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차유리 용접 키트 사용 후기. 잘 스며든 유리접착제와 쨍쨍한 햇볕이 관건

탁~ 소리와 함께 올란도 전면 유리에 돌자국ㅠㅠ

올란도 구입 후 한 달 남짓, 아반떼XD 때는 생전 하지 않던 셀프세차와 왁스칠까지 하면서 애지중지 올란도를 간수하고 있습니다.

 

혹시 옆차에 문콕이라도 당할까, 조금이라도 더 여유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주차장을 두어바퀴 도는 수고도 마다 앉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한 두 번 찍히다 보면 예전 아반떼XD처럼 외관에는 점차 무덤덤해지면서 평정심을 찾게 된다더군요.

 

어쨌든, 아직은 무척이나 애지중지하면서 올란도 길들이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쉐보레 올란도 자동차

 

그렇게 올란도를 애지중지하던 얼마 전, 주문진을 다녀오던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탁!' 하는 짧고 강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면 유리쪽에서 짧게 들려온 탁! 소리, 돌이 튀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확인해보니, 조수석 중간쯤 되는 부분에 7~8mm 남짓 되는 돌 튄 자국이 있었습니다ㅠㅠ

자동차 유리 돌튄 상처

 

조수석 안쪽에서 들여다보니 돌에 맞은 자국이 더욱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아반떼XD를 4년 넘게 몰면서 돌에 맞아 유리가 나간적이 없었는데 애지중지하던, 뽑은지 3주차 되는 올란도 전면 유리에 돌튄자국이라니, 속이 무척 쓰리더군요.

그나마 돌이 튀며 전면 유리가 살짝 패인 정도고 7~8mm 남짓한 작은 자국이란게 다행이었습니다.

자동차 유리 돌튄 상처

올란도 전면 유리 교체 대신, 셀프 유리 용접 키트 구입

쓰린 속을 다잡으면서 유리 접착제를 사서 셀프 유리 용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리 접착제를 검색해보니 유리 용접 키트 형태의 제품과, 일본 쓰리 본드를 유리병에 덜어서 파는 형태의 제품이 있더군요.

두 제품 모두 1만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으로, 저는 유리 용접 키트 형태의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인터넷으로 보던 유리 셀프 용접 키트의 사진은 꽤 허접해보였는데, 제품을 받고 보니 꽤 탄탄하게 밀봉되어 있는 박스가 도착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셀프 유리 용접 키트의 내용물은 1장짜리 설명서, 4개의 플라스틱 다리와 흡반으로 구성된 인젝터(접착제 주입기)와 스포이드에 밀봉된 접착제, 작은 아스테이트지(얇은 비닐) 등이 들어 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나름 빼곡한 유리 접착 키트의 내용물

 

컬러 인쇄물인 제품 설명서는 유리가 파손된 형태에 따라 유리 용접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일단 방사형, 별모양, 황소눈 모양과 같이 좁은 면적의 패인 자국은 인젝터를 유리 앞면에 설치하고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군요.

제 올란도 전면 유리가 나간 모양을 보면, '황소눈 모양'이군요ㅠㅠ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반면, 유리에 길게 금이 간 경우라면 인젝터를 차량 안쪽에 설치한다고 합니다.

인젝터로 금간 부분을 차량 바깥으로 밀어 유리의 금간 부분을 더 넓힌 후 접착제를 사이에 스며들게 하라고 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하지만 유리의 금간 부위에 접착제를 스며들도록 하는 작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하네요.

예전에 아버지의 카니발 차량 앞유리가 길게 금이 가서 같은 제품을 보내드린 적이 있고 안 한 것보다는 나은데, 한계가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올란도 셀프 유리 용접 과정

셀프 유리 용접 키트의 설명서에는 유리 접착제가 자외선을 쏘이면 굳는 성질이니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 작업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마침 제품이 도착한 다음 날 오전, 햇볕이 쨍쨍하여 유리 용접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인젝터의 4방향에 흡착반을 끼웁니다.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

 

인젝터 위쪽의 나사 구멍에 포함된 플라스틱 부품을 끼웁니다.

