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난 짜장, 짬뽕
마눌님과 짧은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짜장면, 짬뽕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간 밖에서 짜장면 짬뽕을 먹은지도 꽤 오래됐고, 처음부터 밖에서 먹자고 정한 것도 아니라 어지간히 찾기 쉬운 종목(?)을 선택했습니다.
종목을 정하자 마자 마눌님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직산에 있는 옛날손짜장 요리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짜장면 집을 찾았고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식당 내부는 넓고 매우 깨끗했으며, 두 테이블씩 붙어 있는 자리는 거리두기 표지판들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다만 평일인데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 때문인지 홀은 꽤 한산했습니다.
저는 매운 짜장이 눈에 들어왔고 마눌님은 굴짬뽕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평소 중국집에 오면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 세트 메뉴를 시키곤 하는데, 여기는 세트메뉴가 일반 짜장/짬뽕으로만 가능하다고 하여, 탕수육을 제외한 일반 메뉴로 시켰습니다.
잠시 후 매운 짜장이 먼저 나왔는데 면과 짜장이 따로 나온 비주얼은, 군산 지린성의 고추짜장이 떠올랐습니다.
2017/01/18 - 군산 지린성 고추짜장, 고추짬뽕. 쌀쌀한 날 땀닦으며 먹었던 맛있는 매운짜장, 짬뽕
그릇에 담겨 있는 짜장을 부으면서 보니 돼지고기와 양파 등 평범한(?) 내용물이 좀 잘게 썰려 있고 소스의 비중이 높아 지린성의 짜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청양고추가 눈에 띄고 붉은 느낌이 나는 게, 화끈하게 매운 맛을 좋아하는 저는 꽤 기대가 되었습니다.
매운 짜장이라는 이름답게, 제법 화끈하게 매운 맛과 달달한 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어 꽤 입맛을 당기는 맛있는 매운 맛이고 굳이 매운 맛의 등급을 매긴다면, 5단계 중 3단계 정도였습니다.
짜장면의 양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금새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메뉴판에 곱배기가 적혀 있지 않아 곱배기 가능 여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성인은 보통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짜장이 맛있게 매운 스타일이라 개인적으로는 남은 짜장에 공기밥을 비벼 먹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눌님의 짬뽕을 뺏어 먹기 위해 추가 공기밥은 시키지 않았습니다.
매운 짜장에 이어 나온 굴짬뽕은, 큼직한 그릇에 내용물이 조금 떠올라 있어 첫 인상은 좀 허전하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내용물을 섞어 올려보니 면과 채소, 굴이 드러나 보입니다.
저는 일단 굴짬뽕 국물부터 떠먹었는데, 후추향이 매우 강하게 느껴집니다.
매운 짜장으로 입이 좀 얼얼한터라, 뜨거운 짬뽕 국물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대신 후추향은 훅 올라오는데 매운 느낌이 진정되고 보니 적당히 시원하고 감칠맛나는 짬뽕 국물입니다.
짬뽕면은 탱글탱글하고 채소도 퍼지지 않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습니다.
다만 계절 메뉴인 굴짬뽕에 굴의 크기와 양이 생각보다 적었고, 내용물에 이거라고 할만한 게 없이 평범한 느낌입니다.
그렇게 오랫만에 짜장면과 짬뽕을 간단히(!) 비우고 일어났습니다.
제법 쌀쌀했던 날씨에 화끈한 매운 짜장과 시원한 굴짬뽕은 괜찮은 선택이었고, 콧잔등에 땀이 살짝 올라올 정도의 열기를 느끼며 나왔습니다.
옛날손짜장 요리왕의 점수를 매긴다면 70점 정도로 짜장 소스와 짬뽕 국물 맛은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재료를 많이 아낀 듯한 느낌에 든든하고 푸짐한 맛이 아쉬웠습니다.
아울러 제가 먹었던 매운 짜장의 면이 불어 나온 것이 결정적으로 아쉽습니다.
손님이 바글바글해 주문이 밀린 것도 배달 시킨 것도 아닌, 홀에서 바로 주문한 면이 불어 나온 점은 매우 아쉬웠는데 반대로 짬뽕면은 탱글한 상태라 무슨 영문인지 좀 의아했습니다.
주변에서 보기 쉽지 않은 청양고추가 화끈한 매운 짜장면 집을 발견했고 짜장 소스나 짬뽕 국물 맛도 괜찮았지만, 내용물의 푸짐함이나 탱글한 면발을 생각하면 '요리왕'이란 이름의 중국집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 2020/11/23 - 피코크 초마짬뽕 밀키트 시식 후기. 생면과 생물 재료로 집에서 끓이는 짬뽕
- 2020/05/25 - 다시 찾은 아산 목화반점의 짬뽕, 탕수육, 짜장면. 그리고 온주아문 및 동헌
- 2019/03/05 - 피코크 홍대초마 짬뽕 시식 후기. 집에서 끓여먹는 꽤 괜찮은 이마트표 짬뽕
- 2019/02/25 - 교동짬뽕 배방역점의 짜장, 짬뽕, 탕수육. 깔끔하고 편하게 먹었던 한 끼
- 2019/01/27 - 천안 유량동 중국집 백향의 탕수육과 삼선볶음밥. 푸짐하나 아쉬웠던 중국음식
- 2017/12/31 - 아산 목화반점의 탕수육, 짜장면과 짬뽕. 맛집이라기엔 평범하지만 깔끔한 중국집
- 2017/01/18 - 군산 지린성 고추짜장, 고추짬뽕. 쌀쌀한 날 땀닦으며 먹었던 맛있는 매운짜장, 짬뽕
- 2016/11/04 - 늦가을 당일치기 군산 여행. 아내의 생일, 복성루,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사진관
- 2013/05/10 - 이포보 오토 캠핑장 근처에서 만난, 매운 짬뽕과 산수유 마을
'캠핑과 여행 > 여행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남쌈김상사 본점의 무한리필 월남쌈. 겉보기와 달랐던, 튼실한 월남쌈 점심식사 (0) | 2021.05.06 |
---|---|
천안 유량동 벽오동 보리밥 전문점. 정갈하고 푸짐했던 보리밥 정식 (2) | 2021.04.21 |
늦가을 아산 은행나무길 산책. 천천히 걷기 좋은 곡교천 산책로와 자전거길 (6) | 2020.11.17 |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산책. 갑자기 짙어진 가을, 가볍게 걷는 시원한 산책길 (2) | 2020.11.04 |
가을에 다시 찾은 발왕산.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발왕산 가을 풍경과 그린피아 콘도 (6) | 2020.10.24 |
- 캠핑과 여행/여행기록
- 2020. 12. 10. 00:52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