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고양이 사진찍기
제 고양이는 캣타워나 거실에서 잠을 자다가 슬그머니 침대로 와 사람 다리쪽에서 잠을 자곤 합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사람 침대 대신 캣타워에서 자도록 습관을 들이는게 좋다는 수의사의 권고가 있었지만, 이미 자연스럽게 침대위로 올라오는 고양이를 쫓아낼 수 없어서 한 침대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뒤척거리니 꽤 신경이 쓰일텐데도 꿋꿋이 침대로 올라와 사람 사이, 혹은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자는군요.
다만 4kg 남짓한 녀석이 이불 위로 올라가 잠을 자다보니, 오히려 이불 밑의 사람이 움직이기 불편해 요즘은 한 침대에서 이불을 두 장 덮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덕분에,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고양이 사진을 두어장씩 찍어두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매일 고양이 빗질하기
매일 고양이 사진찍기와 더불어 매일 빗질해 주는 것도 빼먹지 않고 있습니다.
여느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제 고양이 역시 그루밍을 꽤 부지런히 하는데, 봄이 되면서 부쩍 털이 많이 묻어나오는 듯 싶어 하루에 한 두번씩 빗질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빗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로, 이름이 뭔가 찾아보니 '슬리커 브러시'라고 하는군요.
자그마한 판에 철사가 달린 빗으로 슥슥 문지르면 털이 빗에 걸려 나오는구조입니다.
간단하고 저렴한 형태의 빗으로 오랫동안 편리하게 사용 중인데, 가끔 철사끝에 코팅된 것이 떨어지면서 철사가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어 빗질하기 전 철사 상태를 꼭 확인하곤 합니다.
평소 고양이 빗질은 고양이가 좀 나른해져 있는 상태에서 무릎위로 올려 놓고 쓱쓱 문질러주곤 하는데, 사진을 찍으려 팔팔한 고양이를 데려다 빗질을 시작했습니다.
고양이 빗질 순서랄게 따로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는 목덜미에서 등, 엉덩이 방향으로 결대로 빗질을 합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스스로 그루밍할 수 없는 뒷목과 귀옆부분, 그리고 턱 아래쪽도 짧게 여러번 빗질 해 줍니다.
제 고양이는 특히 목 주위를 빗질할 때 눈을 지그시 감고 목을 길게 쭉 뻗어 빗질할 자리를 알려주곤 합니다ㅎㅎ
다만 머리 주변을 빗질할 때는 고양이가 고개를 휙 돌리는 경우가 있다보니, 빗의 모서리 부분을 손가락으로 덮어 쥐는 식으로 빗질을 하곤 합니다.
무엇보다 브러시를 깊게(세게) 누르지 말고 살짝 올려 놓는다는 기분으로 빗겨주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고양이 빗질하는 사진을 좀 찍으려고 했지만 역시 기운이 팔팔한 상태에서 하려다보니 얼마 안되어 후다닥 제 손을 벗어나 버렸고, 바로 옆의 식탁 벤치로 올라가 누워버리는군요.
넓게 빗질하기 좋은 실리콘 장갑
그렇게 사진찍기가 실패한 다음 날 아침, 고양이는 다시 침대에 올라가 편하게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요즘 고양이 빗과 함께 즐겨 쓰는 실리콘 장갑입니다.
흔히 그루밍 장갑으로 불리는 제품으로 장갑에 실리콘 재질의 빗이 달려 있는 형태입니다.
그루밍 장갑의 실리콘 면은 돌기가 촘촘한 것과 듬성듬성한 것 등 종류가 다양한데, 단모종인 제 고양이는 돌기가 촘촘한게 적당할 것 같아 촘촘한 것으로 구입했습니다.
이 실리콘 장갑을 산 것은 몇 달 전인데, 장갑의 감촉이 그리 좋지 않았는지 몇 번 빗질하기 전에 도망쳐 버려 몇 달간 그냥 방치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봄이 되면서 털이 꽤 많이 빠지는 것을 보고 다시 사용하게 되었고, 손에 힘을 최대한 빼고 살살 쓰다듬는 느낌으로 쓸어내리니 거부하지 않는군요.
이미 덩치가 꽤 커진 고양이라 작은 빗질을 여러번 해야 했는데, 넓은 실리콘 장갑을 끼고 슥슥 문지르니 빗질이 훨씬 쉬웠습니다.
다만 이 실리콘 장갑은 목 주변을 세심하게 빗질하기는 어려운 크기와 구조라 먼저 몸전체를 넓게 빗질한 뒤 예전 빗으로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식으로 병행 사용중입니다.
이렇게 한 번 빗고 나면 실리콘 장갑과 일반 빗 모두 고양이 털이 많이 묻어 있습니다.
하루에 2번 정도 빗어주는데도 빗을 때마다 털이 뿜뿜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빗에 묻은 고양이 털 제거에는 진공청소기를 이용합니다.
청소노즐을 떼어낸 진공청소기를 켜고 실리콘 장갑과 빗에 가져가면 일일이 떼어내기 힘들었던 털이 순식간에 진공청소기로 빨려들어 갑니다.
매일 1~2회, 2~3분 정도 빗질을 해 주곤 하는데, 기존 빗에 실리콘 장갑을 함께 사용하니 빗질이 훨씬 수월해진 느낌입니다.
실리콘 장갑으로 넓게 쓱쓱 빗어준 뒤, 일반 빗으로 부분부분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빗질하는데, 무엇보다 제 고양이가 빗질을 즐기는 듯 싶어 집사도 즐겁게 빗질하게 되는군요ㅎㅎ
실리콘 장갑에 대한 호불호는 고양이마다 다르겠지만, 빗질한다는 기분보다 손의 힘을 빼고 가볍게 쓰다듬는다는 기분으로 사용해보면 민감한 고양이(제 고양이)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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