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모가 급격히 빨라진 HTC 센세이션(Sensation), 간단 점검 방법

HTC 센세이션(Sensation)의 배터리, 과연 배터리만의 문제일까?

2011년 6월에 구입한 HTC 센세이션(Sensation)은 이제 2년의 약정 기간이 거의 끝나고 있습니다.

 

듀얼 코어를 채택한 스마트폰이면서도 출시 당시부터 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제품, 가격대비 성능이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ICS(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데이트 이후에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고, 이후 HTC가 한국에서 갑자기 철수하면서 '가격대 성능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 휴대폰이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하나 띄울 때마다 어김없이 메모리 부족을 뜻하는 초기 화면을 한번씩 보여주곤 하는 HTC 센세이션이지만, 그래도 몇 달 안남은 약정 기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쓰다보니 느린 것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배터리 소모량과 떨어진 Wifi 감도

그런데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100% 충전 상태에서 자고 일어나면 배터리가 30% 정도로 떨어질 정도로 배터리 소모가 심해졌고, Wifi 신호 감도가 급격히 떨어져 신호가 끊기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처음에는 2년에 가까운 사용 기간이 있으니 리튬 이온 배터리의 효율이 떨어져 그런게 아닐까 싶었는데, 얼마전부터 급격히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Wifi 감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도 배터리 소모량과 무관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일단 HTC 센세이션의 배터리 커버를 열었습니다.

센세이션은 배터리 커버에 3G, Wifi, GPS, 블루투스 등 주요 안테나들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원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배터리 커버를 떼어내면 전화 통화, Wifi 등의 사용이 모두 불가능하게 되는, 독특한 제품입니다.

HTC 센세이션의 안테나의 접점을 회복하기 위한 간단한 처치

HTC 센세이션의 안테나 접점은 별도의 지지 장치 없이 금속 단자의 탄력으로 배터리 커버의 안테나와 접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지 장치가 없다보니 휴대폰을 사용하다보면 금속 접점은 밑으로 계속 밀려 내려올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일단 감도가 급격히 떨어진 Wifi 안테나부터 손을 보기로 했습니다.

'손을 본다'고는 하지만 그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 밀려 내려온 안테나 접점을 위로 들어올려 주는 것입니다.

저는 핀셋을 이용했는데, 면봉 등의 부드러운 도구를 이용해도 됩니다. 금속 접점은 어느정도 탄력이 있으므로 살짝 힘을 주어 위로 밀어올리는 것을 반복하면 됩니다.

 

이 정도로 밀어올렸습니다. 어차피 배터리 커버를 덮으면 다시 밑으로 눌리게 되어 있으므로 접점이 반대로 꺾이지 않는 한도에서 최대한 위로 밀어올려주면 됩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안테나 단자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고, 4군데 단자 모두 같은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안테나 접점의 사진을 찍어보니 잘 보이지 않던 이물질들이 잔뜩 보이는군요.

무수 알콜을 묻힌 면봉으로 안테나 접점과 금속 단자들을 깨끗이 닦은 후 배터리 커버를 결합했습니다.

접점 세척 후 확연히 달라진 센세이션의 Wifi/GPS 감도, 배터리 성능

안테나 접점과 맞닿는 금속 단자를 위로 밀어올리는 간단한 작업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먼저 Wifi 신호를 감지하는 Wifi Analyzer를 띄워보았습니다.

왼쪽이 손보기 전, 오른쪽이 손본 후의 화면인데요, 사용중인 무선 공유기(붉은 색)의 신호 세기도 확연히 높아졌을 뿐더러, 수리하기 전에는 거의 잡히지 않던 다른 집 공유기의 신호(그래프 아래쪽)의 수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GPS 신호 감도 문제는 LG 옵티머스 2X 때 지겨울 정도로 겪었던 것이라 HTC 센세이션으로 바꾼 후 가장 먼저 테스트했던 것이 GPS Status를 이용한 GPS 감호 확인 작업이었고, 구입초기 HTC 센세이션의 GPS 감도는 아주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T-MAP 네비게이션을 켜고 달리는 도중 경로를 이탈했다는 메시지를 자주 만나곤 했는데요, GPS 감도 역시 안테나 접점을 위로 밀어올려주는 간단한 작업만으로 예전 같은 생상한 능력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안테나의 감도와 배터리 소모량의 관계?

이렇게 간단한 정비를 통해 HTC 센세이션은 Wifi, GPS 감도를 회복했고, 급격히 높아졌던 배터리 소비량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 듯 합니다.

실제 2년 가까이 써온 배터리가 원인일 수 있겠지만, 제 경우는 배터리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Wifi, GPS 감도와 배터리 소비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Wifi Analyzer를 보면 알겠지만, 정비하기 전 Wifi 감도는 결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무선 공유기와 불과 4~5m 떨어진 곳에서 -80dbm에 가까운 수준이라면 비정상적으로 감도가 낮은 상태였는데요, 이렇게 Wifi 감도가 떨어지니 기계(센세이션)는 Wifi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출력을 높여야 했고, 이로 인해 배터리가 급격히 빨리 방전되는 증상이 일어났던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마치 휴대폰의 안테나가 잘 뜨지 않는 장소에서 배터리 소모량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저와 같은 증상을 겪는 HTC 센세이션 유저라면 간단하게 정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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