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거실 커피나무 화분 베란다로 옮기기. 3년차 커피나무, 천장 걱정을 해야할 때

거실에서 겨울을 보낸 커피나무들

지난 해 늦가을부터 거실에 들여 놓았던 커피나무 화분들, 킹벤지민과 파키라 화분들입니다.

 

특히 숫자가 많은 커피나무 화분들 덕분에 거실 벽에 붙어 있던 소파가 거실 안쪽으로 밀려 올라갔고, 겨우내 좌식 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어두운 겨울밤, 창밖을 막아주는 든든한 녹색 장벽이 생겨 좋지 않느냐고 말하곤 했지만 마눌님은 사람이 눈치를 봐가며 거실을 써야하는 상황에 가끔 볼멘 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어쨌든 추운 겨울, 추위에 약한 커피나무들이 거실 바깥 베란다로 쫒겨나지 않은 것은 천만 다행입니다!

 

2014/10/26 - 커피나무의 세 번째 월동 준비. 거실을 점령한 커피나무, 킹벤자민, 파키라 화분들

커피나무 커피묘목 거실 화분

 

저희 집이 오전부터 낮시간 동안은 볕이 잘 들어오는 방향이긴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햇볕이 부족한 시기인지라, 아침이면 커피나무 화분들을 거실문을 향해 일렬로 배치했다가 마눌님이 퇴근하는 저녁때가 되면 거실 문으로 나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한쪽으로 몰아놓곤 했습니다.

벽의 TV와 직각 방향이 된 소파에 누워 거실을 바라보면,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거실 화분

 

그래도 겨우 내 커피나무에 꽃이 피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쑥쑥 잘 커온 커피나무이긴 하지만, 커피콩에서 싹이 튼지 3년이 채 안되어 꽃이 피다니,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2015/02/16 - 커피나무에 커피꽃이 피다. 커피씨앗 여섯 알이 2년 8개월만에 커피꽃을 피우다

커피꽃 커피나무 커피묘목

 

하얗게 피었던 커피꽃은 며칠 지나지 않아 요렇게 시들고

커피꽃 커피나무 커피묘목

 

커피꽃 잎이 떨어진 자리는 이렇게 동그란 알맹이가 남게 됩니다.

벌도 없고, 문을 꼭 닫아 바람도 불지 않는 겨울철 실내에서 키우는 나무이다보니 커피꽃이 피면 인공수정이라도 해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아라비카종은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자가 수정이 된다고 하더군요.

커피꽃 커피나무 커피묘목

겨울 동안에도 부쩍 자라버린 커피나무 화분들, 베란다로 이동

커피콩을 심던 날 부터 싹이 트고 자라는 과정을 모두 블로그에 담아 왔습니다.

포스팅을 할 때는 단순히 그 당시의 커피나무의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포스팅을 해 왔는데, 3년 쯤 사진들이 모이고 나니 예전 포스팅을 보면 '이럴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커피콩을 불려 심은지 한 달만에 싹이 나고 그 후 6개월만에 맞은 첫 겨울 나기는 이렇게 거대 파키라 화분에 모조리 올려질 정도로 앙증맞은 새싹이었습니다.

2013/01/18 - 나무 느낌이 나는 커피콩, 넓은 화분을 달라는 무언의 요구?

커피콩 커피 새싹 커피묘목

 

두 번째 겨울, 커피나무의 분갈이를 두어차례 하면서 덩치가 부쩍 커진 커피나무들, 이때만해도 커피나무보다는 화분 덩치만 컸던터라, 화분을 한 구석에 몰아 놓아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2013/10/09 - 커피나무의 조금 이른 월동준비, 실내로 들여 놓고 화원놀이 하기

커피나무 커피묘목 거실 화분

 

그리고 지난해 늦가을, 세 번째 월동을 위해 거실로 들여 놓을 때는  이미 커피나무들의 곁가지가 무성하게 자라 화분들을 모아두지 못하고 떨어뜨려 두어야 했습니다.

