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가 넘는 대형 커피나무 분갈이
얼마 전 대형 화분에 심어두었던 킹벤자민과 커피나무의 분갈이를 했습니다.
킹벤자민은 대형 도자기 화분에서 비슷한 크기의 플라스틱 화분으로 옮겼는데, 사실 이 작업은 킹벤자민의 흙을 바꿔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킹벤자민을 심어두었던 대형 도자기 화분을 다시 사용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킹벤자민을 심어두었던 대형 도자기 화분을 차지하게 될 녀석은 2m가 넘는 대형 커피나무입니다.
2012년 6월에 커피씨앗에서 발아한 4년생 커피나무, 이미 제 블로그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키가 2m를 훌쩍 넘어선 3 그루의 커피나무 중 한 녀석입니다.
3그루의 커피나무 중 두 그루는 안쪽 지름이 27cm 남짓한 도자기 화분에 심어져 있는데, 커피나무 가지의 굵기, 키, 가지의 너비에 비해 화분이 너무 작아 보입니다.
제 블로그 기록을 살펴보니 이 화분에 옮겨 심은지 약 1년 9개월 정도 되었고, 당시만해도 커피나무의 키가 1m를 갓 넘어선 정도로 화분이 작아보이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굉장히 갑갑하다 싶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2014/11/19 - 약해진 커피나무의 분갈이. 화분 위쪽 상태와 화분 속 잔뿌리의 인과관계?
이미 몇 번 살펴 본, 대형 화분 분갈이 요령
이미 제 블로그에서 식물의 분갈이 방법에 대해 여러 번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특히 대형 화분의 분갈이 방법에 대해서도 여러 번 다루었는데요, 먼저 분갈이는 화분이 건조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화분 주변을 돌아가며 손바닥으로 퉁퉁 쳐서 화분벽에 단단히 붙어 있는 흙을 좀 떨어뜨려 줍니다.
그렇게 주변 화분 주변을 돌아가며 퉁퉁 치면서 식물의 줄기를 잡아 당겨보면, 어느정도 화분이 당겨져 나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때 화분 흙이 당겨져 나오지 않는다면, 옷걸이를 펴서 만든 긴 철사를 이용해 화분 주변을 꾹꾹 찔어가며 강제로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2014/03/25 - 고무나무 분갈이 방법. 봄맞이 7년차 대형 화분의 분갈이 완료!
그런데 이 커피나무 화분은 워낙 뿌리가 단단하게 뭉쳐져 있고, 도자기 화분의 입구에 걸려서 빠져나올듯, 나올듯 나오질 않습니다.
도자기 화분의 무게도 무게려니와, 커피나무의 키와 가지가 워낙 커서 스툴에 화분을 눕힌채 당기는데, 움찔움찔 빠져나오다가 도자기 화분의 입구에 걸려서 도저히 뺄 수가 없습니다.
5분 남짓, 커피나무 화분을 옆으로 눕힌 채 돌려가며 빼내기를 시도하다가, 결국 도자기 화분을 망치로 깼습니다.
망치로 도자기 화분을 두어번 툭툭 치자, 화분에 금이 가면서 깨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도자기 화분을 깨뜨려 화분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커피나무를 뽑아냈습니다.
사실 이 좁고 긴 도자기 화분의 분갈이를 하기 전부터, 아무래도 화분을 깨야겠다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지름 27cm, 높이 40cm 남짓되는 나름 큰 도자기 화분이다보니 커피나무도 살리고 화분도 살려보자 싶어 애를 써봤지만 안되는건 안네요.
도자기 화분에서 꺼낸 커피나무는 잔뿌리가 어마어마하게 촘촘합니다.
겉으로만 보면, 흙보다 잔뿌리가 더 많다 싶을 정도입니다.
한 번 줄 때 1리터 남짓한 물을 주곤 하는데, 요즘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물부족을 호소하는 증상(잎이 축 늘어지는)이 잦아 2~3일에 한번씩 물을 주곤 했습니다.
