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란도와 코란도C 시승기. 비좁은 아반떼XD를 대신할 캠핑, 생활 차량을 시승하다

아반떼XD로 캠핑을 다닌지 1년 4개월

2010년 10월에 중고로 구입한 2002년식 아반떼XD 덕분에 저와 마눌님은 전국 방방 곡곡 어디든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2002년식 아반떼XD였지만 10년동안 주행거리가 고작 24000km에 불과했기에, 구입후 얼마간은 제가 길을 들인다는 기분으로 타고 다녔는데, 그동안 주행거리 9만km를 훌쩍 넘을 정도로 참 많이 타고 다녔네요.

 

사실 아반떼XD를 구입할 당시에는 두 사람이 타고 다니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동급 차종 중 연비가 낮은게 아쉬웠지만 덕분에 연비 주행이 몸에 익었고, 어르신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갈 때는 운전 참 부드럽게 한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만족스럽게, 10년은 타자고 생각했던 아반떼XD였는데, 캠핑을 시작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아반떼XD 자동차 몽산포 오토캠핑장

 

지난 해 봄에 시작한 캠핑은 저와 마눌님의 여가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한달에 1~2회, 한창 때는 1주일에 한 번씩 캠핑을 다닐 정도로 열혈 캠퍼가 되어가고 있었고, 캠핑용품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습니다.

최소의 짐으로 간편하게 다니자며 시작한 캠핑이지만 캠핑을 할 수록 짐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옥화자연휴양림 캠핑장 캠핑장비

 

덕분에 캠핑을 떠나는 날이면 아반떼XD의 트렁크는 그야말로 꽉꽉 들어차곤 합니다.

이제는 캠핑 경력이 늘면서 캠핑 짐을 싣는 기술도 조금씩 늘어 같은 공간에 훨씬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입니다.

아반떼XD 트렁크 자동차 캠핑장비

 

사실 가장 기본적인 캠핑 장비만을 구입했던, 캠핑 초기부터 아반떼XD의 트렁크는 이미 빈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캠핑을 시작하던 때와 1년6개월 남짓 지난 지금의 차이라면 이제는 뒷좌석까지 짐들로 꽉꽉 들어차게 되었다는 정도입니다.

아반떼XD 뒷좌석 자동차 캠핑장비

 

저희는 딱 두 사람이 캠핑을 다니는터라 아반떼XD의 뒷좌석을 트렁크처럼 사용하는데 별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뒷좌석에 실리는 짐이 점점 높아졌고, 아반떼XD의 룸미러 시야를 아슬아슬하게 가릴 정도가 되면서 아반떼XD로 캠핑을 다니는 문제에 대해 짐짓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반떼XD 뒷좌석 자동차 캠핑장비

캠핑의 끝판왕, 자동차 바꾸기

캠핑족들이 흔히 하는 우스개 소리 중, 캠핑의 끝판왕은 자동차를 바꾸는 것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아반떼XD로 캠핑을 문제없이 다닐 때는 우스개 소리로만 생각했는데 캠핑 장비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정말 차를 바꿔야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아반떼XD의 주행거리가 9만km를 넘고 10만km에 가까와지면서 이런저런 잔고장을 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고 타이어와 타이밍벨트 등 굵직한 소모품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쯤에서 차를 바꾸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아반떼XD 트렁크 자동차 캠핑장비그나마 돌아올 때는 장작, 식재료 등이 줄어 트렁크나 뒷좌석에 조금 여유 생긴다

남자의 로망, 코란도 스포츠

처음 제가 제시한 차종은 코란도 스포츠였습니다.

캠핑을 시작하면서 가끔 코란도 스포츠를 볼 때마다 저거다! 싶은 생각을 여러번 했을 정도로 넉넉한 덩치에 짐칸도 큼직하니 캠핑용으로는 더 없이 적합한 차종입니다.

예전 직장에서 코란도 스포츠의 전신인 액티언 스포츠를 몇 번 몰아봤는데, 아반떼XD에 비해 높은 차고 덕에 시야도 더 넓고 힘이 더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구나 화물차로 분류되어 1년에 28500원에 불과한 자동차 세금이 매력적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신차 가격 2500만원 수준), 2000cc급 승용차의 1년 자동차 세금이 50만원 남짓한데 비하면 정말 매력적입니다.

코란도 스포츠 쌍용 SUV KORANDO SPORTS

그런데, 마눌님께서는 코란도 스포츠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습니다.

캠핑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써야할 차인데 코란도 스포츠는 스타일과 크기 모두 부담스럽다는 의견과 함께, 어디선가 들은 딱딱한 승차감을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대를 했습니다.

 

아울러 코란도 스포츠의 자동차 세금은 저렴한 반면, 화물차로 분류되기에 기존 승용차 보험 경력을 인정 받지 못하다보니 자동차 보험료가 꽤 올라가는 점도 무시할 수 없더군요.

