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반품 결정 - HTC 다이아몬드 터치 스마트 폰

스마트폰이 공짜폰 되다!!!

엘리베이터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려 박살이 나고, 집사람이 사용하다 집에서 놀고 있던 애니콜 공기계를 임시로 돌려 며칠을 사용했습니다. 애니콜 C280이란 녀석입니다.

 

500만 화소에 블루투스도 지원되고, 슬림하고 단단하게 생긴 녀석입니다.

 

하지만 년식이 좀 된 녀석이라 그런지, 요즘 쓰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더군요.

큼지막한 휴대폰을 좋아하는데, 작은 크기도 아쉽고, 키를 눌렀을 때의 반응 속도도 좀 느린 듯 싶고, 무엇보다 MMS 메시지가 왔을 때 화면 띄우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살짝 짜증이 납니다.

 

아...또 새로운 폰을 지르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보다...싶어 폰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너도 나름 좋은 폰인데ㅠㅠ

 

컴터맨의 최근 폰 전제 조건은 우선, 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을 것! 이었습니다.

폰으로 음악 안듣고, 영화도 잘 안보고, DMB는 가끔 보긴하는데, MP3 플레이어에 DMB가 있으니 폰에는 없어도 그만, 하지만 최근 쓰임새가 부쩍 높아진 네비게이션만은 꼭 필요한 조건이었습니다.

물론, 디자인이 좀 이쁘면 좋고, 기능도 없는것 보다는 있는게 낫겠죠?(뭐야 이거ㅡㅡ;;)

 

아울러, 가격은 공짜폰, 또는 공짜에 가까운 폰이라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조건 중 하나입니다.

폰이라는게 워낙 가격 변동이 심해 제 값 주고 최신폰 사더라도, 곧 가격이 떨어져 버리기 일쑤죠(결국 날로 먹겠다는 심산이군ㅡㅡㅋ)

 

어쨌거나 열심히 찾던 중 적당한 녀석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HTC 터치다이아몬드라는, 스마트 폰입니다.

윈도우 모바일 6.1을 사용하고 있으며 GPS가 내장되어 있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깔아 쓸 수 있으니, 네비 프로그램만 사서 설치하면 바로 네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고(T-Map과 같이 월 사용료 없이 네비게이션 프로그램만 구입하면 무한정 사용할 수 있습니다ㅎㅎ), 여느 스마트폰과 같이 WiFi가 내장되어 무선랜 신호가 들어오는데서는 웹브라우징이나 메일 확인도 가능합니다.

 

가끔, 전에 쓰던 싸이언 디스코 터치폰의 풀브라우징 기능으로 웹페이지를 몇 번 열어본 적이 있지만, 열 때마다 데이터 통화료가 겁나 거의 쓰지 않았는데, WiFi가 지원되면 데이터 통화료 걱정없이 마음껏 밖에서도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야호~

지문이 좀 잘묻는 광택재질이지만, 어쨌든 뽀대는 난다

여기에, 가격까지 너무 착합니다.

신규가입의 경우 가입비 면제에 12월30일에 2만원을 입금까지 해준다는군요.

거기에 요금제 자유, 부가 서비스도 없고, 그냥 2년만 써달라고 합니다. 아...이렇게 고마울데가!

 

한동안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90년대말부터 스마트폰(당시는 PDA폰)을 잡지사 리뷰용으로 잠시, 또는 직접 개통하여 사용해본 경험이 여러차례 있어, 간만에 스마트폰에 적응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 생각되며 제품이나 조건이 맘에 쏙 드는군요.

 

물론 구매전에 사용자들의 제품평을 잠시 검색해 본뒤, 제품에 특별한 문제점이나 결함이 없다는 것 까지 확인하고, 질렀습니다!

스마트 폰은 넘버플러스 서비스 사용 불가

폰을 주문하고 이틀만에 받았습니다.

역시나, 컴터맨이 다뤄봤던 과거의 PDA폰들과는 폼새가 엄청나게 차이나는군요.

얇고 샤프한 몸체속에 기능도 참 많습니다.

 

근처에 있는 휴대폰 대리점에 달려가 기존에 사용하던 번호와 번호를 맞교환(에이징)하고, 돌아와 폰을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합니다.

터치플로 3D라는, UI는 듣던대로 꽤 쓸만한 듯 싶습니다.

WiFi를 통한 웹서핑 역시 생각보다 쾌적하고 쓸만합니다.

생각보다 크기가 작고, [OK] 버튼을 클릭했을 때의 반응이 조금 굼뜨는게 맘에 걸리지만, 그래도 돈까지 받으며 쓸 수 있는 제품이라니~ 매우 훌륭합니다.

멋지다! 터치플로 3D!!!

