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벤자민 화분 3년만에 분갈이하다. 오랫만에 확인해 본 킹벤자민 화분 속 상태는?

3년 3개월만의 킹벤자민 분갈이

화창한 일요일, 저는 그동안 미뤄두었던 킹벤자민의 분갈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요즘과 같이 푹푹 찌는 여름은 분갈이를 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지만, 이사 후 다른 일에 우선순위가 계속 밀린데다가, 분갈이 하느라 집에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그닥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마눌님이 안계신 틈을 타서 후다닥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지난 블로그 포스팅을 살펴보니 2013년 5월에 킹벤자민 화분의 분갈이를 했으니 3년하고 3개월만이네요.

2013/05/13 - 기운없는 4살 킹벤자민의 분갈이, 열어봤더니 역시나..

킹벤자민 Ficus benjamina L.

 

3년 3개월 전에 배양토로 분갈이를 했는데, 그동안 덧거름이나 액비(액체 비료) 등을 꾸준히 주었고, 화분 위쪽에 흙도 조금씩 보충해 주었지만 역시 푸석한 느낌이 완연합니다.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흙이 날려도 비교적(?) 무방한 현관에서 할까 싶었지만 워낙 큰 화분이다 보니 현관은 너무 좁아 거실 입구에서 하기로 하고, 바닥에 비닐을 깔았습니다.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킹벤자민을 옮겨 심을 화분은 얼마전까지 파키라 나무가 심겨 있던 지름 40cm 남짓한 화분입니다.

원래 심어져 있던 대형 도자기 화분과 내경은 비슷하면서 바닥은 살짝 좁은 형태인데, 크게 차이나지 않기에 이 곳으로 옮겨 심기로 합니다.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화분의 물구멍은 물구멍 막이 플라스틱을 덮었는데, 이런 플라스틱이 없을 때는 양파망을 잘라 넣곤 합니다.

킹벤자민, 화분에서 빼내기

대형 화분 분갈이의 첫 번째 단계는 화분에 심어져 있는 식물을 빼내는 것입니다.

 

화분의 내경이 20~30cm 정도만 되도 화분 주변을 퉁퉁 두드리거나 옷걸이를 펴서 만든 철사로 화분 둘레를 찌르면 나무를 잡고 쑥 뽑아 낼 수 있습니다.

2014/02/03 -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하는 방법. 큰 식물의 분갈이, 요령만 알면 간단!

 

하지만 이 킹벤자민 화분은 내경이 40cm가 넘는터라, 그냥 들어올리기가 어렵다 싶어 위쪽에 있는 흙을 살살 걷어냈습니다.

킹벤자민 화분 분갈이

 

킹벤자민 화분의 흙을 5cm 남짓 걷어내자 킹벤자민의 잔뿌리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사실 분갈이는 화분의 흙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하는게 좋고, 굳이 분갈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도 물을 3~4주마다 한 번씩 줄 정도인데 위쪽 흙을 걷어내니 흙이 촉촉합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생각보다 흙이 촉촉하다 싶지만 여기서 멈출수 없기에 양손으로 화분의 옆면을 퉁퉁 두드려가며 화분과 흙이 분리되도록 합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그리고 킹벤자민의 하단부를 잡고 들어올려보면, 흙이 움찔움찔 들어올려지는데, 역시 흙이 촉촉한 상태라 한번에 확 들어올리기가 어렵네요.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화분 주변부의 흙을 손으로 좀 더 파냈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킹벤자민 화분의 흙을 돌아가며 파낸 뒤, 킹벤자민 줄기를 잡고 들어올렸습니다.

3년전 분갈이 할 때 바닥에 깔았던 바크(나무조각)들을 킹벤자민의 잔뿌리가 둥글게 잡고 있네요.

킹벤자민 뿌리

3년하고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바크가 전혀 썩질 않은걸 보면, 역시 바크에 방부처리가 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저는 화분 바닥에 스티로폼 대신 바크를 깔았고, 새로 옮겨심을 화분 바닥에도 기존의 바크를 떼어내어 깔았습니다.

바크를 떼어내고 나니 킹벤자민의 잔뿌리가 더욱 잘 보이는군요.

킹벤자민 뿌리

새 흙 채우고 옮겨 심기

저는 커피나무나 킹벤자민 등 식물 분갈이에 상토를 애용해 왔고, 이번에도 화분에 원예용 상토를 채워 넣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몇 차례의 분갈이 작업을 위해 원예용 상토 50리터 두 봉지를 주문했습니다.