플라스틱 부품 끝에는 고무가 달려 있네요.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

 

유리의 상처난 주위를 깨끗이 닦고 인젝터의 네 발을 상처난 부위 위쪽에 고정합니다.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상처난 부위에 이물질이나 습기가 있을 경우 깨끗이 제거하라고 되어 있네요.

상처 부위를 깨끗이 닦고 땡볕에 2시간 가량 올란도를 방치했다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

 

셀프 유리 용접 키트 설명서에는 인젝터 끝의 고무가 유리의 상처부위에 정확히 닿도록 설치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땡볕아래에서 고무 위치를 정확히 맞추는게 나름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

 

3번 정도 인젝터의 흡반을 붙였다 떼어냈다 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잡았습니다.

정확하게 위치를 잡았다 싶을 때 플라스틱 부품을 3~4바퀴 돌려 고무를 유리의 상처 부위에 더 밀착시킵니다.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

 

가까이 사진을 찍어보니 고무가 유리의 상처 부위를 압박하고 있는 형태가 됩니다.

셀프 유리용접 인젝터인젝터 끝의 고무를 유리 상처에 맞춘다

 

이제 유리 접착제가 들어 있는 검정색 스포이드 끝을 자르고 인젝터의 구멍에 유리 접착제를 투입했습니다.

처음 검정색 스포이드를 보니 유리접착제가 쥐꼬리만큼 들어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유리 접착제를 인젝터 안에 떨어뜨리고

 

유리 접착제를 6~7방울 가량 넉넉히 투입한 후(설명서에는 3방울 가량 넣으라고 되어 있네요) 인젝터 위쪽에 또 다른 플라스틱 부품, 피스톤을 밀어넣습니다.

이 피스톤은 인젝터 안쪽의 유리 접착제를 주사기로 밀어넣듯, 압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피스톤을 끼워 유리접착제를 상처부위에 주입한다

 

돌에 맞아 허옇게 떠 있던 유리에 접착제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인젝터를 좀 더 돌려 압력을 더 주자 접착제가 유리 상처면을 거의 덮었습니다.

아, 모서리에 살짝 금간 느낌이 있네요.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살짝 금간 부분에 유리 접착제가 스며들지 않을 경우, 라이터로 살짝살짝 데워주면 된다는 설명서의 내용에 따르는 중입니다.

물론 '살짝살짝' 데워주어야 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제품 설명서에는 3~4분 정도 지난 뒤 인젝터를 제거하고 유리 접착제를 조금 흘려주라고 되어 있네요.

저는 좀 더 넉넉하게 10분 정도 후에 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유리접착제를 흘린 위에 아세테이트지를 덮어줍니다.

얇은 비닐의 표면장력(?)으로 접착제가 흐르지 않고 일정한 두께를 유지한 상태에서 햇볕(자외선)을 쬐어 굳히는 방식인 듯 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아세테이트유리접착제가 흐르지 않게 아세테이트지를 내려놓는다

 

플라스틱 스포이드에는 '쥐꼬리만한' 양의 유리 접착제가 들어있었지만, 그래도 상처부위가 작아서인지 속에 유리접착제가 좀 남아 있는 듯 보이더군요.

라이터를 이용해 스포이드 끝을 녹인 뒤 라이터 몸통으로 눌러 밀봉했습니다.

그래선 안되겠지만, 후에 한 번쯤은 더 사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남은 유리접착제는 밀봉

 

올란도 실내에서 본 그림은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유리의 상처면에 접착제가 잘 스며들었고 이제 유리 접착제가 잘 굳기만을 기다립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헛, 그런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드는군요.