자, 이제 폰에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설치해 볼까? 생각한 순간, 전화가 걸려옵니다.

 

'컴터맨이죠? 컴터에 문제가 있으니 A/S 좀 와주세요~~~'

A/S 요청 전화로군요 ^________^;;;

'넵~~곧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출장 준비를 하는데, 어라? 뭔가 이상합니다ㅡㅡa

컴터맨은 휴대폰 번호 2개를 사용합니다. 넘버플러스 서비스라는, 월 3500원짜리 서비스를 이용하여 하나의 폰에서 개인용 전화와 업무용 전화를 동시에 사용중입니다.

 

넘버플러스 덕분에 개인용/업무용 전화를 휴대폰 하나로 사용할 수 있으며, 어느 번호로 전화가 온 것인지는 전화 수신시 액정에 걸려온 번호와 함께, 개인용 번호로 걸려온 전화인지, 업무용 번호로 걸려온 전화인지 표시되며, 벨소리도 번호에 따라 구분해 둔 상태였는데요,HTC 다이아몬드에서는 어느 번호로 걸려온 것인지 뜨지 않고, 단지 상대방 전화번호만 표시됩니다.

 

한마디로 업무용 전화인지, 개인용 전화인지 구별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거 왜 이래ㅠㅠ

 

즉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컴터맨과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게시물들이 검색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HTC 다이아몬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 계열 휴대폰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하는군요. 오마이갓 ㅠㅠ

SK 텔레콤의 Tworld에서 넘버플러스 서비스 메뉴를 찬찬히 읽어보니, 그제서야 아래쪽에 적힌 조그만 주의 사항이 눈에 들어옵니다.

Tworld의 넘버플러스 서비스에 적힌 주의 사항

아...모 번호/자 번호 식별이 되지 않는 넘버플러스 서비스는, 이미 넘버플러스가 아닌데...ㅠㅠ

눈물을 머금고 하루만에 반품 결정ㅠㅠ

사용자의 자유도가 높은 스마트폰의 특성상, 이런 문제를 개선할 방법, 혹은 해결책을 내놓은 사용자가 있지 않을까, 찬찬히 더 검색해 보았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더 볼 것이 없습니다.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반품입니다ㅠㅠ

 

이미 번호 맞교환까지 마친 상태인데다, 다소 흔치않은 문제이므로 반품과 관련하여 휴대폰 판매업자와 목소리가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친절하게 반품 절차를 알려주셔서 기기를 받은지 하루만에, 반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선하지 못하는 것인가?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인가??

인터넷을 찬찬히 검색하다보니, 이 문제에 대한 문의하는 게시물이 한두건이 아닙니다.

SKT와 스마트폰 제조사 중 어디의 책임일까요?

 

SK 텔레콤 상담원들은 단말기 제조사의 문제라고 합니다.

제조사들은 통신사의 문제라고 하거나, 그냥 '넘버플러스를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말만 반복 합니다.

삼성모바일닷컴에 올려진 넘버플러스관련질문. 고객지원팀으로 보이는 ID로 올라온 답변이지만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보라'는 얘기뿐이다.

하지만, 현재 판매중인 모든 스마트폰이 같은 상태인 것을 보면, 단순히 단말기 제조사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윈도우 모바일 운영 체제에서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아닐까, 짐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쉽습니다. 예쁘게 꾸며놓은 인터넷의 제품 홍보물에는 '스마트 폰, 이래서 좋다'며 온갖 화려한 기능들을 선전하고 있지만, 작은 글씨라도 이러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제품은 전혀 없습니다.

결국 컴터맨과 같이 넘버플러스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구매해서, 안되는 것을 경험하고, 왜 안되는 것인지 이리저리 알아보며 온갖 삽질을 한 뒤에야, '스마트 폰에서는 넘버플러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 홍보 페이지 구석에라도, 아주 조그맣게라도 주의 사항을 적어주면 이런 삽질은 하지 않았을텐데...ㅠㅠ

 

혹시, 스마트폰에 눈길을 주고 계신다면, 스마트폰에 대해 찬찬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뭐가 '스마트' 하다는 것인지 미리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주변에 스마트 폰 사용자가 있다면, 잠시 빌려서 전화는 어떻게 거는 것인지, 문자는 어떻게 보내는 것인지 직접 다뤄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만약, 간편한 것을 좋아한다면, 스마트 폰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은 자유도가 무척 높은 반면, 사람에 따라서는 '쓸데없이 복잡하기만한' 기계가 될 수 도 있습니다.

 

아울러, 혹시나 여러분이 넘버플러스 서비스를 사용중 이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스마트폰 계열의 제품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과거 몇년동안 해결되지 않은(해결하지 않은) 문제인 만큼, 앞으로 몇년간도 해결될 기미(의지)는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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