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씽크패드 노트북 A/S로 확인한 레노버 A/S와 외주 서비스 업체의 상황

엎친데 덥쳤던, 레노버 애프터 서비스

2년 남짓 문제없이 사용했던 레노버 P50 노트북이 간헐적으로 SSD 인식 불가 증상이 발생했고, SSD 교체와 메인보드 교체 순으로 A/S를 받게 되었습니다.


평소 '레노버 A/S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는 얘기를 들어왔지만, 평소 기술 상담을 위해 몇 번 전화통화 해보니 꽤 친절하고 적당히 문제도 해결해주는, 괜찮은 수준이라 느꼈습니다.


아울러 레노버 노트북의 A/S를 위해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고, 레노버 콜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와 서비스 접수를 받는 일련의 과정은 생각보다 꽤 매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레노버 서비스 기사가 방문하여 A/S를 진행한 뒤, USB에 백업해 두었던 레노버 복구 USB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문제가 시작되었고, 이 문제로 인해 레노버 A/S 진행 과정의 불편한 현실을 직접 겪게 되었습니다.

2018/09/01 - 레노버 씽크패드 P50의 SSD 인식불가. 레노버 현장방문 ADP 서비스 진행과정

레노버 씽크패드 P50

SSD 교체 직전에 멀쩡하게 이용했던 레노버 복구 USB가 SSD 교체 후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소프트웨어의 문제이고, 비용을 지불해 운영체제 설치 서비스를 받으라'라 안내하고, 교체 받은 SSD를 원래 SSD로 원상복구 시켜달라는 요청에 '종결된 케이스라 복구 불가'라는 얘기만 반복 청취하다보니, 레노버 A/S가 왜 좋지 못한 평가를 듣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레노버 서비스의 설문 조사 메일

그렇게 레노버 콜센터와 레노버 출장 서비스 업체(실제로는 TGS 소속 외주 업체) 사이에서 꽤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교체용 부품으로 배송된 노트북 메인보드 역시 불량품으로 확인됐고, 다시 메인보드 교체를 받기로 한 상황에서 '레노버 서비스 경험과 관련된' 설문조사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레노버 서비스 설문조사 메일


아직 서비스가 종결되지도 않은 상황이고, 여러가지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와중에 굳이 설문조사 메일을 보내는게 좀 의아했지만, 저는 또 이런 설문조사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터라, 꼼꼼히 적어냈습니다.

레노버 서비스 설문조사

레노버 서비스 설문조사 화면을 캡쳐하지는 않았지만, 콜센터 상담이 원활히 진행되었는지, 레노버 A/S 과정이 원활했는지, 레노버 A/S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을 객관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사이사이에 주관식으로 기술하는 항목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주관식으로 기술하는 항목에 그간 겪었던 얘기들을 간략히 적었습니다.


내용은 크게 4가지로

  • 레노버 Product Recovery 프로그램의 오류로 정상 복구되지 않는 문제
  • 교체 받은 SSD가 원래 구입한 제품보다 등급이 낮은 제품인 점
  • 교체한 지 1시간도 채 안된 SSD를 원래 쓰던 SSD로 원상복구 시켜달라는 요청이 왜 불가능한가?
  • A/S 교체 부품이 리퍼비시 부품인 점을 왜 사전에 고객에게 알리지 않는가

등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다만 레노버 Product Recovery 프로그램의 오류 증상 전체를 설문지에 글로 풀어쓰기는 어려우니, 궁금하다면 직접 연락하라는 문구를 함께 남겼습니다.

레노버 서비스 센터의 피드백

자세한 증상과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면 연락하라는 메모를 남기긴 했지만, 며칠 사이 레노버 콜센터와 연락하면서 겪은 바로는 굳이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설문조사 응답 후 4~5일 쯤 지나 레노버 콜센터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설문조사를 확인 과정에서, 어떤 문제인지 좀 더 상세하게 확인하고자 전화했다고 하는군요.


가장 먼저 레노버 Product Recovery 프로그램의 Recovery Failed 증상, 그리고 제가 해결했던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레노버 Product Recovery Recovery Failed


특히 같은 레노버 Product Recovery 프로그램으로 만든 복구 USB가 기존 사용하던 SSD에서는 정상 복구 되지만, 아무 것도 저장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SSD에서는 복구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EFI 파티션 레노버 리커버리

상담원은 아직 보고된 바 없는 문제라서 응대가 미숙했다고 했고, 같은 문제 발생시 충분히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레노버 P50에 윈도우7을 추가 구매한, 흔치 않은 사용자라 보고된 바가 없겠다 싶더군요.


덕분에 윈도우7이 탑재된 새 노트북에서 Product Recovery 프로그램으로 복구 USB를 만든 뒤, 노트북의 SSD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해당 USB 복구를 실행해보면 증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당 문제의 재현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2018/09/07 - 레노버 노트북 복구 USB 에러와 해결과정. 레노버 노트북 부품 교체 A/S에서 겪은 일

리퍼비시 부품 A/S, 소비자 고지 문제

레노버의 A/S가 리퍼비시 부품으로 진행되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담당자는, 리퍼비시 제품으로 A/S를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며 원한다면 해당 내용이 담긴 링크를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단지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게 아니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알렸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지 물었습니다.


저는 레노버 씽크패드 P50을 구매하면서 3년 현장 방문서비스 + ADP(고객 과실 손실 보증) 옵션을 추가구매했는데, 적어도 리퍼비시 부품 사용과 같은 중요한 문제는 이런 옵션 구매 화면에서 고지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물었습니다.