일상 생활에 이용할 차량이라는 점, 딱딱한 승차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한동안 맘에 품고 있던 코란도 스포츠를 포기했습니다.

코란도 스포츠 대신 점찍은, 올란도 시승

대안으로 떠오른 차량으로 쉐보레 올란도와 쌍용 코란도C 였습니다.

마눌님은 코란도 스포츠를 반대한데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우연히 도로에서 본 코란도C의 스타일이 맘에 들어서인지, 코란도C를 강력하게 주장하더군요.

반면 저는 쉐보레 올란도에 꽤 큰 관심이 갔습니다.

 

코란도 스포츠와는 스타일이나 성격이 많이 다른 차량이지만, 어차피 와일드한 상남자의 차가 아닐바에는 철저히 아기자기하고 실용적인면에 중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코란도C와 올란도 사이에서 의견을 주고 받다가 직접 타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올란도를 시승한 같은 날, 우연찮게 코란도C도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승기'라고는 하지만 자동차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데다 20~30분 남짓 몰아본 정도라 차량 성능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고 감성적인 느낌에 대한 얘기 위주입니다)

쉐보레 올란도 자동차 MPV ORLANDO

쉐보레 홈페이지의 시승 신청 페이지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지 등의 인적 사항을 기입하고 시승 신청을 했습니다.

신청 후 20분이 지나기 전에 지역 영업소에서 전화가 와 시승 일정을 잡았고 며칠 뒤 올란도의 시승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승한 올란도는 2.0 디젤 LTZ 프리미엄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LT 세이프티보다 윗등급, 최상위 트림입니다.

각진 계기판 형태부터 경사진 기어봉 위치까지, 아반떼XD의 실내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쉐보레 올란도 실내 자동차 MPV ORLANDO

 

처음 올란도의 운전석으로 들어설 때의 느낌은 핸들이 무척 작다 싶었습니다.

왠지 느낌이 아반떼XD보다 확연히 작다 싶었는데, 올란도의 핸들 사이즈는 370mm로, 아반떼XD의 380mm보다 불과 1cm 작더군요.

평소 핸들 커버를 씌운 아반떼XD에 익숙하다보니 핸들커버 없는 올란도의 핸들 사이즈가 더 작아보였던 것 같습니다.

핸들 사이즈는 그렇다 치고, 아반떼XD의 로망 핸들 리모컨이 눈에 들어오더군요ㅎㅎ

쉐보레 올란도 핸들 자동차 MPV ORLANDO

 

제가 시승한 올란도 차량에는 마이 링크가 달려 있는 기종입니다.

후방 카메라 및 블루투스 음악 재생, 블루투스 핸즈프리, 차량 정보 표시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마이링크는 60만원짜리 옵션입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마이링크는 결국, 60만원짜리 후방카메라로 쓴다며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직접 사용해보니 역시 60만원을 들여 구입하긴 아쉽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쉐보레 올란도 마이링크 자동차 MPV ORLANDO

 

올란도 시승은 쉐보레 영업 사원과 동승하여 약 20~30분 가량 도로를 주행해 봤습니다.

올란도가 2000cc 차량이지만 차체 무게가 1.7톤에 이르다보니 초반 가속은 살짝(!) 더딘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0~60km로 가속이 붙은 이후에는 제법 날렵한 느낌이더군요.

제가 급출발, 급가속을 거의 않는 연비 운전을 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올란도의 초반 가속이 오히려 잘 맞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쉐보레 올란도 실내 자동차 MPV ORLANDO

올란도의 기어봉은 카니발 등의 승합 차량에서 흔히 볼수 있는 비스듬히 경사진 형태입니다.

제 아반떼XD와는 살짝 낮선, 적절하게 물려들어가는 변속 타이밍의 느낌이 괜찮았습니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라 딱히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제 아반떼XD가 최근 변속 타이밍이 조금씩 늦어진 느낌을 받곤 해서 변속 타이밍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올란도를 눈여겨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면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그야말로 넉넉한 짐칸이 마련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쉐보레 영업사원의 말로는 2열과 3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길이 170cm 남짓한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MPV(Multi 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 미니밴의 성격에 잘 맞는, 실제로 꽤 넓은 공간입니다.

아반떼XD의 트렁크가 모자라 뒷좌석을 하나 가득 채워야했던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쉐보레 올란도 트렁크 자동차 MPV ORLANDO

 

올란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문짝이 정말 두껍더군요.

아반떼XD의 문에 익숙해 있다가 올란도의 문짝을 보니 방탄이라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든든한 느낌입니다.

쉐보레 올란도 문짝 자동차 MPV ORLANDO

 

다만 올란도의 등급에 따른 옵션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주변 밝기에 따라 전조등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오토 라이트 기능이 최고급 모델에만 장착됩니다.

게다가 2002년식 아반떼XD에도 달려 있는 전자동 에어컨, AQS(공기의 질에 따라 환기를 조절하는 장치)가 올란도에서는 최고급 모델에만 적용됩니다.