잎을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증산작용도 활발하여 물을 더 자주 달라는 것인가 싶었는데, 화분 안쪽을 가득 매운 잔뿌리를 보니 물을 머금고 있는 흙이 부족하여 그런 듯 싶습니다.
2014년 11월에 이 화분으로 분갈이를 할 때도 키가 1m 남짓한 커피나무의 잔뿌리는 무척 촘촘했고, 그에 비해 도자기 화분이 좀 작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그 사이에 저 공간을 모두 채워버렸네요.
2014년11월 분갈이 당시 커피나무
킹벤자민이 심어져 있던 도자기 화분은 지름 40cm가 넘는 대형 화분인데, 커피나무 잔뿌리의 높이는 이미 도자기 화분만큼이네요.
화분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넣기만했는데도 이미 도자기 화분보다 높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게 왜 이렇지? 잠시 의아했지만, 지난 번 분갈이할 때 화분 아래쪽에 물빠짐을 위해 바크(나무조각)를 5cm 남짓 깔아주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뿌리가 바크까지 완전히 감싸버린 상태라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요, 커피나무 뿌리 아래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넣어두었던 바크를 빼내고, 높이를 낮추었습니다.
커피나무 뿌리 하단에 갇혀있던(!) 바크를 빼내서 높이를 낮추고 나니, 새 화분에 어느정도 맞아들어가네요.
이번 화분 바닥에는 아무것도 깔지 않고, 오로지 흙만 넣었습니다.
원래 커피나무 잔뿌리에 엉겨있던 흙은 그대로 둔채 화분 중심에 넣었고, 화분과 잔뿌리 사이의 빈 공간에 새 흙(배양토에 고체 비료를 섞은)을 채워주었습니다.
원래 커피나무 잔뿌리 덩어리가 워낙 크다보니 새 화분에 빈 공간이 별로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대형화분이다보니 틈새에 부어 넣은 흙의 양이 30리터쯤 되는군요.
그렇게 화분 옆의 빈 공간과 위, 아래에 새 흙을 채워주는 것으로 거대 커피나무의 분갈이는 완료되었습니다.
평소 분갈이 한 뒤 1주일 남짓 지나서 물을 주곤 하는데, 이 커피나무는 이미 목마르다며 잎을 축 늘어뜨린 상태였고 기존 잔뿌리의 흙을 거의 털지 않았던터라 바로 물을 주었습니다.
한 두 시간 남짓 물을 들이킨 커피나무 잎은 다시 생생한 녹색으로 변했고
다시 싱싱해진 커피나무
천장에 닿아 꺾여 있던 맨 위쪽 가지를 과감하게 잘라내고, 잘라낸 가지 단면에 촛농을 발라 수분 증발을 막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한 그루 남았다!
몇 번의 분갈이를 통해 알게 된, 분갈이에 좋은 화분
식물을 기르던 초기에는, 검은 플라스틱 화분보다는 도자기 화분을 선호하는 쪽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플라스틱 화분보다 더 고급진 느낌 때문이었는데 몇 번의 분갈이를 하다보니 도자기 화분의 단점이 보이더군요.
플라스틱 화분은 탄력이 있어 화분 겉면을 꾹꾹 눌러 화분과 식물의 잔뿌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반면, 단단한 도자기 화분은 손바닥이 아프도록 쳐야하며, 식물이 크면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사진과 같이 화분 입구가 안쪽으로 말려들어간 형태의 도자기 화분이라면, 나중에 분갈이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그나마 저는 흙을 화분 입구까지 꽉 채워놓다보니, 저 말려들어간 입구에 걸려버렸네요.
새로 옮긴 도자기 화분 역시 도자기 화분이지만, 입구가 말려들어가지 않은 형태라, 나중에 분갈이는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몇 번의 분갈이를 해 보니,
- 도자기 화분보다 플라스틱 화분이 낫고
- 도자기 화분을 써야 한다면 끝부분이 말려들어간 형태는 피하고
- 끝부분이 말려들어간 도자기 화분을 써야한다면 화분 목까지 흙을 올리지말고 충분한 공간을 남겨두어야
1~2년 뒤 분갈이를 할 때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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