뭐 그래도 흐리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괜찮겠지 싶어 이 상태로 1시간 이상을 방치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갑자기 구름낀 날씨로 바뀌어 그런걸 까요, 1시간이 넘어 아세테이트지 아래로 흘러내린 유리 접착제를 손으로 만져봤더니 끈적한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제품 설명서에는 화창한 날 10분 이상 말리면 된다고 하는데, 1시간 이상을 말렸는데도 끈적한 느낌에 찜찜합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자차 처리 알아본 자동차 보험사, 유감

올란도 전면 유리에 돌이 튄 그 날 오전, 핸들이 조수석으로 살짝 쏠리는 증상으로 쉐보레 정비소에 방문했고 얼라인먼트 서비스를 받은 뒤 핸들 쏠림 증상은 잡혔습니다.

쉐보레 정비소에 들어간 김에 올란도 전면 유리 교체 가격을 물어보니 부가세 포함 26만원 남짓이라 하더군요.

 

50만원 이하의 가격이라 보험으로 전면 유리를 교체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26만원을 자차 처리하면 처리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일단 자차 금액의 20%혹은 최소자기부담금 5만원에서 중 큰 금액, 5.2만원을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며, 3년간 무사고 보험료 할인 적용이 중단된단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던 사항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내년 보험료가 2.몇% 인상된다는군요.

 

아니, 물적사고할증금액으로 설정한 50만원을 넘지 않는 금액인데 왜 보험료가 인상되느냐 물었더니, 자차처리할 경우 사고 건수 1건으로 처리되어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합니다.

해마다 수십만원씩 자동차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처음으로 자차라는 것을 써볼까 했더니 역시 이래저래 족쇄를 채워놓았군요.

 

자동차 보험사들, 역시 만만치 않은 곳임에 틀림없습니다.

셀프 유리 용접의 마무리, 칼로 주변의 유리 접착제 제거

마침 셀프 유리 용접을 하던 날은 마눌님의 친구 식구들과 캠핑을 떠나기로 한 날이었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아세테이트지 주위를 넓은 스카치테이프로 밀봉하고 캠핑장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내내 땡볕이 내리쬐었고,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싶어 셀프 유리 용접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캠핑장 맑은날

 

올란도 앞유리에 붙어 있던 스카치테이프와 아세테이트지를 제거한 뒤, 셀프 유리 용접 키트에 들어 있던 도루코 면도날을 꺼내들었습니다.

전면 유리 상처 부위 밖으로 삐져나온 접착제를 긁어냅니다.

제품 설명서에는 칼날을 유리에 90도 세워서 긁으라 하는데, 느낌상 '깎이지 않고 떨어져 나갈 듯'한 느낌이 들어 칼날을 눕혀 깎아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유리접착제 마무리

 

셀프 유리 용접이 완료되었습니다.

전체를 깔끔하게 가리는데는 실패했고, 제일 깊은 상처가 뿌옇게 보입니다.

셀프 유리용접 결과 유리접착제

 

차량 안쪽에서 보면 이정도 느낌입니다.

셀프 유리용접 결과 유리접착제

 

유리용접 하기 전과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돌에 제일 먼저 맞아 깊이 패인 부분은 자국이 남았고, 유리가 떨어져 나간 부분은 그나마 유리접착제가 투명하게 안착되었습니다.

셀프 유리용접 결과 유리접착제

 

올란도 안쪽에서 들여다본 유리 용접 전후 사진입니다.

완벽하게 되지 않은 부분이 아쉽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상처가 많이 감춰진 느낌입니다.

셀프 유리용접 결과 유리접착제

불투명하게 남아 있는 부분은 유리 접착제를 한 번 더 뿌려 손을 보면 될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계속 날이 흐려 추가 작업을 못하고 어중간한 결과물만 보여주게 되었네요.

직접 유리 용접에 도전해보니 저처럼 유리가 패인 자국은 그나마 쉬운 반면, 길게 금간 자국은 DIY보다는 유리 용접 전문 업체의 손을 빌리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유리 용접의 핵심은 '유리 상처 부위에 유리접착제를 잘 스며들게 하는 것, 그리고 쨍쨍한 햇볕'이었습니다.

살다보니 자외선을 애타게 기다리게 되는 날도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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