블루투스 통화 기능 역시 마이링크를 달지 않은 차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쉐보레 올란도 오토라이트 자동차 MPV ORLANDO

사실 대부분의 운전 경력이 휘발유 차량인 아반떼XD만 몰았고, 가끔 LPG 렌터카를 몰다보니 디젤은 처음 몰아본 것이라 디젤의 소음이 어느정도 일까 살짝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올란도를 몰아보니 일단 우려했던 디젤의 실내 소음은 '생각보다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휘발유 차량인 아반떼XD보다 살짝 소음이 느껴지지만, 시승하는 내내 음악의 볼륨은 거의 낮추고 옆자리의 영업사원과 여러 대화를 하며 운전을 했는데,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짧은 시승 시간이었지만 올란도의 전반적인 느낌은 제 운전 스타일이나 차량 구입 목적에 잘 부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의 코란도C

개인적으로 코란도 스포츠가 아닌, 코란도C는 그저그런 느낌이 강했지만, 마눌님이 꽤 맘에 들어했기에 시승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코란도C의 시승 신청은 쌍용자동차 홈페이지의 시승 페이지에서 인적 사항 등을 기입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신청한 직후 연락이 오던 쉐보레와 달리 쌍용에서는 날짜를 넘겨도 연락이 없더군요.

주말을 끼어 시승 신청을 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결국 집 근처 영업소로 전화를 걸어 시승 가능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담당자는 영업소 직원의 코란도C로 시승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시승 전용 렌트 차량을 준비하는 쉐보레에 비해 개인 차량을 시승하려니 좀 부담스럽더군요.

 

어쨌든, 4륜 옵션(AWD: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2륜, 4륜이 전환)이 장착된 코란도C를 시승했습니다.

차고가 그리 높지 않은 올란도를 시승한 직후에 봐서 그런지, 코란도C는 일반 SUV 수준임에도 높이가 느껴집니다.

코란도 C 쌍용 SUV KORANDO C

 

올란도의 핸들 사이즈를 보고 작다 생각했는데, 코란도C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제가 핸들 커버를 씌운 아반떼XD 핸들에 익숙한 탓인듯 합니다.

앞서 올란도가 조금 이질적인 느낌의 인테리어였다면, 코란도C는 왠지 익숙한 느낌인데요,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차고 덕에 시야는 좀 더 트인 느낌이었습니다.

코란도 C 실내 쌍용 SUV KORANDO C

 

올란도의 문짝 사진도 찍었으니 코란도C의 문짝도 찍어봤습니다.

코란도 C 문짝 쌍용 SUV KORANDO C

 

시승 전용차량이 아니라 트렁크에는 각종 물품이 담겨 있어 트렁크의 정확한 사이즈를 가늠하긴 어려웠지만 아반떼XD의 트렁크에 비해서 무척 넓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올란도의 2열과 3열을 접은 공간을 본 직후라...

코란도 C 트렁크 SUV KORANDO C

 

코란도C 역시 2열 시트를 뒤로 접어 짐칸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올란도와 마찬가지로 2열 시트를 무척 간편하게 접을 수 있더군요.

본가 아버지의 구형 카니발은 시트 접는게 꽤 번거로웠는데, 요즘 차들은 여러모로 편리해진 듯 싶습니다.

아, 사진에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고 있지만 코란도C의 2열 바닥은 굴곡없이 평평하게 되어 있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코란도 C 2열 폴딩 쌍용 SUV KORANDO C

코란도C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15km남짓 달려봤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라 엑셀을 좀 더 밟아 속도를 내봤습니다.

AWD 모델이라 저속에서 좀 굼뜬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확실히 올란도보다 치고 나가는 가속 능력은 좋았습니다.

올란도의 승차감이 좀 점잖은 느낌이라면 코란도C는 스포티하고 가볍게 튀는 느낌이 었습니다.

다만 신호대기시 소음은 올란도에 비해 좀 더 올라오는 듯 싶었습니다.

아반떼XD 자가정비 카테고리에 이어...

각각 20~30분 남짓한 짧은 시승 시간이라 상세한 성능이나 기능 파악보다는 외형/인테리어 운전감등 감성적인 느낌 위주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올란도와 코란도C를 같은 날 타본 뒤, 올란도 쪽으로 마음이 더 기울었습니다.

코란도 스포츠와 같은 터프한 SUV 차량이 아니라면, 아예 점잖고 실용적인 쪽으로 가자는 생각이 있는데다 올란도의 넓은 2~3열 공간,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연비 운전을 즐기는 제 주행 스타일에는 올란도가 더 잘 맞는 느낌입니다.

쉐보레 올란도 자동차 MPV ORLANDO

원래 계획에 없던 지출이라 살짝 부담으로 느껴지지만,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제 블로그에 '아반떼XD 자가정비'에 더불어 '올란도 자가정비' 카테고리가 만들어 지게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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