2014/10/26 - 커피나무의 세 번째 월동 준비. 거실을 점령한 커피나무, 킹벤자민, 파키라 화분들

커피나무 커피묘목 거실 화분

 

이렇게 거실에서 세 번째 겨울을 보내고 3월로 접어들자, 마눌님께서는 이제 커피나무 화분들을 베란다로 내놓자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3월 중순까지만 해도 밤사이 기온이 뚝 떨어져 밖에 내놓기는 불안했고 결국 아침에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저녁때 다시 거실로 들여놓는 적응 훈련(?)을 2주 정도 반복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거실 화분

 

그리고 볕이 제법 따가운 느낌까지 들던 며칠 전 아침, 드디어 커피나무 화분들을 베란다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베란다에 거실용 테이블이 나가 있고 소파의 위치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 뭐랄까, 봄맞이 대청소 같은 분위기입니다 ㅎㅎ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커피나무 곁가지가 거실 문보다 더 넓어져 밖으로 빼내고 자리를 정하는 것도 꽤 큰 일입니다.

커다란 화분 받침에 바퀴를 달지 않았더라면 정말 고된 일이 될 뻔했습니다.

2015/01/31 - 바퀴달린 화분받침대 사용후기. 실내 대형 식물 화분의 필수품, 이동식 화분받침대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덩치 큰 커피나무 화분들을 베란다로 옮기고 배치하느라 사진 찍는 것은 생각치도 않고 있었는데, 마눌님께서 스마트폰으로 뚝딱뚝딱 찍어놨더군요.

볕이 좋은 날 실내에서 밖을 향해 찍다보니 죄다 역광 사진입니다.

하지만 가끔 마눌님이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 제가 생각치 못했던 구성으로 찍어 놓은게 색다른 재미를 주곤 합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뭐, 저라면 커피나무 화분 하나가 베란다를 꽉 막아버린게 더 큰 일이니, 이런 전체 샷을 찍었겠죠.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지난 해 까지는 킹벤자민과 거대 파키라 화분도 베란다로 빼 놨었지만, 올해는 도저히 베란다 공간에 함께 내놓을 수가 없어서 거실 안쪽에 세워 놓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커피나무 화분들이 베란다로 빠져 나가고, 소파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니 거실이 좀 넓어졌습니다.

파키라 킹벤자민 베란다 화분

 

하지만 역시 베란다 넓이 정도는 꽉 채울만큼 자라버린 커피나무 곁가지들 덕분에 걱정입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그리고 지난 해 10월, 월동 준비를 위해 거실에 들여놓았던 커피나무의 키는 135cm 남짓했습니다.

화분 높이가 약 50cm 정도이니 커피나무의 키를 더하면 185cm 정도였는데요, 사실 이 후로 커피나무의 성장 일지 쓰는 것은 중단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2014년 10월, 이때만해도 키를 측정

 

그리고 겨우내 햇볕이 많이 부족했음에도 135cm 남짓하던 커피나무의 키는 150cm 정도로 자랐습니다.

화분 높이까지 더하면 커피나무의 키는 2m 남짓 되는 셈인데요, 이제는 커피나무의 키를 재는 대신 베란다 천장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묘목 베란다 화분

 

그나마 거실보다는 베란다 천장이 좀 더 높으니 다행이다 싶은데요, 이대로 놔두면 올 여름을 지나면서 베란다 천장 높이만큼  자라지 않을까 싶어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올해 봄에는 2년이나 생각만 하고 미뤄두었던 가지치기를 과감히 실행해야 할 듯 싶습니다.

커피콩 커피 새싹 커피묘목커피나무 키 걱정을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던 시절

커피나무는 키와 곁가지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그리고 제멋대로 무성하게 자란 파키라와 킹벤자민의 가지와 잎도 정리를 해야할 텐데, 키와 덩치가 크는 걸 즐기기만 했던 식물의 가지를 과감하게 싹둑싹둑 잘라낼 수 있을지... 또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겠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