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X 사용 가능 미니타워
지인의 부탁으로 오랫만에 조립PC를 한 대 만들게 되었습니다.
캐드 작업에 주로 사용할 업무용 컴퓨터로 비교적 고사양의 본체를 구성했고, 컴퓨터 케이스 역시 꽤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사무실에서 쓸 컴퓨터이다보니 너무 크거나 화려하지 않은, 단순하고 단단한 케이스를 고르기 위해 나름 신경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용도로 사용할 케이스는 미니타워 사이즈를 선호하는데, 사용할 메인보드가 ATX 제품이다보니 미니타워는 선택의 폭이 매우 좁더군요.
몇 가지 케이스 중에서 고른 제품은 쿨러마스터의 마스터박스(MasterBox) E500L이라는 제품입니다.
미니타워 케이스를 주문했는데 도착한 박스는 키가 제법 커서 살짝 의아했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케이스가 위로 향하게 들어가 있네요.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는 옆면 커버가 아크릴 재질이며 네 군데 손나사로 고정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컴퓨터 케이스에서 색색의 LED 조명이 비쳐나오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다 이 컴퓨터는 사무실에서 사용할 제품이다보니 옆 커버가 철판인 케이스를 고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판매중인 컴퓨터 케이스의 대부분은 옆면이 투명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었고, 옆면이 막힌 제품들은 1만원대의 게임방용 케이스나 10만원을 넘는 고가 제품들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LED 조명이 번쩍거리는 투명 케이스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3~10만원대 케이스에서는 아예 선택지가 사라져 버린 상황이네요.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는 길이 490mm, 높이 426mm, 두께 210mm로 앞뒤로 길쭉한 형태입니다.
다나와 분류에서는 '미니타워' 케이스로 분류되어 있는데, 일반 미들타워 케이스의 높이가 450~460mm 정도임을 감안하면 5.25인치 베이 하나가 빠진 정도의 높이입니다.
박스 옆면의 사양에 케이스의 크기를 비롯한 사양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길이가 490mm인 만큼, 최대 399mm의 그래픽 카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CPU 쿨러는 높이 157mm까지 장착할 수 있습니다.
후면 냉각팬은 80/120mm 겸용
Fan Support 항목을 살펴보면 상단에 120mm 팬 2개, 전면에 120/140mm 팬2개, 후면에 120mm 팬 1개가 장착 '가능'하다고 표기되어 있으며, 케이스에는 앞뒤 각 1개의 120mm 팬이 설치되어 나옵니다.
순서를 잘 따져야하는, 미니타워 조립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의 조립을 위해, 먼저 파워 서플라이 커버를 제거하려고 눈에 띄는 나사를 제거하는데, 사실 이쪽 나사가 아닌, 긴 커버의 바닥쪽 나사를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쪽 옆면 커버를 열고 두 개의 나사까지 풀어야 파워서플라이 커버를 열 수 있습니다.
마스터박스 E500L의 오른쪽 커버를 열면 2.5인치 베이와 3.5인치 베이가 각 2개씩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원 케이블을 비롯한 각종 케이블은 모두 오른쪽 커버 쯕으로 돌려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전원 케이블 등을 커버 안쪽으로 돌리는 방식이라 오른쪽 커버가 1.5cm 가량 튀어나와 있는데 안쪽 공간 케이블들을 고려하더라도 많이 불룩한 느낌입니다.
전원 버튼은 본체 위쪽에, 리셋 버튼과 USB 3.0 단자, 오디오 입출력 단자 등은 본체 상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면 커버를 아래로 내리면 5.25인치 베이와 USB 단자 등이 드러납니다.
아울러 본체 전면 파란 테두리는 LED 조명이 아니고 펄이 살짝 들어간 플라스틱 사출 색상입니다.
본체 내부에 조립에 필요한 나사와 케이블 타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스터박스 E500L은 ATX와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 외에 E-ATX 메인보드(305*330mm)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바닥의 지지대 고정부에 메인보드별 지지대 위치가 표시되어 조립에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메인보드에 따라 일부 지지대 위치가 다를 수 있으니 메인보드를 우선 대보고 지지대 위치를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참고로, 마스터박스 E500L의 메인보드 지지대는 갯수가 딱 맞게 들어있는데다 지지대 중 2~3개는 나사가 헛도는 등 부속 나사의 품질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미니타워 케이스는 미들타워 케이스에 비해 상단의 여유 공간이 매우 좁아 조립이 살짝 번거롭습니다.