2014/11/24 - 커피나무 분갈이 후, 심한 몸살을 앓다. 오랫동안 사용한 분갈이흙을 바꾼 사연

원예용 상토 분갈이흙

 

화분 바닥에 바크를 깔고, 상토를 1/3가량 채운 뒤 흙살이 퇴비를 섞었습니다.

2015/02/10 - 흙살이 유기농 퇴비 사용 후기. 베란다 텃밭, 실내 화분에 적당한 소포장 유기농 퇴비

 

흙살이 제품 설명서에는 분갈이할 때 1:6 비율로 섞으라고 되어 있는데, 대충 넉넉하다 싶을 정도로 넣은 뒤 잘 섞었습니다.

분갈이 거름 흙살이

 

킹벤자민은 잔뿌리라고 하기엔 좀 굵은 뿌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프링처럼 치렁치렁 움직입니다.

킹벤자민 뿌리

한 손에 킹벤자민, 다른 손에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니 일도 많아지고 사진 찍기도 어렵네요.

 

1/3정도 흙을 채운 화분에 킹벤자민을 들어올려 놓은 뒤

킹벤자민 분갈이

 

흙을 떠서 화분에 골고루 덜어줍니다.

큰 화분이다보니 50리터 흙 중에서 30리터 이상을 사용한 듯 싶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화분 분갈이 포인트, 흙채우기

화분의 거의 끝까지 흙을 채웠는데, 분갈이는 여기서 끝난게 아닙니다.

식물의 잔뿌리 사이사이에 흙이 채워지도록 해야 합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킹벤자민의 아래쪽을 잡은 상태에서 흙을 부었지만, 잔뿌리 사이사이로 흙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젓가락을 이용해 흙을 찔러보면, 위에 덮인 흙 아래쪽으로 쑥쑥 들어가는게 빈공간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작은 식물이라면 젓가락을 식물 줄기 주변으로 조심스럽게 찔러 흙을 채워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킹벤자민은 잔뿌리 뭉치가 꽤 컸기에 젓가락으로는 역부족이었고, 킹벤자민 줄기를 한 손으로 잡고 화분 둘레를 손바닥으로 퉁퉁 쳐 흙이 채워지도록 했습니다.

대형화분 분갈이 요령

흙을 화분 끝까지 꽉 채운 것 같았지만 화분 둘레를 반복해서 두드리자 흙이 아래로 가라앉는게 눈에 보이더군요.

흙이 3cm 남짓 내려갈 때까지 화분 둘레를 손바닥으로 두드린 뒤 빈 공간에 흙을 좀 더 올려주었습니다.

 

이렇게 3년 3개월만에 킹벤자민 화분의 흙을 새 흙으로 바꾸는 분갈이 작업이 완료됐습니다.

그리고 킹벤자민 화분은 원래 있던 침대 머리맡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킹벤자민 화분

저는 분갈이 후 물을 바로 주기보다는, 1주일 남짓 지나 물을 주곤 합니다.

특히 원예용 상토를 구성하고 있는 질석과 펄라이트, 코크피트 등이 수분을 잘 머금는터라 분갈이 직후 물을 주지 않는게 좋더군요.

원예용 상토, 분갈이 흙으로 부적합?

저는 지난 몇 년간 분갈이를 할 때 원예용 상토를 이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상토는 배추나 상추와 같은 1년생 작물을 기르기 적합한 흙이라 나무를 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3년전에 화분에 넣었던 원예용 상토의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흙의 감촉도 좋았고, 냄새도 여전히 신선한(?) 흙냄새가 났는데요, 가끔 덧거름과 액비를 준데다 과습하지 않도록 신경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예용 상토

 

흙의 감촉이 좋다는 얘기는, 3년 전 킹벤자민의 첫 분갈이때 화원에서 담아 보낸 흙 상태를 보면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연탄재와 잔돌이 잔뜩 섞인 윤기없는 흙이 스티로폼과 함께 단단하게 뭉쳐 있던 상태였습니다.

화분 스티로폼 쓰레기3년전 첫 분갈이 당시 킹벤자민 화분 상태

원예용 상토가 실제 1년생 작물에 적합한 흙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쓰레기 같은 흙보다는 훨씬 낫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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