 때 커피 새싹의 근황을 알려주곤 합니다ㅎㅎ
부모님 댁에 보내기 전 페트병 화분 하나에 3개 남짓 심었던 커피 새싹들을 페트병 화분 하나 당 한 포기로 나눠 심었습니다.
2016/01/21 - 커피콩에서 발아한 커피싹, 새 화분으로 옮겨 심기. 2세대 커피콩의 고군분투
두세 포기의 커피 새싹이 자라면서 뿌리가 엉키면 나중에 화분을 나누는 작업이 꽤 번거롭기 때문에 미리 나눠 심었던 것인데요, 부모님 댁으로 보낸 이후 몇몇 페트병 화분에서 새로운 커피 새싹이 올라와 뜻밖의 동거 중인 녀석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페트병에 동거중인 커피 새싹, 넓은 화분으로 옮겨심기
가끔 커피 새싹들의 근황을 알려주던 아버지는 둥근 껍질 속에서 쭈글쭈글한 떡잎이 펴지고 새 잎이 올라오자 더 자주 근황을 알려주었습니다.
급기야 페트병 화분 하나에 두 포기씩 있는 녀석들을 따로 나눠 심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재촉아닌 재촉(?)을 받기에 이르렀고, 며칠 전 주문진 부모님 댁으로 출발하며 빈 화분과 바크(나무껍질) 등 분갈이 재료들을 준비해 갔습니다.
소독된 나무 껍질인 바크는 화단이나 화분 위에 뿌리는 장식용 재료로 주로 사용되지만, 저는 화분 아래에 깔아주는 재료로 사용합니다.
대형 화분의 경우 전체를 흙으로 채우면 흙의 물빠짐이 좋지 않을 뿐더러 화분이 무거워지는 문제가 있어 바닥쪽에 다른 재료를 채우는데, 저는 바크를 애용합니다.
사실 이번에 준비해간 빈 화분들은 자그마한 녀석들이라 전체를 흙으로 채워도 상관없지만 화분의 물구멍으로 흙이 새는 것을 막기위해 화분 바닥의 1/5정도 깔았습니다.
평소 혼합토나 배양토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지만, 깜빡 타이밍을 놓쳤기에 주문진에 도착하여 작은 화원에서 분갈이 흙을 샀습니다.
10리터 1봉지에 3천원짜리 분갈이 흙을 3봉지 구입했는데, 평소 제가 쓰던 분갈이 흙보다는 펄라이트나 피트모스의 양이 적더군요.
2014/11/24 - 커피나무 분갈이 후, 심한 몸살을 앓다. 오랫동안 사용한 분갈이흙을 바꾼 사연
분갈이 흙을 화분에 3/4정도 채웠습니다.
간편한 분갈이 - 페트병 화분의 장점
커피콩을 싹틔워 기르면서 페트병으로 화분을 만들어 사용하곤 합니다.
2리터 페트병을 잘라 만든 페트병 화분은 싹이 난 뒤 5~10cm 남짓한 모종이 될 때까지 기르는데 안성마춤입니다.
페트병 화분을 애용하다보니 페트병 화분은 분갈이할 때 특히 편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 화분은 뿌리를 다치지 않고 흙덩이를 빼내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페트병 화분은 화분 자체를 잘라버리기만 하면 됩니다.
2013/06/17 - 커피나무 두번째 분갈이! 페트병 화분 덕에 분갈이가 제일 쉬웠어요
저는 분갈이를 할 때 되도록 뿌리를 다치지 않는데 신경을 쓰느라 페트병을 잘라내지만 아버지는 스타일이 또 다릅니다.
페트병 화분을 자르고 말고 할 것 없이 화분 가운데로 손을 쓱~ 밀어 넣고 커피 새싹을 흙째 들어올리더군요ㅎㅎ
방법은 좀 달랐지만 어쨌든 뿌리만 다치지 않으면 되는 것인 만큼, 아버지의 방법 역시 성공적이었습니다.
커피 새싹의 키에 비해 의외로 튼실하게 자라난 뿌리가 인상적입니다.
새 화분에 채워 놓은 흙의 가운데를 오목하게 만들고, 흙덩이째 꺼낸 커피 새싹을 조심스럽게 올려 놓습니다.
커피 새싹 주위로 새 흙을 조심스럽게 채우면 한 포기 옮겨 심기 작업이 완료됩니다.
몇 년전, 처음 분갈이를 할 때 뿌리에서 흙을 털어내라는 식의 얘기를 보고 따라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새싹 부터 큰 나무의 분갈이까지 반복해서 하다보니 흙을 털지 말고 원래 흙까지 그대로 떠서 옮기는게 분갈이 쇼크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더군요.
식물의 잔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덩이째 옮기려면, 화분의 흙이 건조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흙이 젖은 상태에서 옮기려다보면 흙덩이가 깨지기 쉽고, 그 과정에서 잔뿌리가 뜯겨 나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커피 새싹의 분갈이는 미리 언질을 하지 못한터라 흙이 축축하게 젖은 상태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준비해 온 화분과 부모님 집에 있던 화분까지, 총 5개의 화분에 커피 새싹을 옮겨 심었습니다.
몇 년전 싹 터오른 커피콩의 껍질 속에서 쭈글쭈글한 떡잎이 펴지고, 뾰족한 새 잎이 돋아나는 광경을 보면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곤 했는데, 요즘은 아버지께서 제가 느꼈던 재미를 느끼고 계신 듯 합니다.
2012/08/03 - 으라차차! 커피콩 발아 동영상 2탄
사실 오늘 포스팅은 몇 년전 올렸던 포스팅들의 재탕(?)입니다.
다만 주문진의 커피 새싹과 동탄의 커피 새싹은 발육 상태에 큰 차이가 있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떡잎이 펴지고 새 잎이 돋아나고 있는 주문진의 커피 새싹(오른쪽)에 비해 동탄의 커피 새싹(왼쪽 화분)은 아직 파치먼트를 벗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발육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문진 부모님댁 베란다가 오후 늦게까지 햇볕이 드는 등 환경 이런 차이를 만든 것일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식물로 포화상태가 되어 관심보다 걱정을 받았던 저희 집에 비해 주문진 부모님 댁의 커피 새싹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덕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종종 부모님 댁을 오가며 몇 번의 분갈이며 비료를 주는 것은 제 몫이지만, 파릇파릇한 커피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던 즐거움을 부모님도 즐기고 계신 걸보니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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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 키우기/커피나무
- 2016. 4. 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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