이 메인보드는 상단에 CPU 보조 전원 커넥터와 CPU 팬 커넥터가 딱 붙어 있어 CPU 쿨러와 케이스의 좁은 틈새로 손을 넣어 커넥터를 고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CPU 보조전원 커넥터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저는 내부가 좁은 케이스의 경우 메인보드를 먼저 장착한 뒤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하곤 하는데,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의 경우 메인보드 먼저 장착하면 CPU 보조전원 커넥터 장착이 불가능합니다.
즉 각종 전원 케이블을 케이스 뒤로 돌려 장착하려는 경우, 메인보드 장착전에 CPU 보조 전원 케이블을 케이스 뒤에서 안쪽으로 통과 시켜 두어야 합니다.
아울러 케이스의 USB 커넥터와 사운드카드 커넥터 등은 메인보드에 꽂기 전, 파워서플라이 커버를 통과시켜 두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조립완료 후 케이블 정리는 케이블 타이 대신 원래 들어 있던 철끈으로 느슨하게 묶었습니다.
오른쪽 상단의 전원 케이블이 앞서 언급했던 CPU 보조전원 커넥터입니다.
아마도 미들타워 케이스였다면 메인보드 장착후에도 CPU 보조전원 커넥터를 케이스 안쪽으로 집어넣을 수 있었을 텐데, 미니타워라 메인보드가 구멍을 가로막게 되는군요.
2.5인치 SSD는 7mm 남짓한 두께라 장착이 쉬운 편이고, 고정 가이드가 있으니 좀 더 깔끔합니다.
조립 완료 후 케이스 내부는 얼기설기 엉킨 케이블이 적어 매우 깔끔한 느낌입니다.
비록 바닥쪽 파워서플라이 커버 안쪽과 케이스 옆판은 복잡하게 엉켜있을 지언정, 케이스 내부는 시원시원합니다.
참고로 저는 후면 120mm 쿨러를 케이스 상단으로 옮겼고, 80mm 쿨러를 후면에 추가 부착했습니다.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의 장점이라면, 앞뒤 길이가 넉넉해 대형 그래픽 카드 설치가 쉽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사진의 그래픽 카드 길이는 217mm인데, 399mm까지 설치할 수 있는 케이스 내부가 매우 널널합니다.
마스터박스 E500L 케이스의 단점이라면, 철판 두께가 0.6~0.65mm 정도로, 저가형 케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얇은 케이스라는 점입니다.
조립을 완료한 뒤 케이스가 휘청거리는 느낌은 없었고 케이스 안팎의 마감도 깔끔한 편이었지만, 이 정도는 3~5만원 대의 미들타워 케이스에서도 흔한 수준입니다.
사실 요즘 10만원대 이하의 케이스들은 하나같이 0.6mm 철판이고, 예외적으로 In Win의 케이스들이 남아 있는 정도입니다.
2015/03/19 - In Win Z583 USB 3.0 미니타워 케이스 리뷰. 오랫만에 만나본 튼튼한 컴퓨터 케이스
In Win Z583은 현재도 5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내/외부 디자인이 2000년대 초반 그대로라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그리고 상단 쿨러 장착부의 먼지 필터는 4모서리에만 고정핀이 끼워져 있어 필터 중간이 붕 떠 있어 먼지 필터 효과가 반감됩니다.
120mm 쿨러를 장착한다면 문제 없지만, 다 제쳐두고 플라스틱 핀 두 개만 더 끼워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케이스 바닥의 필터는 모서리들이 잘 고정되어 있어 문제가 없었습니다.
조립 완료 후 컴퓨터 전원을 켰습니다.
CPU 쿨러와 전면 쿨링팬의 LED가 비치고, 전면 쿨링팬의 LED는 케이스 앞쪽에서도 새어나옵니다.
케이스 옆면 아크릴 뚜껑을 닫으면 내부 불빛이 은은하게 비추는데, 저처럼 책상 정리와 거리 먼 사람은 아크릴에 비치는게 썩 달갑지 않습니다ㅎㅎ
쿨러마스터 마스터박스 E500L은 낮고 길다란 미니타워 케이스이면서, ATX 메인보드는 물론 E-ATX 메인보드까지 수납 가능한 넉넉한 내부 공간이 장점이며, 조립 후 내부 공간이 깔끔합니다.
케이스 전면 패널 역시 단순 깔끔하게 잘 빠졌고, 마감 상태도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케이스 위쪽의 여유 공간이 좁아 초보자들은 조립이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ATX 메인보드 사용 가능한 미니 타워라는 점을 제외하면 3~5만원대 케이스에 비해 차별화된 장점을 찾기 어려웠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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