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에네루프 대신 구입한 벡셀 충전지
저는 꽤 오래전부터 에네루프나 에네루프 프로 충전지를 즐겨 사용해 왔으며, 에네루프와 같은 업체에서 만든 후지쯔 충전지 역시 만족스럽게 사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 카메라 플래시에 넣어 사용할 니켈수소 충전지가 추가로 필요하게 되었는데, 에네루프나 후지쯔 등의 일본산 충전지를 구입하는게 내키질 않았습니다.
그동안 일본산 식품만 매우 적극적으로 피해왔지만, 지난 여름 이후에는 공산품 구입에서도 일본산 제품을 피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가벼운 광각 렌즈를 찾다가 소니 24mm GM 렌즈나 바티스 25mm 렌즈에 눈독을 들였지만, 결국 삼양 24mm 렌즈를 구입했던 것 역시 이미 구입해 쓰고 있는 것, 혹은 대체품이 없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일본산을 피하겠다는 나름의 의지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별 것 아닌(?) 니켈수소 충전지 역시 대체품을 찾아보게 되었고, 뜻밖에(?) 벡셀에서도 니켈수소 충전지를 판매 중이라는 것을 알고 구입했습니다.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의 포장은 일반 알카라인 건전지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AA 니켈수소, 충전기, 혹은 Rechargeable 이라는 문구가 없으면 건전지라고 착각할 듯 싶습니다.
그나마 뒷면에는 1000번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거나 충전 후 1년이 지나도 충전량의 80%를 유지한다는 등, 에네루프와 거의 흡사한 문구들이 적혀 있어 충전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의 외형은, 반짝거리는 피복의 하단 녹색 띠가 특징입니다.
에네루프나 후지쯔 충전지의 두꺼운 무광 피복이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면,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는 좀 가볍지만 나름 산뜻합니다.
다만 반짝거리는 표면에 매우 작은 글씨로 주의 사항 및 사양이 표기되어 있다보니, 이렇게 카메라를 들이대 찍지 않으면 표면 글씨를 읽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제조국명 : 중국
아울러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는 국내 생산 제품이 아닌, 중국 업체의 OEM 제품입니다.
사실 이 충전지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은 제품을 구입하기 전 상품 설명에서 이미 확인했는데, 일본산 피하려고 중국산을 구입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국 업체인 벡셀이 유통하는 제품이라는데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일반 에네루프 충전지와 동급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 4개의 무게는 108g입니다.
충전지의 무게를 먼저 얘기하는 것은, 에네루프 프로 충전지를 처음 들어봤을 때 에네루프에 비해 확실히 무겁게 느껴졌고 실제로 개당 30g으로 에네루프에 비해 무거웠는데, 벡셀 충전지는 에네루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니켈수소 충전지와 마찬가지로 벡셀 충전지 역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저는 카메라 플래시에 넣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플래시의 배터리 교체 표시가 뜰 때 충전을 했는데, 1.21~1.22볼트에서 충전이 시작되었고 1.41~1.42볼트에서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충전 완료시의 전압(1.4볼트)은 에네루프 프로, 혹은 같은 등급인 후지쯔 충전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일반 에네루프 충전지는 같은 충전기에서 1.5볼트대에서 충전이 완료됩니다.
충전시의 온도는 27~28도, 에네루프 충전지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카메라 플래시의 건전지 교체 표시등이 깜빡이는 상태에서 다시 충전해보니 벡셀 충전지는 4시간 10분만에 951mAh가 충전되었습니다.
반면 후지쯔 충전지는 완충까지 3시간, 충전된 전류량은 432mAh로 표시되는데, 후지쯔 충전지의 충전된 전류량이 눈에 띄게 적은 듯 합니다.
물론 후지쯔 충전지가 2019년 2월에 구입해 10개월 남짓 사용했으니 어느 정도 수명이 줄어들긴 했겠지만, 최대 500회의 충방전 횟수 중 아무리 넉넉히 잡아도 100회 미만 사용한 것 치고는 충전 전류량이 매우 낮게 표시되는군요.
다만 카메라 플래시에 넣어 사용하면서 수명이나 성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으니, 어쩌면 나이트코어 충전기에 표시되는 숫자가 정확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간 에네루프, 에네루프 프로, 후지쯔 충전지를 사용하면서 같은 조건으로 테스트해 본 것은, 카메라 플래시를 최대 광량으로 강제 발광 시킨 후 플래시가 다시 충전되는 시간입니다.
4~5차례 연속으로 같은 실험을 해보니, 벡셀 충전지는 발광 후 충전까지 5.4~5.6초 정도 걸렸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테스트했을 때 일반 에네루프가 5.3초, 에네루프 프로가 4.5초, 후지쯔 충전지가 4.38초 걸렸는데, 역시 일반 에네루프 충전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 아쉬운 관리
벡셀 니켈수소 충전지는 일반형 에네루프 충전지에 비해 약 2~3천원 남짓 저렴합니다.
일본산 충전지 대신 중국산 OEM 충전지를 구입하는게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혹시 성능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2~3달 남짓 사용해 보니 일반 에네루프 충전지 수준의 충방전 성능을 보여주었고 가격도 얼마간 저렴하니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벡셀 충전지를 검색해보면, 제가 구입했던 녹색띠 포장 이외에 흰색 포장 제품들이 섞여 판매되고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좀 혼란스럽습니다.
두 제품 모두 벡셀 상표를 달고 있고 2000mAh라는 용량도, 1000회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같지만 완전히 다른 포장이 섞여 판매되고 있었고, 벡셀 고객센터(080-933-8855)에 문의해보니 같은 제품인데 최근 디자인만 녹색띠로 바뀌어 출시된 것이란 답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두 제품은 KC 인증 번호가 달랐고, KC 인증 번호로 조회해보니 아예 중국의 제조업체가 다른 제품이었습니다.
OEM 제품의 생산 업체가 바뀌는 것은 업체 사정에 따라 그럴 수 있다 싶은데, 시장에 혼재되어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뭔가 좀 혼란스러운 느낌입니다.
아울러 저는 2019년 9월에 구입했지만 2018년 1월 제조품이었습니다.
생산 후 1년 6개월 이상 지난 배터리를 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에네루프 등의 일본산 충전지에 비해 벡셀 충전지의 인지도가 낮고 수요가 적은 게 이유로 보이는데, 생산일자가 오래된 배터리는 아무래도 달갑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직접 써보니 얼마간 더 저렴하면서 에네루프 급 성능은 내주니 나름 괜찮은 선택인 듯 싶은데, 벡셀 충전지의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만큼 시장, 유통망 관리에 좀 더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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