레노버 씽크패드 보증 옵션 선택

담당자는 이런 사항들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보고하겠다는 답변을 남겼습니다.


통화가 끝난 뒤 레노버의 A/S 과정에서 리퍼비시 부품 사용을 레노버 홈페이지 어디에 고지했는지, 찾아봤습니다.

일단 레노버 홈페이지 상단의 [고객 지원] 항목을 열어봤는데, 특별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레노버 홈페이지 고객지원


레노버 홈페이지 맨 아래쪽의 [보증] 항목으로 들어가봤습니다.

레노버 홈페이지 보증 항목


그랬더니 내용들이 갑자기 영문으로 떴고, 왼쪽 첫번째 PC 항목을 선택해봤습니다.

한국 레노버 홈페이지 고객지원 영문 페이지갑자기 영문으로 바뀌는 한국레노버 홈페이지


또 다시 영문으로 표시되는 내용들에서 'View Warranty Policies'를 클릭해봤습니다.

레노버 제품 보증 조회역시 영문으로 표시되는 보증 조회 페이지


제품 보증과 관련된 약관 목록들이 영문으로 쭉~ 표시됩니다.


저는 한국 레노버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했지만, 처음 보이는 페이지는 미국(US) 페이지였고, 다시 KR 페이지를 선택해도 똑같이 영문 페이지가 뜹니다.

레노버 개인 컴퓨팅 기기 서비스 약관긴 영문쯤은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어야

그리고 이 보증 관련 약관 목록 중간에 'Lenovo Personal Computing Devices Services Agreement for Lenovo PC devices sold on or after February 1st, 2017'이라는 아주 긴 제목의 영문 링크를 클릭하자


개인 컴퓨팅 기기 서비스 약관이라는 페이지로 연결되었고,

레노버 개인 컴퓨팅 기기 서비스 약관드디어 발견한 한국 보증 규정 문서


드디어 한글 버전의 레노버 개인 컴퓨팅 디바이스 서비스 약관이라는 37페이지 짜리 PDF 문서를 여는데 성공했습니다.

레노버 서비스 약관 문서12페이지 13항 '기타사항'에 리퍼비시 부품 사용 고지

그리고 이 문서의 12페이지에는 '동일한 타입의 리퍼비쉬 제품 또는 부품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레노버의 서비스 개선 의지, 그리고 서비스 현장의 현실

레노버 서비스 설문에 답하고, 레노버 콜센터와 다시 통화한 것이 제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없습니다.


특히 '리퍼비시 부품 사용에 대한 공지를 했다'는 얘기 이후 직접 해당 내용을 찾아보니, 이건 소비자가 보라고 둔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고지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는 면피용 문서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S 설문 조사 내용을 보고 소비자가 겪은 불편이 무엇인지 상세히 확인하고자 다시 전화를 한다는 자세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레노버 고객 설문조사

저 설문조사 메일을 받았을 때만해도 그냥 형식적인 설문이겠거니 했는데, 설문에서 제기된 불편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연락하는 것을 보면 뭔가 개선의 의지가 보이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그 날 오후, 제 씽크패드 P50의 메인보드 교체를 위해 TGS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원래 저희 집으로 서비스 기사가 방문하여 교체해 주는 것이지만, 그냥 제가 센터로 방문하는게 빠르겠다 싶어 방문했습니다.


1시간 남짓 기다린 뒤 돌아온 제 씽크패드 P50은 뒷판 고정나사 덮개 플라스틱이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담당 기사분 말로는, 저 플라스틱 덮개를 찾기 위해 무척 애를 썼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는군요.

레노버 씽크패드 P50 뒷면사라진 플라스틱 커버

커다란 두 개의 나사가 드러나는 모습도 확 거슬렸지만, 겉으로 보이는 저 커버를 잃어버릴 정도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은 어떻게 작업했을까? 싶은 생각에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게다가 수리가 완료되었다던 제 노트북은 전원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전원이 켜지지 않았습니다.

레노버 씽크패드 P50 상판고쳤다는데 들어오지 않는 전원

다시 한 번 불량 메인보드 부품이 온 것 같다며 제 노트북을 다시 들고 들어간 기사는 다른 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다시 제 노트북을 분해하는 듯 했고, '거봐 전원 커넥터가 연결 안 된거잖아'라는 얘기가 들린 뒤 정상 완료 되었다며 노트북을 들고 나왔습니다.


뭔가 찜찜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서비스센터를 나서기 전, 한 번 더 확인해봐야겠다 싶어 쓱 훓어보다보니, 지문인식기 위쪽 노트북 상판이 깨져 있었습니다.

레노버 씽크패드 P50 상판깨져버린 노트북 상판

뒷 플라스틱 커버는 그렇다 쳐도, 외관은 멀쩡했던 노트북의 상판 커버가 깨진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이의 제기했고, 서비스 기사분은 다시 부품 신청을 하여 교체해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나마 제 노트북의 서비스 옵션에 ADP(고객 과실 손실 보증)도 포함되어 있기에 외주업체 기사의 불이익없이 무난히 처리될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메인보드 교체를 위해 벌써 3번의 분해 조립을 진행했고, 파손된 노트북 상판 교체를 위해 또 한 번의 분해를 해야 하는 상황이네요.


무엇보다 레노버는 한국내 자체 서비스망을 갖추지 못하여 TGS라는 외주 업체에 대행을 맡기다보니 레노버 노트북에 대한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이번 서비스를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레노버 서비스는 '레노버가 레노버했다'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 역시나 레노버 제품은 A/S를 받지 않는게 최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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